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9월 22일] ‘200000, 미국의 실패(an american failure).’
‘9·11 테러 사건’ 발생 19년 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표지 배경을 다시 검은색으로 장식했다. 표지에는 2월 29일 미국에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출간을 앞둔 9월 8일까지 193일 동안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미국의 일일 사망자 수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현재 이 숫자는 20만에 육박했다.
1월 20일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8개월이 지났다. 이 기간 감염자는 1명에서 680여 만 명, 사망자 수는 10만을 훌쩍 넘기고 20만 문턱에 근접했다. 미국 언론은 이를 ‘한 국가의 실패’로 귀결했다. 각기 다른 계층과 정당의 리더십 실패는 과학자와 전문가에 대한 전체적인 불신임으로 문화 속에서의 개인주의 및 ‘우리의 생명관’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8개월여 동안 이 판단이 실증되었다.
코로나19 초기 미국 정치인들은 “독감과 다름없다”고 떠벌렸다. 검사와 밀접 접촉자 추적이 부족했다. 각 주는 조속한 개방 재개를 촉구했다. 과학자들의 목소리는 묵살당했다. 일부 의원들과 회사 고위 관리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조만간 닥칠 재난을 막기 위해서가 아닌 그 속에서 어부지리를 얻기 위함이었다. “이는 치명적이다.” 미국 유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Bob Woodward)는 자신의 신작 ‘분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에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오기 수주 전에 이미 바이러스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이 백악관 주인은 공개장소에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은폐했다고 공개했다.
리더십 부재로 야기된 혼란으로 인해 미국의 방역은 방향을 상실했다. 미국 시사잡지 아틀랜틱(The Atlantic) 특약 기고자 조지 파커(George Packer)는 끝이 보이지 않았던 3월의 매일 아침 미국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이 실패한 나라의 국민임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국가 계획이 없고, 일관된 지시가 아예 없는 바람에 가정, 학교, 사무실 모두 스스로 자멸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어 폐쇄해야 할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보호해야 할지를 막막함 속에서 자신이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진단 시제, 마스크, 방호복, 호흡기 등 의료 물자가 부족했다. 각주 주지사들은 백악관에 간청했지만 백악관은 우물쭈물하면서 도리어 민간기업에 행동을 촉구했다. 회사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각 주와 시는 가격전의 사냥감으로 전락했다. 일반 시민들은 오로지 물자가 부족한 의료진과 환자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재봉틀을 꺼냈다. 유엔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에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했다. 극도의 혼란 속에서 이 나라는 거지로 전락했다.
역사는 현실의 황당함을 기록하겠지만 현실의 황당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집단면역’을 언급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자신이 조작한 ‘신냉전’에서 깊이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 AP가 9월 20일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지지율은 39%였다. 8개월간 백악관의 코로나19 처리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이는 대내적으로는 소극적인 방역이고, 대외적으로는 적극적인 ‘책임 전가’이다. 바뀐 것은 사망자 명단에서 끊임없이 증가하는 숫자다.
하지만 그것은 숫자가 아닌 한때 살아 있었던 생명이다. 그들은 응당 받아야 할 보호를 받지 못한 노인, 인생을 아직 시작해 보지도 못한 어린이, 미래에 대해 자신감으로 차 있었던 젊은이들… 더 많았던 건 ‘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품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및 다른 소수민족 출신이었다.
생명이 사라지면 꿈은 어디다 두어야 하나?
사람의 목숨은 가장 소중한 것이다. 생명권과 건강권은 최우선 순위의 인권이다. 20만 명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으로 ‘생명을 무시’하는 미국 집권자들을 각성시킬 수 있을까?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