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6  中文·韓國

중국을 연출하는 장예모 감독(3)

  18:08, May 30, 2013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이면 대부분의 일이 해결된다지만 여전히 돈으로 마음은 살 수가 없고, 시대의 수요와 발전에 따라 많은 지식들과 논리들이 폭포수를 이루지만 결국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지식은 기본적인 예의범절과 도리다. 앞만 보고 달려가려니 감정은 점점 메말라가는데 우리의 내면은 아직도 ‘순수한 사랑’을 동경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시대가 놓치고 있는 근본으로 돌아갈 때이다.


3. 1999 <집으로 가는 길>

도시에서 사업을 하는 루오 유셍은 평생을 한 곳에서 교사로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전통 장례를 고집하는 어머니의 부탁에 고심하는데 문화혁명 이후에 젊은이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 일손이 부족해서 관을 들고 마을로 돌아오는 게 불가능하다고 한다. 게다가 어머니는 아버지가 입을 수의를 직접 짜신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아들은 구석에 있던 고장난 베틀기를 수리하고, 어머니는 밤새 수의를 직접 짜신다.

아들은 부모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연애시절의 사진을 보며 회상한다. 처음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잠 못 이루던 수많은 밤, 그와 우연이라도 마주치기를 소원했던 그 시절. 그가 떠나며 선물한 머리핀을 찾으려 며칠씩 뛰어다니던 그녀는 흙 속에서 반짝이는 머리핀을 발견한다. 그 후 아련한 마음을 품고 다시 만난 그들은 평생을 함께 지내게 된다. 눈발 흩날리는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장례식 행렬은 ‘죽은 자가 집으로 오는 길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의미와 함께 아름다운 여운으로 이어진다.


젊은 날, 자오디(昭娣)와 창위(長余)의 애절하고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련한 감정을 자아낸다. 첫사랑의 풋풋함을 포함해 현대사회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근본”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물씬 자아내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이 영화는 장예모 감독만의 독특한 영상화법이 포인트인데 영화의 도입부(아버지의 장례식을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는) ‘현재’를 흑백으로, 엄마와 아빠의 화려한 연애시절을 회상하는 ‘과거’는 컬러로 표현된다. 이는 통상적으로 현재를 컬러로 과거를 흑백으로 표현하는 것과 상반되어 회상장면의 극적인 낭만이 두드러지는 효과를 톡톡히 나타낸다.

<집으로 가는 길>의 스토리 전반에는 부각되지 않지만 은은하게 녹아있는 당시의 시대상-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라는 배경을 담고 있는데 이는 중국 권력자들이 권력투쟁 속에서 새로운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부르주아 세력과 자본주의 타도를 외치며 홍위병을 조직하고 젊은이들을 동원한 전국적인 운동이다. 그 기간이 1966~1976년간 10년이나 되다 보니, 사회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된다. 이를 배경으로 고유의 전통이 남아있던 시대와 수십 년 후,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전통적 관습이 파괴된 현대사회를 비교하는 매체 역할 또한 하고 있다.


혹자는 장예모 감독의 영화가 ‘집으로 가는 길’ 이후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는 예전만 못하다고 평하는데,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초기에는 심도 있는 예술적 분위기와 영상을 담아 낸 작품이 주를 이루고 후반에는 액션과 오락요소가 겸비되는 작품을 만들면서 이런 의견들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장예모 감독의 작품에 대한 변화시도를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초기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남겨준 예술적 감동과 의미가 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시사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그의 수려한 영상 속에서 빚어진 생생한 인물들과의 감성교류를 통해 영화 속에 반영된 시대와 자신, 상대방을 느껴보는 계기를 가졌다. 그들에게 투영된 자신을 보며 설레이며 두근거리기도 하고 처참하게 슬퍼지기도 했다. 이런 감정 하나하나들이 모여 교감을 만들어 내고 그 교감이 모여 공감을 이루어냈다. 우리모두가 아직도 꿈꾸는, 아니 영원히 꿈꾸게 될 ‘순수한 사랑’, 그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미래이다. (김예나)
(Web editor: 轩颂, 趙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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