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黎)족 전통명절, 싼웨싼(三月三)

[인민망 한국어판 6월 18일]음력 3월 사흗날은 일년에 한번 있는 여족(黎族)의 성대한 날이다. 행사 장소는 일반적으로 널찍한 고무나무 숲에 만든다. ‘싼웨싼’은 현지인들이 배우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절호의 명절이라 ‘아이칭제(애정절, 愛情節)’ 라고도 불린다.

아주 오래 전 창화(昌化) 강변에 모여 살던 여족 백성들은 한 차례 큰 수재를 당했다. 그 때 한 쌍의 연인만 큰 박을 타고 위기에서 살아 남아 옌워링(燕窝嶺)까지 표류했다. 3월 사흗날 물이 빠지자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후, 남자는 밭을 갈고 여자는 베를 짜고 자녀를 낳아 서로서로 의지하며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다 차차 여족이 번성하게 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그들을 선조로 받들어3월 3일이 되면 기념행사를 가진다.

명절날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화려하게 차려 입고 가오뎬(餻點, 과자의 일종), 쭝쯔(粽子)를 들고 젊은이들은 물고기를 잡고 아가씨들은 그 물고기를 구워 마조신(天妃)과 관음화석이 있는 바위굴 입구에 그들이 마련한 제수용품을 바친다. 제사가 끝나면 젊은이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장소로 와서 활 쏘기, 장대타기, 씨름, 줄다리기, 그네뛰기 등을 한다.

어둠이 깔리면 해안가에 핀 모닥불 주위로 젊은이들이 옹기종기 모여든다. 젊은 남자들이 펼친 꽃 우산과 아가씨들의 은 장신구 및 조가비 장신구가 불 빛 아래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감미로운 사랑노래가 들려오고 춤을 추기 시작하면 서정적인 분위기가 드리워지며 축제는 점점 흥을 더해 간다. 커플들이 하나 둘 살그머니 모닥불 곁을 떠날 때, 젊은이들은 아가씨들의 귀에 귀걸이를 걸어주고 사슴 뼈로 만든 빗을 그녀들의 머리에 꽂아 주며 아가씨들은 정성스레 손수 짠 7색 허리띠를 사랑하는 남자의 허리에 매 준다. 서로가 진실한 맹세를 하며 다음해 3월 3일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싼웨싼은 그 내력과 주요 행사 내용이 혼인과 관련 있기 때문에 아이칭제(愛情節, 애정절)이라고도 부른다.(번역 감수: 김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