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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의 눈]<5> 언론이 경악에 빠진 날

19:16, January 25, 2013

[외신의 눈]<5> 언론이 경악에 빠진 날

국내 1호 경찰 과학수사요원과 법의학자 부부가 탄생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봄 ‘변사체’를 확인하러 갔다가 처음 만났고, 변사체를 정밀분석 하다가 연인 사이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언론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그러나 헤드라인이 너무 낯뜨겁다. “30대 미모 女 경찰, 시체검사 중 동료 男과 ‘불꽃’”이라니,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낚시성 기사’다.

이러한 낚시성 기사가 연일 포털사이트를 도배하고 있다. 포털사이트나 인터넷 매체에 오르내리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보면 ‘경악’할 만한 일도 많고, ‘헉’할 만한 일은 더 많다. 비단 헤드라인 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들은 앞 다투어 ‘숨막히는’ 미모와 몸매를 가진 연예인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폭로하여 포털사이트 뉴스캐스트에 기사를 올린다. 대중들의 관음증을 자극하여 클릭수를 높이는 것이다.

사실 언론의 이러한 행태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김신동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언론의 등장과 함께 선정적 보도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독 수 혹은 클릭수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는 언론사에서는 시장에 ‘잘 팔리는’ 기사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대중의 수요에 따라 공급한 것일 뿐”이라는 언론사의 볼멘소리도 일리가 있다. 김 교수는 또한,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론을 언급하며 “언론은 대중이 원하는 것과 대중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제공해야 한다. 그러니 소비자의 책임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가 오락•선정성 기사로 도배되면서 네티즌들은 양질의 기사를 접하기가 어렵다. 자본주의적 언론시장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언론사 입장에서도 시장 수요를 무시하고 양질의 기사만 낼 수도 없는 법이다. 악순환이다. 그렇다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김 교수는 “현명한 독자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라고 말한다. 낚시성 헤드라인, 선정적 기사를 ‘불량식품’에 비유하며, 소비자인 독자가 ‘불량식품’을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근절은 어렵다. 그러나 언론의 이러한 낯뜨거운 행태는 근절되야 한다. 언론은 앞으로도 ‘경악’, ‘충격’, ‘아찔한’ 등의 자극적인 어휘로 독자를 유혹하고 우롱할 것이다. 아찔한 오락성 기사를 읽을 것인지, 기사다운 기사를 읽을 것인지는 이제 독자에 달렸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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