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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1> 홍순도 기자 편

14:17, January 18, 2013

중국통의 고찰<1> 홍순도 기자 편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과 우다코(五道口)에 가면 발에 치이는 게 한국인이다. 게다가 한글 간판으로 된 상점이 즐비해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다. 재중(在中)한국 유학생은 약 7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결코 적지 않은 수다. 중국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한국 정부는 중국통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왜 일까? 중국에서 기자 생활의 절반 이상을 보낸 홍순도 기자와 인터뷰를 나눴다.

홍순도 기자는 문화일보 중국 특파원으로 10여 년 간 활동했다. 특종 기사도 여러 차례 보도해,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 한국기자상, 대한언론인상 등 한국언론기관에서 주는 웬만한 상은 다 받았다. 문화일보를 떠나 전업작가로 변신, 중국 조폭 세계를 그린 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는 정말 ‘중국 체질’인 것일까? 홍순도 기자는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이라는 직함으로 또 다시 중국 생활을 시작했다.

▶ 살아온 이력을 보면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다. 본인이 느낀 ‘중국’은 어떤 나라인가?

▷ 중국은 대단히 흥미로운 국가다. 단순히 지대박물(地大博物)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역사나 문화를 보면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국가다. 또 중국은 알다가도 모를 나라이기도 하다. 이것이다 싶으면 저것이 나타난다. 마치 코끼리(맹인모상의 코끼리) 같다고나 할까? 끊임없이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유발한다고 해도 좋겠다. 10년의 중국 특파원 생활을 마치고 현 직장(아시아투데이)에서 다시 나가라고 했을 때 주저 없이 온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와보니 이전과는 많이 변해있었다. 일단 사람이 변했다. 과거에는 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외견만으로는 이곳이 사회주의 국가인지 잘 모를 정도로 변했더라.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곧 적응을 했고 지금은 이런 변화를 은근히 즐기고 있다.

▶ 저서 ‘베이징 특파원, 중국 문화를 말하다’에서 “중국에는 동창문화가 없다”라고 서술했다. ‘관시(關系)의 나라’ 중국에 동창문화가 없다니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관시’는 어떻게 맺어지나?

▷ 동창 문화가 전혀 없다고는 하기 힘드나 한국과 비교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같은 학교를 나오면 “우리가 남이가!”다. 다 통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직장이나 기관에서 근무하게 될 경우는 더욱 그렇다. 중국에서는 ‘같은 학교를 나온 저 친구는 잘 하는데 너는 왜 못하냐’ 하는 등의 비교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 같은 동창 문화를 생각했다가는 큰 코를 다친다. 예를 들어 보자. 한국의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중국으로 조기 유학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이 학부모들은 이렇게 말한다. “적당하게 다녀도 중국어 하나와 이른바 인맥은 확실하게 얻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나 동창 관계가 인맥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한국과 비교하면 대단히 적다. 물론 진짜 친한 관계는 인맥으로 맺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아주 드문 경우다.

그러면 관시는 어떻게 형성될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중국인들은 자신이나 조직의 이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관시’는 바로 이 이익과 관계가 있다. 이익을 공유하는 사람과 관시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 이 이익 공유는 ‘끼리끼리’ 문화와 관계가 있다. 비슷한 집안에 비슷한 조건의 사람들이 어울려 이른바 취안(圈)의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관시가 생긴다. 동창이라고 해서 관시가 맺어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관시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나 신분 차이가 나는 사람과는 형성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 중국은 인재등용에 있어 출신학교보다 실력을 중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명문대 출신들이 중국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 사회가 학벌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 그야말로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하면 된다.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인 것이다.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는 일을 잘 하거나 실적을 잘 올리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물론 중국도 학벌을 엄청나게 따진다. 전국 100개에 이르는 중점 대학에 자식들을 들여보내기 위해 중국 부모들의 등골이 휘어질 정도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면 출신성분은 그다지 많이 따지지 않는다(학벌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관료 사회에서는 더 그렇다. 그럼에도 내로라하는 명문 대학 출신들이 중국을 이끌어가는 것은 이들이 원래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31개 성시(省市)의 유명 대학들의 입학 정원은 전국의 학생 수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적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사회에 나와서 일을 잘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하면 이 경우도 그다지 많다고 하기 어렵다. 중국에서는 명문대 외에도 여러 대학의 수 많은 졸업생들이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솔직히 이런 풍토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회의 다원화와 열린 사회를 만들어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한국처럼 폐쇄적이지 않다는 말이다. 때문에 학벌이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 풍토는 사회 전체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중한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지만, 중국과 한국은 여전히 서로를 ‘가깝지만 먼 나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양 국민들간의 막연한 편견은 (중국인들은 잘 씻지 않는다,한국 여자들은 전부 성형을 했다 등)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양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시간이 갈수록 더 그런 것 같다. 중국에 처음 왔을 때(1990년 대)만 해도 그렇지는 않았다. 서로에 대해 상당히 호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세기 말과 이번 세기 초를 지나면서 많이 변하게 됐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인들의 천박한 자본주의 경향이 한몫을 했다. 돈이 조금 있다고 중국에서 으스대다 중국인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 게다가 중국인들이 못 살고 지저분하다고 무시했다. 당연히 중국인들이 반발을 할 수밖에.

그러다 지금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인들보다 훨씬 더 잘 살게 됐다. 이들은 과거 한국인들의 행태를 봐 왔기 때문에 똑 같이 따라 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서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상호의 문화와 입장을 잘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을 수 있다. 또 양국의 관계가 진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될 수 있다. 서로를 좋지 않게 보는 막연한 편견과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지금은 중국인들 중에 한국인들보다 열심히 씻는 사람들이 많다. 또 성형을 하지 않은 한국 여성들도 많다. 이런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중국과 한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깝고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다. 일의대수(一衣帶水)라는 말을 꼭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 중국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의 수는 매우 많지만, ‘중국통’ 인재는 턱 없이 부족하다. 유학생들이 진정한 중국통이 되려면 언어 외에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 그렇다. 중국에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이 1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정도로 지금 많은 한국 학생들이 중국에서 중국통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외형적인 모습만 보면 한국은 중국통 인재를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때 사회 일각에서 나왔던 중국통 10만 양병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잘 보면 진짜 중국통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단순하게 어학만 잘 한다고 중국통은 아니다. 한국인들이 다 한국통인 것은 아니듯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중국과 중국인들을 완벽하게 알기 위해 기층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들과 피부로 부딪히고 직접 생활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중국과 중국인들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자신의 분야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반적인 이해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면 본인이 중국통이 아니라고 해도 주위에서 중국통이라고 불러 줄 것이다. 이런 중국통 10만 명만 있으면,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중국에는 이런 한국통 인재가 적지 않다.

중국 관련된 그 어떤 질문에도 막힘 없이 술술 대답하는 그를 보면, 그는 타고난 중국통 같다.

그러나 그에게도 녹록지 않았던 시간들이 있었다. 특히 중국 최고 지도자의 신변과 관련한 결정적인 오보를 했을 때다. 그는 “지금은 추억으로 남아 있으나 당시에는 정말 괴로웠다”라고 말한다.

그는 한국 음식을 굳이 찾지 않을 만큼 중국 음식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베이징의 전통 자장면도 좋아한다. 그러나 의외로 샹차이(香菜)를 먹지 못한다. 그는 “누군가 샹차이를 먹지 못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일할 자격이 없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자격이 안 되는 모양이다. 노력해야겠다.”라고 한다. 중국통으로서 그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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