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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08월24일 

170원짜리 ‘항암 주방’서 풍겨오는 인생의 맛

19:00, August 21, 2020

[인민망 한국어판 8월 21일] 매일 점심, 장시(江西)성종양병원과 벽 하나를 사이에 둔 골목 노천 주방에는 늘 음식 볶는 사람들로 붐빈다.

야채 써는 소리, 볶는 소리,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치솟는 기름 연기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람들은 이 주방을 ‘항암 주방’이라고 부르는데 요리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종양병원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다. 장시성 각지에서 온 그들은 더 좋은 치료를 받기 위해 현에서 성도 난창(南昌)으로 병원을 옮기거나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 다시 장시로 돌아왔다. 서로 알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함께 헤쳐 나간다.

‘항암 주방’을 만든 사람은 예순의 완좌청(萬佐成)과 슝겅샹(熊庚香) 부부이다. 부부는 2003년에 이곳에서 자리를 깔고 유탸오(油條)를 튀겼다. 하루는 한 부부가 환자인 아이를 데리고 와 슝겅샹에게 아침을 팔고 나서 주방을 좀 빌려 쓸 수 없냐며 아이가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싶어 한다고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열 살 남짓의 아이였는데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슝겅샹은 두말없이 허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양병원 근처에 요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처음에는 매일 십여 명의 사람이 주방을 빌려 야채를 볶더니 나중에는 백 명이 넘었다. 자주 와서 요리를 볶는 사람들은 미안해하며 돈을 내려고 했다. 부부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하게 하고 기본적인 물세와 가스비를 해결하기 위해 요리 한 번 할 때마다 0.5위안(약 86원)씩 받았고 2016년에는 1위안으로 올랐다.

17년 동안 그들은 무료로 취사도구와 조미료를 제공해 주었으며 매년 1만 명이 이곳에서 요리를 했다. 골목에 들어서면 30여 개의 화로가 양쪽에 늘어서 있고 깨끗하게 씻은 냄비 20여 개가 한쪽에 늘어서 있다. 이곳 주방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부부는 매일 100여 개의 구공탄과 20위안의 물세를 쓴다.

매일 새벽 4시가 되면 완좌청은 정각에 일어나 불을 지핀다. 주방이 준비를 마칠 때쯤이면 아침 9시다. 짧은 휴식이 끝나면 환자 가족들이 차례대로 야채를 들고 와 요리를 한다.

26살의 사오후이후이(邵慧慧)는 주방 근처에 방을 빌려 매일 일찍 주방에 간다.

“병원에 식당이 있지만 직접 만든 것보다 비싸고 아버지가 잘 드시지 않는다.” 후이후이와 어머니는 폐암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매일 다양한 요리를 만들었다.

광저우(廣州) 공장에서 일하던 후이후이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장시로 돌아왔다. “아버지는 우리 집안의 기둥이었는데 지금은 하늘이 무너진 것 같다. 우리 자매는 아무리 어려워도 아버지의 병을 치료하기로 서로 상의했다.”

쩌우(鄒) 씨는 지난 20년 동안 매일 아내가 만든 요리를 먹었다. 2년 전 아내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고 반복된 치료와 병세의 악화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아내가 난창에서 치료를 시작하면서 쩌우 씨는 ‘항암 주방’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처음에는 요리를 할 줄 몰랐지만 완좌청 부부와 환자 가족들의 도움으로 2년이 지난 후에는 이 주방의 신급이 되어 새로 온 환자 가족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한다.

“암세포가 전이되면서 아내는 지금 나와 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쩌우 씨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매일 오전 주방에서 하루 먹을 것을 모두 만든다고 말했다. “아내가 매일 잘 먹었으면 좋겠다. 잘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져야 병세도 호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토마토 계란 볶음, 야채 볶음, 생선 조림, 족발탕…. ‘항암 주방’의 모든 요리는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평범하지 않다. 산해진미는 아닐지라도 부모의 사랑, 자녀의 효심, 부부의 정이 녹아 있으며 평범하지 않은 일을 겪고 있는 가정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완좌청은 “어떤 병은 치료하기 어렵다. 하지만 환자가 잘 먹으면 가족들의 마음이 편해진다”라고 말했다.

완좌청 부부는 요리하러 왔던 환자들 가족의 이름을 기억하기는 어려웠지만 가족들은 그들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많은 환자 가족이 떠날 때 벽에 전화번호를 남기며 부부가 나중에 찾아와 주기를 바랐다. 기름 연기로 노랗게 변한 한쪽 벽에는 전화번호가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2019년 하반기에 부부는 십여 년 동안 경영하던 유탸오집을 닫았지만 ‘항암 주방’은 닫지 않았고 손자 손녀를 보러 자녀들 곁으로 돌아가지도 않았다. 완좌청은 “항암 치료에 시달리는 가정들에 비하면 우리와 아이들은 행복하다.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2018년 2월 완좌청과 슝겅샹 부부 ‘중국호인방(中國好人榜)’에 올랐다.

현지 정부는 이미 주방을 리모델링 해주고 월세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우리는 이 주방을 계속 운영할 수 있기를 바란다.” 후이후이는 이 주방이 낡기는 했지만 이런 곳이 있어야 집이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17년 동안 부부는 수만 명의 암 환자 가족이 생이별을 겪는 것을 보았지만 그들은 줄곧 병마와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했다. 슝겅샹은 “아무리 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밥은 배불리 먹어야 한다!”면서 밥을 잘 먹어야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번역: 하정미)

원문 출처: 신화사(新華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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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editor: 李正, 吴三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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