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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04월26일 

봄을 향해, 꽁꽁 언 호수 위 양떼 탈출기

12:36, March 12, 2021
양떼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 푸모융춰 호수를 통과하고 있다.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양떼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 푸모융춰 호수를 통과하고 있다.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인민망 한국어판 3월 12일] 2000여 마리 양, 꽁꽁 언 호수 위에 길게 줄을 서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양치기가 두 줄로 세워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천년 간 이어진 전통이며, 대대로 목축을 업으로 삼아온 두이와(堆瓦)촌 주민들의 봄을 향한 시작이다. 

양떼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 푸모융춰 호수를 통과하고 있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시짱(西藏) 산난(山南)시 랑카쯔(浪卡子)현의 두이와촌은 해발 약 5070미터로 세계 최고 해발 행정촌 중 하나이다. 두이와촌의 초원은 해발이 높고 여름철이 짧아 양떼들에게 겨울철 먹이를 충분하게 제공할 수 없다. ‘선녀의 눈물’로 불리는 푸모융춰(普莫雍錯) 호수 가운데에는 섬이 있는데, 주변에 인적이 드물어 무릉도원을 연상케 하며 수초가 울창하다.

시짱 산난시의 두이와촌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푸모융춰 호수 중심 섬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매년 고원의 가장 추운 시기가 되면 푸모융춰 호수는 꽁꽁 언다. 따라서 두이와촌의 양치기들은 양떼를 호수 중간 섬으로 이동시켜 겨울을 나게 한다. 그러다 봄이 올 때쯤 호수가 해빙되기 전에 기일을 정해 양떼를 원래 지역으로 다시 이동해 봄을 맞는다.

양떼들이 푸모융춰 호수 섬에서 출발 준비에 나섰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양떼 귀환은 마을의 큰 일이다.

3월 6일, 날이 밝기 전 아직 초승달이 하늘에 걸려 있을 때 푸모융춰 호수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난다. 마을 주민 줘마(卓瑪)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짠바(糌粑, 참파: 시짱 전통 주식)를 먹고 다른 이웃과 호수에 도착했다. 그녀들은 소똥 재로 양떼가 호수 위에서 안전하게 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시짱 산난시 두이와촌 주민들은 새벽부터 소똥 재를 짊어지고 푸모융춰 호수로 가서 양떼들의 안전한 길을 만든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이 길은 3킬로미터 정도로 호수 중심 섬에서 호수 끝에 이른다. 줘마와 이웃 아주머니들은 이 작업이 익숙하다. “소똥 재는 부드럽고 끈적임이 있어 양떼들이 밟아도 쉽게 미끄러지지 않는다”라고 줘마는 설명했다.

소똥 재로 만드는 이 길은 단순하지 않다. 마을 노인들이 다년간의 경험으로 언 호수면을 계속해서 살펴본 후 얼음이 가장 두꺼운 곳을 선택해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재를 뿌릴 수 있도록 지시한다.

주민들이 푸모융처 호수에 소똥 재를 뿌려 양떼들의 안전한 길을 만든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날이 막 밝자 호수 중심 섬의 양떼가 봄을 향한 여정에 올랐다. 이는 양떼들이 한 달간 호수 중심 섬으로 떠난 ‘미식’ 여정을 끝낸다는 의미다. “두이와촌 조상들은 대대로 목축을 업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푸모융춰 호수와 양떼는 이들의 ‘의식부모(衣食父母: 먹거리와 옷을 제공하는 부모)’다”라고 마을 작업원 바이마줘가(白瑪卓嘎)는 말했다.

양치기인 자시(紮西)는 선두 양을 이끌어 호숫가로 갔다. 그가 새끼 양 한 마리를 안고 먼저 얼음위로 한 걸음을 내딛자 이어서 양떼들이 천천히 따라온다. 500여 미터 정도의 양떼가 섬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때 양치기들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안전하게 호수를 건너야 한다.

새끼 양을 안는 양치기 자시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가는 도중에 몇몇 양들이 전진하지 못해 양치기들이 뒤에서 천천히 밀어야 한다. 어떤 새끼 양은 얼음위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기 때문에 양치기가 안고 가야 한다. 호수 중심 섬에서 태어난 새끼 양 20마리는 양치기들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양떼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 푸모융춰 호수를 통과하고 있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곧이어 양떼 중 몇몇 엄마 양들이 앞으로 갑자기 뛰어가기도 하는데, 아마도 봄날 두이와춘에서 보냈던 즐거운 때를 생각한 듯하다. 그러면 곧 희망 가득한 분위기가 양떼 전체로 번진다. 엄마 양이 자기 새끼를 부르면 새끼 양은 소리를 내서 답한다. 새끼 양이 너무 힘들어 소리를 내지 못하면 엄마 양은 뒤돌아 새끼를 찾는다.

양떼들이 안전한 길을 따라 푸모융춰 호수를 통과하고 있다. [3월 6일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양떼들이 반 정도 오면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하고, 푸모융춰 호수 주변의 설산도 금색을 입어 그 아름다운 풍경이 장관이다.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그러나 목장을 전전하는 양떼들에게 떠오르는 태양은 마치 경고음과 같아 그 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한 시간이 좀 지나면 선두 양은 양떼를 이끌고 땅에 속속 도착한다. 마지막 양이 안전하게 땅을 밟으면 이 긴 양떼 무리는 추운 겨울과 이별을 고하고 봄을 향한다. 

[3월 6일 드론 촬영/사진 출처: 신화사]

2018년 이 옛 마을은 빈곤에서 벗어났다. 작년 마을 주민 1인당 가처분 소득이 16598위안(약 282.6만원)을 달성하고, 마을 주민 모두가 새로운 전통 가옥으로 이사했다.

2019년 연말까지 시짱 74개 빈곤현은 빈곤 딱지 떼기에 성공하고, 62.8만 명의 빈곤 인구들이 빈곤에서 벗어났으며, 빈곤 인구 1인당 순소득도 2015년 1499위안에서 2019년 9328위안으로 증가했다.

고진감래(苦盡甘來), 봄이다!

번역: 조미경

원문 출처: 신화사(新華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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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editor: 汪璨, 吴三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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