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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林家铺子》

16:42, November 22, 2012

영화로 본 중국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 영화는 보통 6세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1세대(~1930년) 극영화세대, 2세대(1930 ~ 1949년) 사실주의세대, 3세대(1950년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이후 영화계에 투신한 세대, 4세대(~1965년)와 5세대(~1985년)는 영화를 정통으로 공부한 세대, 마지막으로 1980년대 이후의 신진 감독들을 6세대라고 한다.

<린가네 가게>는 그 중 2세대에 속한다. 이 시기에는 만주사변(1931년)과 상하이사변(1932년)으로 진보적 영화인들을 주축으로 항일구국, 반봉건, 반 매판자본와 같은 주제를 담은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다. <린가네 가게>도 당시의 사회 생활상을 반영하고 정의를 위한 투쟁(반봉건, 반제국주의)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반사회적 내용의 영화제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당시의 집권세력이었던 국민당 정부는 일본과 무력충돌을 피했고 오히려 중국 공산당과의 내전을 원했다. 따라서 직접적인 반 일본정서를 다룬 내용이나 진보적 가치를 담은 주제는 정부의 검열 후 자체 폐기되는 등 문화 창작활동에 큰 제약을 받았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2세대의 영화는 대중들 사이에서 비밀리 유포됐다. 이는 영화가 그 시대를 현실적이고 집약적으로 반영하는 특성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영화를 통해 그 당시에 시대상황과 민중의 일상 생활을 엿 볼 수 있다. 어느 한 문화, 어느 한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그 당시에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이다.

夏衍, 그는 누구인가?


《林家铺子》의 시나리오를 쓴 샤옌(夏衍)의 본명은 선돤셴(沈端先)으로 절강성 항저우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1919년 5.4운동에 참여하였고 국가의 지원으로 일본에서 유학을 하였다. 1927년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고, 1929년 루쉰(鲁迅)등과 함께 좌익작가연맹을 결성하였다.
항일전쟁 전후와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 된 전후로 그는 많은 작품과 영화 시나리오를 써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考验》과 재구성 작품인 《祝福》、《林家铺子》등이 있다. 특히, 그가 《林家铺子》의 시나리오가 사회주의에 유해하다는 판결을 받아 8년간의 감옥살이를 한 전과도 있다. 하지만 훗날 그의 작품성이 인정되어 1977년 복권되어 1979년 문화부 고문, 중국영화가협회 주석이 되었으며, 1982년 중국 중앙고문위원회 위원에 취임하였다.

현재 중국에는 그의 이름을 단 샤옌영화문학상이 있다. 샤옌영화 문학상은 중국영화 문학의 가장 높은 상이다. 1997년 5월에 처음 주어졌으며 매년 한 번씩 뽑는다. 제6회 샤옌영화문학상 부터는 우수극본상 외 청년우수극본상과 소년제재우수극본상이 추가 되었다. 이로써 우리는 중국 영화계에서의 그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원작 소설 <린가네 가게>과 영화 <린가네 가게>

소설 <린가네 가게>

영화화 된 소설을 접하게 되면 사람들은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봐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활자가 화면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영화와 소설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의 특성상 같은 스토리라도 대중에게 전해지는 감상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 <린가네 가게>와 소설 <린가네 가게> 역시 그러하다.
영화 <린가네 가게>는 현대 중국 최고의 장편소설 작가 중 한 명인 마오둔(茅盾)의 소설 <파산>(영화가 나온 후 소설 제목은 ‘린가네 가게’로 바뀜)이 그 원작이다. 마오둔의 이름 따서 만든 마오둔 문학상이 있을 정도로 그는 중국에서 권위 있는 작가이다. 2012년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인 모옌(莫言)은 제 8회 마오둔 문학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소설 <린가네 가게>는 1932년 7월 <전보월간>에 발표된 작품으로 128사변을 전후해 상해 인근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로 생동감 있게 표현된 인물의 심리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지금과는 달리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 중국 역사의 한 단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린가네 가게>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한 시각적 효과를 통해 시대의 아픔과 민중의 고통을 다양하게 그려냈다. 관중들은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는 인물과 환경을 통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영화 <린가네 가게>의 특징은 서사가 많지 않은 일반 영화들과는 달리 원작 소설에는 없는 장면을 추가하면서 마치 소설처럼 인물의 심리묘사에 충실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린 양이 바닥에 떨어진 파운데이션을 조심스럽게 주웠다가 다시 바닥에 던지는 장면의 경우, 그녀의 일본 제품에 대한 모순된 심리를 잘 반영했다.

원작에 충실한 영화

영화 속 대사들 중 소설의 원문을 그대로 따온 대사들이 많아, 영화는 소설의 창작 의도와 동일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어둡고 정치가 부패한 사회에서 노동계급의 피눈물을 묘사한 장면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극중 “가난한 것도 운명이고, 부자도 운명이야. 돈이 없다면, 필사적으로 벌어야해”, “강도가 사람을 죽이네, 옥황상제님 구해주세요!” 등과 같은 대사는 남을 속여 제 이익을 꾀하던 당시 중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버리고 비우기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는 작은 새우를 잡아먹는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돈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우리는 돈을 쓰기위해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돈으로 정해진 보이지 않는 계급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이라는 상하관계를 만들어내고, 결국 우리 사회는 돈으로 세워진 틀 속에서 움직인다. <린가네 가게>는 이런 물질만능주의에 바탕을 둔 일본 제국주의 침탈의 역사가 어떻게 평범한 한 가정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린가네 가게>를 펼쳐보면, 일본 제국주의라는 큰 물고기가 정부 관료와 채권자로 대변되는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작은 물고기는 평범한 서민들로 묘사되는 작은 새우를 잡아먹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 그 사이에서 작은 새우를 보호해주어야 할 작은 물고기는 오히려 작은 새우를 괴롭혀 이득을 취한다. 이는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우리는 물질적인 가치를 성공 잣대로 삼고 남들과 비교했을 때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달린다. 21세기 우리 사회의 풍요롭고 빠른 시대의 흐름에서 조금 벗어나 버리고 비우며 살아보자. 내려놓으면 큰 물고기, 작은 물고기 그리고 작은 새우도 사라질지 모른다.

유지선, 이연백 기자

Print(Web editor: 赵宇, 周玉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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