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6월 14일] 그녀의 이름은 장쥔리(張俊莉), 30년 넘게 반신불수로 살면서 말을 잘 듣지 않는 두 손으로 포기하지 않고 화가가 되었다.
44세의 장쥔리는 산시(山西) 타이위안(太原) 사람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심해 체중이 고작 24kg에도 못 미치고 키도 140cm다. 그녀의 팔다리는 아주 가늘고 두 손도 변형이 심하게 온 데다 신체 관절의 85%를 움직이지 못한다. 1년간 병원을 가는 일 외에는 전혀 외출하지 않는다.
이러한 그녀지만 하늘의 별과 드넓은 바다, 장엄한 산과 강을 화폭에 담고, 두꺼운 소설과 자서전을 쓴다. 장쥔리는 붓을 변형된 손가락 사이에 끼워 그림을 그리고, 가는 꼬챙이로 키보드를 눌러야 하는 연약한 신체를 가졌지만 강철보다 더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
장쥔리는 원래 건강한 아이였는데 6살 때 고무줄 뛰기를 하다 발 밑에 뭔가 뾰족한 물건에 찔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당시 바닥엔 아무것도 없었다. 숙제를 하다가 손목이 가끔 아프기도 했다. 그러다 그해 겨울 장쥔리는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극심한 통증은 온몸을 덮쳤고 움직일 수 없게 되어 8살 때부터 침대에 누워 있었다.
이때부터 먹고 입는 것을 부모님에게 의지했고, 심지어 화장실을 가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고통은 늘 따라다녔고 가끔은 무서운 생각도 찾아왔다.
고요한 밤이면 장쥔리는 스스로에게 “내가 태어난 것은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기 위함인가?”란 질문을 던지기도 했는데, 지독한 고독과 절망 속에서 그녀는 그림과 책에 빠져들면 잠시 고통을 잊을 수 있었고 시간도 흘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림을 독학하고 책 읽기에 전념했다. 펴지지 않는 손가락 사이에 붓을 끼웠고, 학교를 다닐 수 없어 뉴스로 글자를 배웠다.
1995년 6월, 장쥔리가 창작한 만화 스토리가 산시 현지 잡지 ‘공상과학대왕’에 발표되어 생애 첫 원고료를 받았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나도 조금은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쥔리는 조금씩 화가가 되는 꿈을 가지며 또 살아갈 용기도 얻게 되었다.
외출을 하지 못해 소재가 부족했던 그녀는 인터넷상에서 풍경 사진, 다큐멘터리, 친구들이 보내온 사진들을 보았다. 수십 년간 그녀가 그린 작품은 200점이 넘는다.
차카(茶卡)염호, 설산, 건물 아래 핀 꽃, 드넓은 우주 등... 장쥔리의 몸은 질병에 갇혀 있지만 그녀의 그림 속에는 하늘의 별과 드넓은 바다를 담고 있다.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인터넷상에 공개할 때면 그림이 매우 정교해 누리꾼들의 인기를 얻으며, 홍콩까지 팔린 작품도 있다.
노트북이 생긴 이후로 그녀는 가는 꼬챙이로 건반을 눌러 백만 자가 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했는데, 어떤 작품은 인터넷 소설 사이트에서 조회수가 수십만 회에 달한다.
“편리한 시대에 태어난 덕에 자유롭게 꿈을 좇을 수 있었다.” 장쥔리의 화가 꿈은 곧 현실이 될 것이고, 그녀의 작품전도 준비 중이며, 전시 작품은 이미 정했다. 장쥔리는 여러 도시에서 순회 전시회를 열어 그림에 담은 지역에 직접 가서 실제 풍경을 보길 기대하고 있다. (번역: 조미경)
원문 출처: 인민망/자료 출처: 신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