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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4>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 편

15:09, January 25, 2013

중국통의 고찰<4> 이세기 한중친선협회 회장 편

그의 사무실에 가 보면 이세기 회장이 왜 ‘베테랑 중국통’으로 불리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벽면에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習近平) 등 중국 최고 지도자와 찍은 사진들이 걸려있음은 물론이고 곳곳에 공자(孔子) 그림, 중국 관련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나는 중국을 좋아한다. 중국 문화를 좋아한다. 중국 친구들이 많고, 또 그 친구들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이세기 회장은 그야말로 중국을 좋아하고 잘 아는 지중파(知中派)다. 한국 최고의 중국통과 함께 양국 외교에 대하여 대화를 나눴다.

▶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한국에는 좋은 친구들, 반기문과 이세기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두 사람의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만나본 시진핑 총서기는 어떤 사람인가?

▷ 2009년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한국을 방문하기 직전,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했다. 그 인터뷰에서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한국에 좋은 친구들이 몇 사람 있다”며 그 ‘좋은 친구’로 ‘반기문, 박근혜, 이세기’를 지목한 것이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래됐는데 내 이름을 넣어 줘서 나로서는 꽤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시진핑 총서기를 처음 만난 것은 2005년이다.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에 강연을 갔다가 당시 저장성 서기로 있던 그를 만났다. 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7월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는 “서울에 오시면 한잔 합시다”라고 말했다. 7월에 시(習) 서기가 한국을 방문했다. 정치권 인사들 중 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환영 모임을 열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에 시 서기가 제주도에 갔다가 귀국을 한다고 해서 제주도에 있는 서복공원을 꼭 들러 보라고 권했다. (이세기 회장의 설명에 의하면, 서복공원은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영주산(현 한라산)을 찾았던 서복(徐福)을 기념하고, 양국 간 우호를 증진시키기 위하여 한중친선협회가 조성한 공원이다.) 시 서기는 제주도에 서복공원이 있다는 말을 듣자 깜짝 놀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다음 날 바로 시진핑 일행과 동행해 서복공원을 안내했다. 시 서기는 대한민국 안에 있는 중국 문화공원에 대하여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또한, 서복공원 안에 제주 감귤에 대한 설명문에 대해서도 시 서기가 흥미로워했다. 그 설명문에는 제주 감귤이 원래 시 서기의 고장인 중국의 저장성 원저우(溫州)에서 온 밀감이라고 써 있었던 것이다. 감귤을 통해 한층 더 가까워진 셈이다.

시 서기에게서는 따뜻한 정(情)이 느껴진다. 크게 감싸 안는 포용력도 남다르고 호탕하다. 한마디로 ‘사나이답다’.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른 그에게 축전을 보냈는데 회답이 왔다. 그의 다정함을 다시 한 번 느꼈다.

▶ 1994년 한국을 방문한 우쉐첸(吳學謙)이 “나는 이세기 의원을 알고 난 뒤 중한수교를 생각하기 시작했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는 어떤 배경이 있었나?

▷ 통일부 장관으로 있을 때 국제회의석상에서 우쉐첸 외상을 만났다. 우리 두 사람의 만남이 한국과 중국 간의 첫 장관급 대면이었다. 그 날 우리는 가까운 친구가 됐다. 그러나 수교가 이뤄지기 전이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주리 대학의 교수인 대학 동기를 만나 우쉐첸 외상을 만난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우쉐첸 외상의 아들이 자신의 제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친구와 우쉐첸 아들을 통해 우리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 받게 됐다. 88 서울올림픽 때는 우쉐첸 외상에게 대회 참관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수교가 이뤄지기 전이라 성사되지 못했다. 그에게 기념주화를 한 세트 보내기도 했다. 물밑대화를 늘 주고받고 있었던 것이다.

수교 당시에는 우쉐첸 외상이 외교담당 부총리로 승진해 한국과의 수교에 큰 역할을 했다. 그가 정협(政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위원회의 약칭)부주석이 됐을 때, 내외를 초청해 서울에서 만찬을 열었다. 당시 민자당(현 새누리당)의 김종필 당의장도 참석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우쉐첸 부주석이 “한국과 수교를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이세기 의원이 있었다”고 말한 것이다.

▶ 얼마 전, 중국 특사로 방한한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차관에게 ‘팬더외교’를 제안했다. 이러한 이색제안을 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또, ‘팬더외교’, 성사될 가능성이 있나?

▷ 팬더는 중국의 국보다. 중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태국 등의 우호국에 팬더를 선물로 보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보내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조금 섭섭했다.(웃음) 장즈쥔 외교부 차관에게 “올해 수교 20년을 맞았는데 팬더를 받으려면 앞으로 10년을 더 기다려야 하나, 20년을 더 기다려야 하나”라고 물었다. 당장 답변을 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시 서기에게 안부와 함께 한국 국민의 여망을 전달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장 외교부 차관은 전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못하겠지만 기대하고 있다.(웃음) 이 날, 댜오위다오(釣魚島)와 독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나는 이 것이 영토문제가 아니라 역사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한국은 이 문제에 있어서 ‘연합전선’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 성년이 넘은 중한관계,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도 많은 것 같다. 앞으로 중한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달라.

▷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매우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협력의 수준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고 본다. 미달이다. ‘경제적으로는 热(뜨겁다), 외교적으로는 温(미지근하다), 안보는 冷(차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양국관계는 문제가 없지만 제 3자가 개입하면 그렇게 된다.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양국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다.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서 한국과 중국이 ‘비핵화, 개혁개방,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공통으로 지향하고 있음을 우리 국민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세기 회장은 ‘숨은 공신’이었다. 중한 외교의 중심에 그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세기 회장이 그런 공로를 세울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많은 정계 인사들과 막역한 친구로 지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중국의 그 많은 정계 인사들이 그와 ‘친구’를 했을까? 그가 묵묵히 역할을 해 온 이유를 들어 보면 알 수 있다. 이세기 회장은 “중국과 한국이 더욱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진심이 중국의 정계 인사들에게도 전달이 된 것이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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