2021.04.26  中文·韓國

중국인들의 언어습관에 어떤 변화가?

By 綠竹 여사

  12:50, January 09, 2014

5억6000만 네티즌을 보유한 중국은 몇 년 전부터 연말만 되면 언론매체마다 선별한 ‘올해의 유행어’로 떠들썩하다. 마치 전국민이 참여하는 거대한 언어유희처럼 이들 유행어는 중국인들에게 한 해를 되돌아보게 하면서 회심의 미소와 많은 생각을 선사한다.

지난해 말 한자 관련 중국의 저명한 월간지인 야오원쟈오즈(咬文嚼字)가 2013년 10대 유행어를 선정하면서 중국인들의 언어습관에 생긴 중요한 변화를 총결산했다.

1. 긍정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표현들
10대 유행어 중 ‘중국몽(中國夢, Chinese Dream)’은 단연 1위를 기록했다. 이 말은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거행된 후 시진핑 총서기가 국가박물관에서 주최한 ‘부흥의 길’이란 전시회를 참관하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꿈을 실현하자고 제기한 데서 비롯됐다. 중국몽이란 표현은 탄생과 동시에 언론매체에 의해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전문가들은 중국몽의 기본적 뜻을 ‘국가 부강, 민족 진흥, 국민 행복’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말 자체가 지닌 색다른 이념과 대중친화력으로 말미암아 일반 대중들에게 널리 인정받게 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유행어가 되었다. 아메리칸 드림이 있듯이 중국인들도 이제 마음껏 국가 부흥의 꿈을 꿀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광판(光盤, 빈 그릇)이란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는 ‘빈 그릇 운동’을 가리킨다. 베이징의 한 공익성 민간 조직이 발기한 활동으로 손님들이 식당에서 식사한 후 남은 음식을 포장하여 가져갈 것을 권장하는 것이었다. 이어 중국의 중앙방송인 CCTV에 의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식량 절약을 나로부터’라는 인식이 전국에 널리 확산하였다. 따라서 ‘시디 디스크’와 철자가 똑같은 이 말에 새로운 근검절약의 의미가 부여되면서 기억하기 쉬운 유행어가 된 것이다. 그만큼 자원의 절약, 녹색성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고조된 것을 알 수 있다.

10대 유행어 중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유행어로는 ‘倒逼’와 ‘逆袭’도 있다. ‘따오삐(倒逼)’란 유행어는 ‘반대 방향에서 압력과 조치를 취하여 어떤 일의 진행을 원하는 쪽으로 인도한다’는 뜻으로, 중국의 국영기업이 자금융통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정부가 개입하여 은행의 대출자금이 국영기업에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일컫는 ‘倒逼机制’라는 경제단어에서 비롯됐다. 지금은 사용 범위가 ‘由下而上(아래에서 위로)’, ‘由流溯源(지류에서 원천으로)’ 등으로 넓어졌다. 또한, 다수의 중국 국가 지도자들이 공개 석상에서 이 표현을 자주 사용한 것도 이 말이 범국민적으로 유행하는 데 적지 않은 힘을 실어 주었다. 중국 개혁의 긴박감과 현장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임에 틀림없다.

니시(逆袭)도 ‘따오삐(倒逼)’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가 가능하며 종종 둘의 연관성이 논의되기도 한다. 이 말은 일본어에서 도입된 신조어로 역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반격해 성공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기존 사물이 새로운 사물에 밀린다’ ‘구세대가 신세대에 밀린다’ 등의 경우에도 사용되는 이 말은 개혁과 신성장동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2. 중국인들의 새로운 생활양식, ‘좋아요’ 해주기
‘웨이(微, 마이크로, 작고 가늘고 가볍고 약하다는 뜻을 지님)’자로 시작되는 SNS 도구인 ‘웨이보(微博, 미니블로그, 중국판 트위터)’와 ‘웨이신(微信, 카톡과 비슷한 중국인의 실시간 채팅 도구)’은 수억 명에 달하는 네티즌의 생활양식을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정에서든 직장에서든, 식사 중이든 운전 중이든, 가족, 친구, 동료, 애인 등 상관없이 거의 스마트폰을 가진 모든 중국인이 타인의 최신 모멘트에 ‘좋아요’ 를 해주고 있다. 덕분에 경추와 시력, 심지어 가정의 화목에 문제가 생긴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오죽하면 2013년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중국인들의 신체 부위가 엄지손가락이라고 표현했겠는가?

지난해 10월 ‘웨이신’의 사용자가 6억 명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웨이신에서 ‘덴짠(点赞)’, 즉 ‘좋아요’를 해주는 것은 이미 중국인들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아울러 ‘点赞’은 상대방에게 긍정, 사랑, 칭찬 해주는 뜻으로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인간관계가 더 가까워졌는지, 아니면 더 멀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따V(大V)라는 말이다. 이는 미니블로그에서 활약하면서 50만명 이상의 팬을 이끌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다. 지식인, 엘리트, 오피니언리더를 자칭하면서 왕성한 글쓰기 활동을 하는 이들 중 그럴듯한 말로 대중을 현혹하는 ‘짝퉁’도 적지 않은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다.

3. 역동적 시대를 살아가는 전형적 인간상
중국은 사상 유례없는 격변기에 처해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에게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독특함이 배어 있다. 특히 대중의 시선에 예고 없이 들어오고 깊은 인상을 남기던 몇 부류의 사람들을 언급할 만하다.

뉘한즈(女汉子)는 남자 같은 성격을 가진 여자를 지칭하는 말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남자와 똑같이 고군분투해야 하는 현대여성의 왜곡된 여성성을 풍자한다. 투하오(土豪)는 원래 ‘악덕지주’라는 뜻으로 쓰였는데 지금은 돈을 펑펑 쓰며 사치를 일삼는 졸부를 지칭한다. 하지만 돈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는 현대사회에서 투하오란 말을 사용할 때 그 사람에 대한 일반 대중의 부러움도 느껴질 수 있다. 치파(奇葩)는 원래 진기하고 아름다운 꽃을 뜻하지만, 인터넷 용어로는 어떤 사람, 사건 또는 사물이 기이하고 개성이 있어 인간 세상에서는 아주 드물다는 것을 가리킨다.

야오원쟈오즈에 따르면 이들 유행어는 유행의 정도, 합법성, 문명성, 혁신성 등을 기준으로 선별했다고 한다. 한편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스모그(烟雾)가 10대 유행어에서 제외된 것은 스모그가 전문용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Web editor: 孙伟东, 趙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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