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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07월19일 

집집마다 방문해 ‘문진 지도’ 그린 55년 경력의 시골 의사

14:59, July 19, 2024
리신성 씨(오른쪽 첫 번째)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리신성 씨(오른쪽 첫 번째)가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인민망 한국어판 7월 19일] 리신성(李信生) 씨는 1948년 장시(江西)성 광펑(廣丰)에서 태어났다. 1969년 광펑 샤펑(霞峰)진 츠탕(赤塘)촌 의무실에 들어가 농촌 보건업무에 종사했다. 2014년부터 가정주치의로 활동하며 츠탕촌 관할 3개 마을의 주민 4000여 명의 건강 관리를 도맡고 있다. 올해 76세인 리 씨는 광펑구 샤펑진 츠탕촌에서 한평생 시골 의사로 일했으며, ‘2021년 중국 가정 건강 수호자’, 2022년 3분기 ‘장시성 좋은 사람’ 등의 영예를 획득했다.

리 씨는 1968년에 대학을 졸업했다. 임학(林學)을 전공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잠시 농사를 지을 요량으로 츠탕촌 본가로 돌아왔다.

당시 마을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인민공사(人民公社) 병원에 가려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6리(裏•거리 단위, 1리=500m) 길은 족히 걸어가야 했고 현에 있는 병원까지 가려면 20리 길을 걸어가야 했다. 1969년에 마을에 의무실이 설립되면서 샤펑진 인민공사 병원에서 시골 의사를 1명 파견했지만 조수가 부족했다. 마을 간부가 리 씨를 찾아왔고, 리 씨는 생각 끝에 승낙했다.

리 씨는 약을 조제하고 기구를 소독하고 산을 내려가 약을 운반하는 등의 기본 업무부터 묵묵해 배웠다.

스승 구수전(顧淑貞) 씨는 리 씨 보다 기껏해야 서너 살 위였지만 일처리가 꼼꼼하고 인내심이 강했다. 리 씨의 말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묻어 나왔다. 리 씨는 “마을 사람들이 제가 주사를 잘 놓는다고 칭찬했는데 이 모든 게 선생님의 공”이라고 말했다.

스승은 항상 제자의 일과 공부를 채찍질하면서 정기적으로 의학 서적을 추천했다. 리 씨는 “선생님은 가정의학과 의사로 무슨 병이든 다 진료해 동네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았다”면서 “선생님은 늘 ‘의사는 대부분이 시간과의 싸움이다. 고칠 수 없는 병은 반드시 적시에 환자에게 상급 의료기관으로 가라고 알려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이 점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승의 도움으로 3년 후에는 흔한 병과 외상을 잘 치료할 수 있게 됐다. 1974년 관련 부처에서 주최한 맨발의 의사(赤腳醫生) 양성반에 참가했고, 시험에 합격해 의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정식 의사가 됐다.

1980년대에 농촌 의료제도가 조정되면서 맨발의 의사는 시골 의사로 전환되었다.

병을 치료해 사람들을 구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저는 의술이 뛰어난 명의가 아닙니다. 자잘한 병을 보는 것에 불과합니다. 약은 일반적으로 이틀치만 처방하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진(鎭)에 있는 병원으로 보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움직여야 할 때는 과단성 있게 행동한다. 환자가 필요로 하면 밤낮을 막론하고 언제든 달려간다.

셰진팡(谢金芳∙69) 씨는 리 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연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셰 씨는 막내아들이 두 살 때 갑자기 고열이 나면서 전신 경련이 생겼는데, 밤 10시가 좀 넘어 아이를 안고 리 씨의 집에 도착하자 아들에게 해열주사를 놓아주었고, 리 씨의 가족은 아이에게 설탕물을 타주기도 했다면서 30분 후 증상이 완화되자 모두 한시름 놓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로도 리 씨는 아이의 건강 상태를 예의주시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준다고 말했다. 리 씨가 보살핀 아이는 벌써 서른살이 넘었다.

그 이후 기층공공보건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리 씨의 업무 내용이 바뀌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려는 마음은 한결같다. 2008년 은퇴할 수 있었음에도 시골 의사 등록 신청을 선택해 농촌 지역에서 계속 바쁘게 일하고 있다.

2014년부터 광펑구는 ‘가정주치의 서비스’를 도입해 마을 사람 개개인의 건강 기록부를 작성,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리 씨는 가정주치의 서비스팀에 가입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의무실에서 보내는 시골 의사에 비해 가정주치의는 마을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야 한다.

리신성 씨가 손으로 그린 문진 지도

리신성 씨가 손으로 그린 문진 지도

그는 환자의 이력을 파악하기 위해 1년간 직책 범위 내 츠탕촌 주민 4000여 명을 방문, 상담한 뒤 중점 가구 400여 명의 정보를 지역으로 구분해 3장의 지도로 작성했다.

거실 뒤에 있는 작업실에는 서류봉투로 꽉 찬 서류함이 있다. 각각의 서류봉투는 각기 다른 색깔의 종이테이프로 분류돼 각종 중점 환자를 표기한다. 가정의는 1년에 최소 4번 방문해 건강 검진, 복약 지도, 식사 건의 등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정보는 서류봉투에 넣어두고 장시성 주민 건강기록부 시스템에도 입력해야 한다.

이제는 늘 다니는 길이라 익숙하고 마을 주민의 상황도 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손으로 그린 지도를 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다.

시골 의사는 광활한 중국 땅에서 농촌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리 씨는 시종일관 평화롭고 소박하며 신중한 자세로 평범한 일터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시골 의사 중의 전형적 인물이다. 요즘엔 몸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는 정신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자료 및 사진 출처: 인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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