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8월 8일] 항일전쟁 참전 노병 127명의 사진을 모으고, 그들의 이야기를 써서 소개하고, 레이아웃을 꼼꼼하게 디자인하고… 최근 치후이(戚輝∙55) 씨는 항일전쟁 참전 노병들을 위한 특별한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사진 애호가인 치 씨는 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 허베이(河北)성 탕산(唐山)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여가 시간을 이용해 항일전쟁 참전 노병을 방문하면서 허베이성 동부 팔로군(八路軍) 참전 용사들을 위한 공익 사진 촬영 캠페인을 벌이고 40여 명으로 구성된 탕산공익사진팀을 설립했다. 사진팀은 11년째 노병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고, 그들의 항전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들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베이징시, 톈진(天津)시, 허베이성, 랴오닝(遼寧)성 등의 현(縣)과 도시 27곳을 7만여km 돌아다녔다.
노병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2014년 우연한 기회에 탕산시 위톈(玉田)현 마을 주민 왕융구이(王永貴) 씨의 사진을 찍은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어르신이 별안간 갈색 종이 봉투에서 무공훈장을 여러 개 꺼내더니 갑자기 생기가 넘치면서 흐릿했던 눈동자도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 모습에 감동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후로 역사에 대한 인식이 더욱 깊어졌고 ‘노병들은 연세가 많으므로 우리가 나서서 그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기록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병들을 찾아다니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노병들의 거주지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는데 찾아가서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치 씨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만두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 번은 촬영이 예정보다 일주일 늦어지는 바람에 노병이 아파서 입원하기도 했다. 또 한 번은 전날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다음 날 오후에 도착했을 때 노인은 이미 세상을 떠난 후였다… 그는 “노병들을 위해 사진을 찍어주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남지만 이는 단순히 사진에 그치지 않고 영적인 깨달음을 제공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 번은 한 노병을 방문했는데, 노인은 이미 암 말기였다. 촬영이 끝나고 떠날 준비를 하다가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평소에 휠체어에 앉아 있는 노인이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촬영팀에게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 장면은 그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그는 “노병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투자하지만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다. 우리는 항상 그들의 정신에 감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팀은 촬영 외의 시간에 틈틈이 노병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하나하나 기록했다.
또 노병들의 생활 여건 개선을 돕기 위해 사회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자금·물품·의약품을 모금하기도 한다. 가족도 동참하고 있다. 치 씨의 아내는 평소에 노병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밥을 해주고, 손톱을 다듬어준다. 딸은 노병들을 위해 숏폼(짧은 동영상)을 촬영한다.
사진팀은 지금까지 215명의 항일전쟁 참전 노병을 방문해 10만여 장의 사진을 촬영했고, 60여 만 자를 기록했다. 특별 화보도 발간했다.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지에서 사진전을 열었는데, 사진전을 찾은 방문객은 30만 명이 넘었다.
치 씨는 사진을 어루만지면서 “우리의 방문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노병들의 이야기를 알리는 일도 끝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자료 출처: 인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