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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08월20일 

코로나19로 인한 세 남자의 뜻밖의 ‘동거’, 어색함에서 친구가 되기까지

15:06, August 20, 2021
인테리어 기사 뤄 씨(왼쪽, 가운데)와 황 씨(오른쪽)
인테리어 기사 뤄 씨(왼쪽, 가운데)와 황 씨(오른쪽)

[인민망 한국어판 8월 20일] 최근 청두(成都)에서 ‘삼남방’(三男幇)이라는 그룹이 ‘데뷔’했다. 평균 나이는 30세로 브라운관의 아이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이 평범한 청년이라는 것이다.

청두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황(黃) 씨는 뤄(羅) 씨 등 2명의 인테리어 기사와 함께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11일째 함께 살고 있다. 11일 동안 세 청년은 함께 집안일을 하고, 게임 하고, 공포 영화도 보며 모르는 사이에서 친구가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상으로 제작되어 온라인에 소개되며 많은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예상 밖 ‘동거’

‘아이스 브레이킹’의 계기는 육아 이야기

황 씨는 일찍이 한 인테리어 업체와 7월 22일 히터를 설치하기로 계약했다. 인테리어 공사로 인해 황 씨는 생후 3개월 된 아기와 부인을 야안(雅安)의 고향으로 잠시 돌려보냈는데 예상치 못하게 황 씨는 7월 28일까지 인테리어 업체를 기다리게 되었다.

설치 당일 아침에 일어난 황 씨는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단지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통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테리어 기사에게 다른 날 다시 오라고 연락을 했으나, 두 명의 기사는 이미 황 씨 아파트 1층에 도착해 있었다. 

통제된 아파트 단지에서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황 씨는 당일 저녁 침실을 정리해 두 명의 기사에게 제공했다. “낯선 사람 두 명과 10일을 넘게 같이 살게 될 줄 몰랐다. 마음의 준비를 미처 하지 못했다.” 황 씨는 말했다. 황 씨도 두 명의 기사도 처음엔 어색했다. 황 씨가 일부러 준비한 과일도 먹지 않았고, 남자 셋은 어색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주제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집에 있을 땐 재택근무를 한다. 기사 둘은 모바일 게임을 하기 때문에 우리 간의 소통은 거의 없었다. 그 둘은 저녁 9시만 되면 일찍 잠이 들었다.” 황 씨는 말했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깬 것은 한 통의 전화였다.

‘동거’ 2일 차, 황 씨는 인테리어 기사가 아내와 통화하는 것을 듣고, 기사에게 자신의 아이보다 3일 늦게 태어난 쌍둥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빠라는 공통점이 생긴 두 사람은 육아 경험을 나누기 시작했다.

나머지 한 명의 기사까지 세 사람을 급속도로 친하게 만든 건 바로 공포 영화였다.

“사람들이 공포 영화를 보며 놀랄 때 본능적인 모습이 나오기 마련이다.” 황 씨는 웃으며 말했다. 세 사람은 모두 공포 영화를 즐겨보지 않았다. 당시 한 사람이 영화 속 장면을 보고 놀라면, 다른 두 사람은 “어떻게 그런 장면에서 놀랄 수 있냐”며 농담으로 놀리곤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의 어색함은 차차 사라졌다.

🌞생각지 못했던 업무

동네 주민들이 기사의 일을 찾아 나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폭염보다 뜨거운 게 사람 마음이다.” 황 씨는 말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두 기사의 이야기를 알고 매일 식사 시간이 되면 기사들의 식사 여부를 확인했다. 어떤 주민은 격리로 인해 기사의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봐 직접 그들의 일거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거울 설치, 그림 설치 또 어떤 날은 정수기와 온수기를 설치하는 일도 있다. “주민들은 기사에게 수고비를 주려고 했지만, 그 둘은 받지 않았다. 그러자 주민들은 간식, 아이스크림, 맥주, 과일 등을 가져다주기 시작했다.”

10여 일이 지난 후 세 명의 남자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처음에 저녁 9시면 잠들던 두 기사가 지금은 1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드는 것이었다.

함께 게임하고 영화 보는 것 외에 세 사람은 함께 장을 보고 요리했다. “다들 음식 솜씨가 좋다. 각자 잘하는 요리가 하나씩 있다.” 황 씨는 매 끼니를 사진으로 남겼다. “나중에 다시 보면 좋을 것 같다.”

🌞뜻밖의 인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

“예전에는 주민끼리 소통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웃들과 오가며 지내다 보니 더 가까워졌다. 이 역시 청두 사람들의 낙관적인 모습이다.” 황 씨는 말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후, 일부 매체에서 황 씨와 인터뷰를 했고, 친구들도 웨이보 검색어에 오른 사진을 캡쳐해 황 씨에게 보냈다. 황 씨는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며 의아해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의 삶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8일 오전, 황 씨는 여전히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준비했다. 회사 업무를 처리하고 두 명의 친구와 함께 푸짐한 점심 식사를 할 예정이었다.

세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격리가 끝나고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점은 이 특별한 경험이 황 씨의 ‘인생 일기’에 잊지 못할 한 획을 그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또 다른 두 명의 남자 이름도 있을 것이다. (번역: 오은주)

원문 출처: 성도상보(成都商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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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editor: 汪璨, 王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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