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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의 눈]<9> ‘동네빵집’이 프랜차이즈에 대처하는 자세

16:59, February 22, 2013

[외신의 눈]<9> ‘동네빵집’이 프랜차이즈에 대처하는 자세

어떤 이는 대기업 빵집과 동네 빵집 간의 싸움을 헤비급과 플라이급 싸움에 비유했다. 또 어떤 이는 이 싸움이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어쨌든’ 각종 의견을 취합해 보면, 대기업 빵집과 동네 빵집은 공존할 수 없는 관계임이 분명하다.

불만을 토로하는 쪽은 당연히 플라이급에 해당하는 동네 빵집이었다. 실제로 동네 빵집의 피해는 심각했다.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해 온 동네 빵집들은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들어오자 맥 없이 무너졌다. 고객들은 프랜차이즈 빵집의 맛과 외관 그리고 서비스에 만족하며 동네 빵집을 등졌다. 동네 빵집들의 매출은 반토막이 났고, 일부 빵집은 인건비도 나오지 않아 폐점 위기에 처했다. 대한제과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00년 1만 8천 여 개에 이르던 동네 빵집은 2012년 4천 여 개로 급감했다. ‘경기 침체’도 하나의 원인이 되지만, ‘헤비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광역시에서 동네 빵집을 운영하던 40대 남성이 프랜차이즈 빵집 증가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해 오다 자살을 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팔짱 끼고 지켜만 볼 수 없게 되자 한국 정부가 나섰다. 지난 5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동네 빵집 반경 500m 이내에는 프랜차이즈 빵집 출점을 금지시켰다. 끝이 없을 것 같던 싸움은 동네 빵집의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의 반발도 거세고, 규제기간이 2016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규제 대상 기업규모도 논란이 되고 있어 싸움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시름 놓은’ 동네 빵집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근처에 프랜차이즈 빵집 3곳이 버젓이 장사를 하고 있는데 ‘배짱 좋게’ 점포를 연 한 빵집을 찾아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처하는 ‘비결’을 물었다. 이 빵집의 사장 최씨는 점포 위치를 선정할 때 프랜차이즈 빵집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프랜차이즈 빵집과 ‘맞짱 뜰’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가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빵값을 대폭 낮췄다. 대개 빵값을 낮추면 저렴한 재료를 쓰는데, 최 씨는 자신이 저마진을 감수하기로 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맛 좋은 빵’을 저렴한 가격에 파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매출은 꾸준히 올랐고, 빵이 많이 팔리다 보니 ‘회전율’이 빨라졌다. 빵을 구매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몇 발자국만 가면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는데 왜 동네빵집에서 구매하냐”고 물었더니, “프랜차이즈 빵집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 또 여기는 회전이 빨라 빵이 더 신선하다”고 답했다.

최 씨는 끝끝내 일일 평균 매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냥 ‘꽤 많이 번다’고 답했다. 개당 마진은 여전히 낮지만, 매출이 높아 전체 마진이 늘어난 것이다. 이제는 ‘플라이급’ 동네 빵집이 아니라 근처 프랜차이즈를 위협하는 ‘헤비급’이 되었다. 최 씨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대처하는 비결을 ‘질 좋고 값 싼 빵을 저렴하게 파는 것’이라고 알려줬다.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답변이지만 이 원칙을 고수하는 빵집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의 싸움은 저지하는 게 ‘상식’이고, 정부도 이번에는 약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정책은 변한다. 주변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줄었다고 고객들이 무조건 동네 빵집을 찾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빵집도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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