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중국 남부 윈난(雲南)성 창위안(滄源)에서 온
소수민족 와족(佤族) 출신 소년 왕파(王發)가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가 광저우에서 열린
2022년 ASICS 청소년 테니스 투어 U14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현장에 있던 한 동향인은
와족 특산물인 대나무로 엮어 만든 광주리를 그에게 선물했다.
사진사의 권유로 라켓을 광주리에 넣고
찍은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왕파는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했는데
경기장에서 광주리를 메고 있으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여전히 광주리를 메고 있지만 인생이 달라졌다.
테니스 코트에서 광주리는 신박하다.
테니스는 인생의 발자취도 바꿨다.
14살의 와족 소년은 윈난성 린창(臨滄)시 창위안와족자치현 출신이다.
그는 현지에서 테니스를 가장 먼저 접한 소년이다.
왕파는 2016년 윈난예샹(野象)테니스클럽에 뽑혔다.
코치는 당시를 회상하며 “유망주여서 키우지 않으면 아까웠다”고 말했다.
테니스 훈련은 고되다.
매일 7000번 이상 스윙을 연습하고
오후에 2시간 연속 트레이닝을 하고
저녁에는 교양수업을 들어야 한다.
아이들은 사리 분별력이 있어
근검절약하는 생활을 실천한다.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야 새것으로 바꾸고,
테니스 공에 보풀이 생겨도 버리지 않고 계속 쓴다.
이런 정신이 있기에 아이들은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왕파는 테니스를 치는 모든 기회를 소중히 여긴다.
그가 테니스 치는 걸 처음 본 사람은
그의 고함소리에 깜짝 놀란다.
까무잡잡한 피부,
과장된 표정,
넘치는 투지...
테니스 때문에
산에서 처음 나왔고
테니스 세계 1위를 처음 보았고
자신도 처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테니스 때문에
소심하고 내성적인 소년에서
자신감 넘치고 활발한 소년으로 변했고,
이발을 싫어하는 습관까지 바꿨다.
왕파의 우상은 스위스 스타 로저 페더러이다.
경기장에서 페더러처럼 스매시를 날릴 수 있다면
오래오래 신날 것이다.
테니스는 왕파의 인생을 바꾸고 있다.
그에게 세계를 인식하는 문도 열어주었다.
하지만 자신을 일약 유명인으로 만든 광주리 사진에 대해
소년은 무덤덤해 보였다.
코치의 설명에 따르면 왕파는 매주 1시간만 휴대폰을 보는데
사진은 일요일에 올라왔기 때문에
왕파는 자신이 유명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코치가 알려준 뒤에도 왕파의 머릿속은
온통 테니스 생각뿐이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최근 왕파는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제 그에게는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이 하나 생겼다.
인생은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이는 스포츠의 의미이기도 하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자료 및 사진 출처: 신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