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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10월22일 

[한국언니 in 선전] 안으로 기술 열고 밖으로 시장 연다...선전이 말하는 개방

12:05, October 22, 2026

[인민망 한국어판 10월 22일] 2019년, 선전(深圳)의 한 식당에서 처음 로봇의 서빙을 받았을 때 나는 로봇과 함께하는 일상을 상상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2026년, 상상은 어느새 현실이 되었다. 아이들은 베이징의 공원에서 로봇개를 산책시키고 AI 로봇과 바둑을 둔다. 사람들은 일상 곳곳에서 AI를 활용하고, 로봇들은 자신들만의 올림픽까지 연다. 기술이 일상에 스며드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전에서는 기술이 어디까지 일상에 들어와 있을까? 기술은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선전에서의 셋째 날 여정을 시작했다.

오전에는 룽강(龍崗)구 반톈(坂田)가도[街道: ‘구(區)’ 아래의 작은 행정단위로 한국의 ‘동’에 해당]에 있는 싱허월드(星河WORLD)를 찾았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미래의 교실이었다. 칠판에 적은 내용은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태블릿에 전달되고, 학생들은 무거운 책가방 대신 태블릿으로 AI 교사와 소통하며 초∙중∙고교 과정을 학습할 수 있었다. 인체에 무해한 소재를 사용하는 3D 프린터는 이미 1600위안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기술이 실제 학습 환경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룽강구 반톈가도 싱허월드에 있는 미래 교실 시뮬레이션 현장

룽강구 반톈가도 싱허월드에 있는 미래 교실 시뮬레이션 현장

이어 방문한 곳은 세계 최초의 AI 6S 매장이었다. 일반적인 매장이라면 제품을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이 중심이겠지만, 이곳은 달랐다. 공간 자체가 ‘전시(Show)’와 ‘판매(Sale)’의 기능을 넘어, 로봇의 내부 구조를 뜯어보며 원리를 배우는 ‘교육(School)’,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소셜(Social)’, 나에게 맞는 AI 활용법을 찾는 ‘솔루션(Solution)’, 그리고 내 아이디어를 직접 제품으로 만들어 창업까지 이어가는 ‘창업(Startup)’의 여정으로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이 지향하는 바는 ‘누구나 메이커가 될 수 있다(人人皆創客)’는 것이다. 완성된 기술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지고 배우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셈이다.

‘누구나 메이커가 되고, 모든 사물이 AI와 연결되는 세상(人人皆創客,萬物可 AI)’이라는 구호가 전광판에 전시되고 있다.

‘누구나 메이커가 되고, 모든 사물이 AI와 연결되는 세상(人人皆創客,萬物可 AI)’이라는 구호가 전광판에 전시되고 있다.

매장 안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손오공 로봇이었다. 앙증맞은 얼굴로 춤추는 모습이 귀여워 집에 데려갈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밴드 공연을 좋아하는 이탈리아인 동료는 허공에서 드럼스틱을 움직이면 실제 전자 드럼처럼 소리가 나는 에어 드럼에 관심을 보였다. 한 일본인 바이어는 번역기를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가격을 협상하고 있었다.

한때는 가격을 물어보기도 부담스러울 만큼 고가였던 로봇과 AI 제품이 이제는 수백 위안대부터 등장해 소비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고 있었다. 기술이 전문가의 영역을 넘어 대중의 생활과 취미 속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매장 밖 광장에서 로봇들이 무술과 춤을 선보이고 있다.

매장 밖 광장에서 로봇들이 무술과 춤을 선보이고 있다.

매장 밖 광장에서는 로봇들이 무술과 춤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무술도 춤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나는 공연 로봇들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었다. 건물 4층의 식당에서는 서빙 로봇이 음식을 나르고, 바리스타 로봇은 커피를 만들며, 바텐더 로봇이 칵테일을 제조했다. 로봇이 특별한 시연 무대가 아니라 매장과 식당, 거리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4층 식당에서 바리스타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4층 식당에서 바리스타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선전이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이 실제로 쓰일 수 있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열어 놓고 있다는 점이었다. 교실과 매장, 광장과 식당이 기술을 시험하고 경험하는 무대가 되고, 시민들은 그 가능성을 직접 체감한다. 기술이 적용되는 다양한 시나리오와 공간을 개방한다는 의미가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도시 전체를 거대한 실증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오후에는 ‘선전 중소기업 해외진출 응접실(深圳中小企業出海會客廳)’을 찾았다. 오전에 기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살펴봤다면, 오후에는 기업의 기술과 제품이 국경을 넘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현장을 만나는 일정이었다.

선전시 룽강구 기업 국제화 서비스 기지 중소기업 해외진출 응접실 입구 모습

선전시 룽강구 기업 국제화 서비스 기지 중소기업 해외진출 응접실 입구 모습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좋은 제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고 국가별 규정과 인증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계약과 세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해외에 네트워크가 부족한 기업일수록 이러한 과정은 큰 부담이다. 응접실은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해외 바이어를 발굴하고 현지 시장 정보를 얻으며, 법률∙세무∙금융∙물류 등 해외 진출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응접실에는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시 제품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전기 불꽃 조리 기기였다. 전기를 이용하면서도 가스레인지처럼 실제 불꽃을 구현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1Kwh의 전력으로 여러 사람의 한 끼 식사를 준비할 수 있을 만큼 효율적이고, 화력도 셌다. 이 제품을 개발한 기업은 자체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해외 진출 실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해외진출 기지의 지원으로 인도네시아 바이어와 연결돼 첫 5만 대의 구매 주문을 확정했다. 향후 시장이 확대되면 장기 주문이 최대 500만 대, 약 40억 위안 규모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기술력은 갖췄지만 해외 판로를 확보하지 못했던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만난 사례다. 응접실 한쪽에서 이 제품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는데 행사 가격이 1200위안 정도였다.

응접실 한 공간에서 스트리머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전기 불꽃 조리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응접실 한 공간에서 스트리머가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전기 불꽃 조리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선전에서 보낸 셋째 날, 나는 개방을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을 확인했다. 오전의 싱허월드가 기술을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안으로의 개방’을 보여줬다면, 오후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응접실은 기술과 제품을 세계시장으로 연결하는 ‘밖으로의 개방’을 보여줬다.

기술이 쓰일 환경을 열고, 그 기술로 탄생한 제품이 세계와 만날 길을 여는 것. 선전은 개방을 단순히 외부에 문을 열어 두는 일로 한정하지 않았다. 도시 전체를 혁신이 실현되는 무대로 만들고, 그 성과가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시장에 닿도록 연결하고 있었다. 선전이 말하는 개방은 결국 기술의 가능성을 일상으로 확장하고, 혁신의 성과를 세계로 뻗어 나가게 하는 과정이었다. 

글: 하정미

원문 및 사진 출처: 인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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