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극 배우 매란방(梅蘭芳)이 첨단기술로 다시 무대에 올라 화제다.
징후(京胡) 연주가 낮게 깔리고 조명이 환하게 밝혀지자 부채를 손에 든 26세의 매란방이 무대 중앙으로 우아하게 걸어나오는 모습이 베이징이공대학(北京理工大學) 실험실 컴퓨터 스크린에 펼쳐졌다.
베이징이공대는 지난 2020년부터 중앙희극학원(中央戲劇學院)과 'AI 경극 배우'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했다.
얼굴·체형·음성·어조·표정부터 무대의상·소품 등에 이르기까지… 매란방의 모든 디테일이 정보기술과 인공지능(AI)으로 되살아났다.
하지만 매란방을 AI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생전 모습이 담긴 3D 데이터 자료가 없어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연구진 측은 설명했다.
'AI 매란방' 연구를 맡은 웡둥둥(翁冬冬) 베이징이공대 연구원은 "매란방의 사료를 수집한 후 중앙미술학원(中央美術學院) 교수와 학생들이 그의 실물과 똑같은 조각상을 제작했다"며 "이후 첨단 레이저로 조각상을 스캔해 매란방의 기본적인 얼굴 구조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조각상으론 피부결·머릿결·눈빛 등과 같은 디테일을 표현할 수 없어 연구진은 매란방과 생김새가 비슷한 사람을 찾아 데이터를 모았다. 그렇게 확보한 디테일을 'AI 매란방'에 이식한 후 성형외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전체 얼굴을 구현했다.
매란방이 당시 입었던 의상도 최대한 똑같은 것을 찾았다. 중앙희극학원 측은 "매란방이 당시 금실로 봉제된 의상을 입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봉제 기술"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샘플 원단을 확보한 중앙희극학원 측은 가장 비슷한 원단을 구해 이를 디지털 의상으로 만들어 냈다.
매란방의 목소리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웡 연구원은 현존하는 매란방의 영상 및 음성 자료 음질이 대부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진짜 사람이 매란방을 모창하는 방식으로 매란방 목소리의 특징을 구현해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AI 매란방'에 이식해 노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웡 연구원은 "앞으로 관객이 가상현실(VR) 헬멧을 쓰면 매란방의 경극 공연을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원문 출처: 신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