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백사대전’ 포스터최근 ‘오만과 편견(2005)’을 시작으로 ‘레 미제라블(2012)’, ‘안나 카레리나(2013)’ 등 고전 소설을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우치(2009)’와 ‘방자전(2010)’ 등의 리메이크 작품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러 민족들로 구성되어 있는 중국은 세계에서 무형 문화재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라고 자부하는데 그 만큼 리메이크 작품도 많다. 2011년에 개봉한 ‘백사대전’은 2006년 무형 문화재로 지정된 6개의 민간 전설 중 백사전(白蛇傳)을 영화화 한 것이다. 사실 백사전(白蛇傳)은 이미 ‘청사(1993)’로 소개된 바 있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계승한다는 방침에 따라 새로이 지정된 6개의 민간 전설 중, 영화로 리메이크까지 된 백사전(白蛇傳)은 과연 어떤 전설일까?
백사전(白蛇傳)은 여느 전설이 그러하듯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다 명나라 말기 풍몽룡(馮夢龍)의 ‘경세통언(警世通言)’ 제28권에 ‘백낭자영진뇌봉탑(白娘子永鎭雷峰塔)’란 제목으로 기록되었고, 그 후 청나라 때는 희극과 경극으로도 만들어졌다. 약 천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그 줄거리와 내용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격들도 많이 변하였는데 가장 전형적으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청명 때가 되면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에는 꽃이 만발하고 호수와 산이 온통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게 된다. 1000을 수련한 두 요괴 뱀도 백소정(白素貞)과 소청(小靑)이란 이름의 여자로 둔갑하여 이곳을 찾아 놀러오게 되었다. 마침 봄비가 내리자 두 요괴 뱀은 젊은 서생 허선(許仙)에게 우산을 빌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허선(許仙)과 백소정(白素貞)은 서로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얼마 후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과 요괴 뱀이 부부가 된 것을 안 금산사(金山寺)의 승려 법해(法海)는 이들을 갈라놓기 위해 먼저 백소정(白素貞)이 요괴라는 것을 허선(許仙)에게 살짝 알린 후 술법을 부려 백소정(白素貞)의 원형이 드러나도록 했다. 그리고는 금산사(金山寺)에 허선(許仙)을 가두어 버렸다. 홀몸이 아닌 채로 법해(法海)와 싸우던 백소정(白素貞)은 그만 패배하고 법해(法海)는 백소정(白素貞)를 서호(西湖)기슭에 있는 뇌봉탑(雷峰塔)으로 눌러 놓았다. 서로 사랑하던 부부는 어렇게 갈라지고 말았다. 그 후 소청(小靑)은 열심히 수련하여 마침내 법해(法海)를 이겨냄으로써 백소정(白素貞)과 허선(許仙)은 다시 만난다.
뇌봉탑(雷峰塔)현재 항저우(杭州)의 서호(西湖)에는 금산사(金山寺)와 뇌봉탑(雷峰塔)이 남아있어 뱀과 인간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연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