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인민일보] |
[인민망 한국어판 3월 10일] 음력 24절기는 고대 중국인이 일 년 중 절기와 기후 변화, 물후(物候) 등의 규칙을 인식해 형성한 완전한 지식 체계이다. 현재 기후와 관련된 농업 과학지식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4절기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24절기는 농민이 중시하는 ‘농사 달력’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위 규칙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대 역법에서는 5일을 1후(一侯)로 하고, 3후(三侯)를 1기(一氣)로 하여 24절기를 칠십이후(七十二候)로 나누었다. 각 후(侯)마다 동물, 식물, 조류, 날씨 등 계절 변화에 따른 주기적 자연현상이 있는데 이런 현상을 ‘물후’라고 부른다. 절기상 우수에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봄소식을 알리고, 1후에 수달이 물고기를 많이 잡아 제물처럼 늘어놓고, 2후에 기러기가 날아오고, 3후에 초목의 싹이 트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24절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에는 많은 요인이 있다. 춘추전국(春秋戰國) 시대에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학술 논쟁을 펼치면서 각종 사상이 서로 영향을 끼쳤다. 농가(農家)는 이들 중 중요한 유파 중 하나이다. 제자들이 학술적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독특한 천인합일(天人合一) 사상이 형성되었다. 당시의 노·장(老莊: 노자와 장자) 철학이 깊은 영향을 끼쳤다. 노자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을, 장자는 자연을 숭상할 것을 강조하면서 천지가 나와 함께 공생하고 만물과 나는 하나라는 정신적 경지를 제창했다. 이는 자연적으로 훗날 농가 학파에 영향을 끼쳤다. 농가를 대표하는 ‘여씨춘추’(呂氏春秋) 중 ‘상농’(上農), ‘임지’(任地), ‘변토’(辨土), ‘심시’(審時) 등 4편에 구현된 농가 사상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강조하는 노장사상이 직접적으로 구현돼 있다. 이 중 ‘심시’ 편은 하늘∙땅∙인간 삼자 간에 긴밀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농업 생산 과정과 확정 원칙을 해석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농사 절기를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24절기를 포함한 농사 기술 체계가 생겨났다.
진한(秦漢: 진대와 한대) 시기의 군현(郡縣)제도는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억제하는 사상의 탄생을 촉진하고 24절기가 생겨나는 데 정책 분야의 지원을 제공했다. 진한 시기에 농업은 국가 전체의 경제 주체였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 것은 재배였고, 사육이나 상업 등은 장려하지 않았다. 진나라 법률 중 밭갈이소는 특별한 보호를 받았는데 마음대로 도살할 경우 사형에 처해졌다. 농업을 중시하는 사상 전통이 없었더라면 24절기도 중화민족의 생산∙생활 각 분야에 이처럼 깊이 파고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24절기는 발달한 농경 문명, 선진적인 농학 사상, 유구한 농업 중시 전통,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 이념 등 여러 가지 요인의 상호 작용으로 생겨났다.
[사진 출처: 영상 캡처]
24절기는 농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풀을 베고, 수확하는 시기는 모두 절기 규칙을 따라야 한다. 겨울밀의 주산지인 산시(山西) 남부 지역에는 ‘밀은 사계절 중 봄에 주로 자라다’, ‘입춘(立春)날 아직 추워도 보리밭에 물을 대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소만(小滿)에는 깨를 심고, 망종(芒種)에는 조를 심는다’ 등의 절기 속담이 있다. 사계절 특징이 뚜렷하지 않은 지역에도 농업 생산에 참고할 수 있는 농업 속담이 있는데 동북 지역의 ‘망종이 지나면 억지로 심어서는 안 된다’, 안후이(安徽)의 ‘청명(淸明)에 씨를 뿌리고 곡우(穀雨)에 모내기를 한다’, 푸젠(福建)의 ‘경칩(驚蟄)에 쟁기질을 하면 춘분(春分)에 땅의 기가 통한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현대 중국 농업에는 화학비료, 농약과 기계 등 많은 산업화 요소가 추가되었다. 화학비료와 농약은 농업에 기여도 했지만 경작지의 질을 떨어트리고 흑토층을 얇아지게 만드는 것을 비롯해 토양 산성화, 강물의 수질 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학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는 동시에 24절기의 배후에 포함된 이념을 계승해 전통적인 농경 지혜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계절과 토지에 맞게 적절한 대책을 취하고 재배와 사육을 결합하고 순환적으로 이용하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문명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농업 현대화 실현에 있어서 심사숙고해야 하는 부분이다.
24절기의 사상과 이념은 ‘천시’(天時)와 ‘지리’(地利), ‘인화’(人和)를 추구하는 것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역대 문인묵객(文人墨客)은 각종 형식을 사용해 절기에 내포된 의미를 풍부하게 하면서 초목(草木)∙어충(魚蟲), 천지 만물을 절기의 틀에 담아 오늘의 우리가 천지와 감응할 수 있는 시적 낭만을 가지도록 했다. 이것이 어쩌면 24절기가 영원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이유일 수 있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일보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美玉, 吴三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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