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4월 9일] “내년 가을엔 장자제(張家界∙장가계)에 가서 단풍 구경하자.”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이지은)와 박보검의 이 평범해 보이는 대사는 수많은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고, SNS 핫이슈로 급부상하며 이 세계자연유산지를 로맨스의 상징으로 재탄생시켰다.
드라마 속 양관식과 애순이 장자제를 사랑의 성지로 삼은 모습은 마치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곳에서 ‘공중에 떠 있는 산’의 영감을 얻었던 순간을 연상시킨다. 세상 사람들에게 장자제는 언제나 사랑이 꽃피고 상상력이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상적인 땅으로 기억될 것이다.
장자제 톈먼산(天門山)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장자제는 후난(湖南)성 서북부에 자리한 세계적인 명소다. 이 신비의 땅에서는 아침 안개가 3000여 개의 기이한 봉우리 사이를 흐르고, 석양이 사암 봉우리 군락에 황금빛 테두리를 두르며, 구름바다가 발 아래에서 파도처럼 일렁인다. 방문객들은 그 어느 누구도 황홀경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이 과연 인간 세상의 풍경인지, 아니면 신선들이 먹물로 그려낸 살아 있는 산수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자제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독보적인 투자족(土家族, 토가족)의 문화적 매력,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 세계 여행객들의 로망이 된 ‘공중에 떠 있는 산’의 비경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지질학적 서사시: 3억 8천만 년에 걸친 자연의 조각
장자제의 핵심 매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석영 사암 봉우리 지형에서 비롯된다. 우링위안(武陵源) 명승지 내에 3000여 개의 돌기둥이 마치 하늘을 찌를 듯, 군대의 진영을 이룬 듯, 혹은 다양한 생명체의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다.
높이 200-300m에 달하는 이 기묘한 봉우리들은 3억 8천만 년이라는 지질학적 시간을 견뎌낸 대자연의 걸작이다. 고대 해양 퇴적층이 지각 변동으로 육지로 솟아오른 후, 물과 바람의 끊임없는 침식 작용을 거쳐 오늘날 ‘축소된 선경(仙境)이자 확대된 분경(盆景)’이라는 찬사를 받는 독특한 지형을 탄생시켰다.
위안자제의 ‘할렐루야 산’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위안자제(袁家界)의 ‘할렐루야 산’은 영화 <아바타>의 배경 모델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이 산의 원형인 난톈이주(南天一柱, 훗날 ‘할렐루야 산’으로 개명)는 마치 우주에서 떨어진 거대한 수정 기둥처럼 위용을 자랑한다.
양자제의 봉우리 벽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양자제(楊家界)의 ‘봉우리 벽’은 마치 자연이 만든 창청(長城∙만리장성)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고, 톈쯔산(天子山, 천자산)의 서해 봉우리 숲은 구름바다 사이로 흐릿하게 나타나 중국 산수화의 입체 버전이라 할 만한다.
톈먼산 유리 잔도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이 경이로운 풍경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은 절벽에 설치된 ‘톈먼산 유리 잔도’를 걸어보거나, 세계에서 가장 긴 톈먼산 케이블카를 타고 운해(雲海) 속을 가로지르며 ‘산수화 속을 헤엄치는’듯한 초현실적 체험을 하는 것이다.
생태 보고: 북위 30°의 신비한 녹색 기적
신비로운 북위 30° 선상에 자리한 장자제는 완벽하게 보존된 아열대 원시 이차림 생태계의 보고이다. 장자제 국가삼림공원은 98%라는 압도적인 삼림율을 자랑하며, ‘천연 산소 공장’으로 불릴 만큼 탁월한 공기 정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진볜계곡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이곳에는 희귀종인 손수건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중국 특유의 붉은털원숭이와 세계적 희귀종인 중국장수도롱뇽이 서식하고 있다. 진볜(金鞭)계곡의 수정처럼 맑은 물이 사암 봉우리 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계곡 양측에는 수백 년 된 거목들이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서 있어, 대기 중 음이온 농도가 최대 10만개/cm³까지 측정된다. 숲길을 걷는 내내, 마치 천연 공기청정기 속을 거니는 듯한 상쾌함이 온몸을 감싼다. 이곳에서는 숨을 쉴 때마다 맑은 에너지가 몸과 마음을 정화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사계절은 장자제에 각기 다른 색깔을 입힌다. 봄에는 산과 들에 꽃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푸르름이 가득 차오르며, 가을에는 숲이 불타는 듯 물들고, 겨울에는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다. 가을 바람이 은행나무를 노랗게 물들이고, 떨어지는 낙엽이 황금빛 카펫을 깔 때면,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가을 낙엽 감상’을 로맨스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유를 체감하게 된다. 이곳의 모든 가을 잎은 마치 3억 년의 세월을 품고 있는 듯, 묵직한 시간의 흔적을 전한다.
문화의 활력: 투자족의 정취와 산수의 화음
댜오쟈오러우에 서 있는 투자족 여성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이 신비로운 땅은 자연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투자족, 먀오족(苗族, 묘족) 등 소수민족 문화의 요람이기도 한다. 장자제 대협곡 유리 잔도 근처에는 고풍스러운 투자족의 댜오쟈오러우(吊脚楼)가 산비탈에 어우러져 있으며, 다리에서는 민족 의상을 입은 노인들이 담소를 나누곤 한다. 투자족의 바이서우(擺手)춤은 경쾌한 리듬을 자랑하며, 마오구쓰(茅古斯)춤은 원시적이면서도 힘찬 매력을 지녔다. 매년 투자족의 전통 명절에는 청아한 산간 민요, 신비로운 전통 공연, 활기찬 시장이 소수민족의 생활 지혜를 생생히 보여준다.
현지 음식은 문화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창이다. 투자족의 전통 요리 ‘싼샤궈(三下鍋)’는 훈제 돼지고기, 두부, 무를 함께 조려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암반에서 채취한 희귀 버섯 옌얼(巖耳)과 토종닭으로 끓인 ‘옌얼둔지(巖耳燉雞)’는 산해진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매콤새콤한 송이버섯 볶음에 달콤한 녹두 찹쌀떡을 곁들여, 투자족 특유의 막걸리를 한 잔 마시면 후난성 서부의 풍부한 맛과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편리한 접근성: 3D 교통 인프라로 세계와 연결
톈먼산 케이블카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장자제는 항공∙철도∙도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 교통망을 갖추었다. 장자제 허화(荷花) 국제공항은 국내 주요 도시와 서울, 방콕 등 국제 노선을 운영 중이며, 창사(長沙)에서 고속철을 타면 장자제까지 최단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고속도로는 사방으로 뻗어 있으며, 관광지 내부는 친환경 전기버스·산악 에스칼레이터로 구성된 ‘공중 이동 시스템’이 어린이부터 노년층까지 모든 연령대의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행 팁: 깊이 있는 체험을 위한 실용적인 제안
장자제의 가을 풍경 [사진 출처: 시각중국(視覺中國)]
최적의 여행 시기는 4월에서 10월까지이며, 특히 가을철에는 운해가 자주 나타나 더욱 추천할 만하다. 일반적인 여행 코스는 보통 3-5일로 구성된다. 첫째 날에는 삼림공원 진볜계곡과 황스자이(黃石寨)를 관광하고, 둘째 날에는 위안자제와 톈쯔산을 오른다. 셋째 날에는 톈먼산 유리 잔도 또는 대협곡 유리 다리에 도전해볼 수 있다. 체력이 좋은 여행객은 도보 등산에 도전해 볼 수 있으며, 효율을 중시하는 이들은 공중 교통 등 시설을 활용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숙박 시설은 우링위안 지역의 성급 호텔부터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색 민박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특별 팁: 산악 지역은 기후 변화가 심하므로 방풍 외투와 미끄럼 방지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사진 애호가는 절경을 제대로 담기 위해 삼각대와 편광 필터를 챙기는 것이 좋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소수민족 주민의 정면 사진을 무단으로 찍지 않도록 주의하자.
원문 출처: 인민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