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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을 통해서 터득한 세 종류의 여행 방식 (2)

By 송덕호 두산그룹 자문역

10:59, August 09, 2012

다음의 여행은 ‘선의 여행’이다. 선의 여행을 하려면 시간에 대한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즉 보고 싶은 곳들을 다 보고 충분히 체험하기 위해서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해외 여행은 귀국하는 비행편을 미리 정해 놓고 나가기 때문에 시간을 조절하지는 못하고, 방문 대상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이러한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선의 여행은 점의 여행보다 훨씬 여유롭다. 목적지가 있긴 하지만 빨리 가는 것에 구애 받지 않게 되면서 이동하는 과정마저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작년 친구와 심양 장춘 여행을 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중국 여행을 많이 해 보지 않았고 중국어도 한 마디 못하였기 때문에 내가 가이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심양에 지인이 있었지만 여행자 자신의 여권이 있어야 기차표를 살수가 있다 보니 예매를 하지를 못했다. 할 수 없이 같이 여행하는 친구와 심양역에 나가 두어 시간 줄을 서서 장춘 왕복 기차표를 구매하였다. 복잡한 역에서 세치기 하는 사람들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지루하고 즐겁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국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는 즐겁고 유익한 중국 여행 기회를 준 데 대해 여러 번 고마움을 표하면서 여행담을 얘기할 때마다 그 두 시간 동안 표 사느라 기다렸던 시간, 대합실에서 기차 기다리던 시간, 그 경험들을 가장 자주 언급한다. 무척 인상 깊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비록 효율은 떨어질지 몰라도 여행지에서의 하나 하나의 상황 그 자체를 여행 테마로 생각하고 나름대로 느끼고 즐긴다면 선의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름 붙인 ‘면의 여행’은 어떤 여행일까? 이 역시 효율을 생각하지 않는 여행이다. 그리고 선의 여행과 다른 점은 목적지에 대한 집착을 하지 않는 데 있다. 그리고 여행의 목적을 외면적인 곳에 두지 않고, 내면적인 곳에 두는 데 있다 할 것이다. 선의 여행은 유연하게 조정한다 해도 처음 정한 목적지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면의 여행의 단계로 넘어가면 출발할 때 목적지 계획이 있긴 하지만 그 계획은 현지에 가서 새로운 정보, 새로운 만남, 새로운 느낌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된다. 궤도를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 어디든지 핸들을 조정하여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여행이 면의 여행이다. 여행을 다니게 되면서 점차 면의 여행 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다. 특히 혼자서 여행을 하게 되면 완벽한 면의 여행을 하게 된다. 함께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아무래도 자유로운 목적지 변경은 쉽지 않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 되어야 면의 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여행을 왜 하는 것일까?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겉으로 드러난 행태만으로 답할 수 없다. 우리 마음 깊숙한 곳의 어떤 힘에 따라 행태는 영향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냥 간단히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말한다면, 유명한 명소, 자연을 가 보기 위해서라고 말해도 무방하겠다. 그런데 유명한 관광지는 사진도 많이 있고, 비디오 프로그램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직접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이 거짓일까 봐? 말이 안 되는 얘기. 명소에서 내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찍기 위해서? 우리의 행태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데 그것이 목적이라고 말하기는 썩 내키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을 전개해 가다가, 이제는 생각을 이렇게 정리했다. 내가 모르는, 내가 상상치 못했던 어떤 것을 만나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내가 모르는 것을 만나러 가는데 구체적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 발생한다. 그래도 계획은 세우는데 여기서 계획은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만나기 위한 미끼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길을 가면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거나 부닥친 장면들(유명한 곳이고 아니고는 중요치 않다)을 유심히 본다. 그 사람의 말에서 혹은 어떤 장면에서 어떤 느낌이 떠 오르면 그 느낌에 집중을 하고 생각을 파고들어 간다. 특별히 무엇을 하려고 그리고 생각하려고 의도하지 않으면 온갖 생각들이 내 머리를 지나간다. 그냥 그대로 두고, 마음이 특별히 가는 생각이 있으면 그 생각을 따라간다. 그러다 보면 서울에서의 내 상황이 새로운 각도에서 보이고, 현안 문제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떠오르게 된다. 새로운 개념이 떠오르고, 예전에 들었던 어떤 표현들이 새로이 이해되고, 그 과정에서 한없는 희열이 느껴진다. 이 모든 것들이 ‘면의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인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 여행은 계속할 것이다. 다음 여행지를 어디로 할 것인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또 떠나서 어딘가에서 또 어떤 생각들을 붙잡고 즐기고 있을 것이다. 중국이 큰 나라인 것이 너무나 좋다. 떠나서 헤맬 곳, 새로운 느낌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그 만큼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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