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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6> 황의봉 세종대 초빙교수,
동아일보 전 출판국장 편

12:05, February 19, 2013

중국통의 고찰<6> 황의봉 세종대 초빙교수, 
동아일보 전 출판국장 편

황의봉 전 국장이 대학을 진학할 무렵, 닉슨 미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국제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계기로 서울대와 외국어대에만 있던 중국어학과가 고려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에도 창설됐다. 평소 한자 문화권에 관심이 많았던 황 전 국장은 중어중문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중어중문학과 학생인 그는 루쉰(魯迅)의 작품을 좋아했다. 루쉰의 소설집 『납함(呐喊)』의 서론과 『고향』이라는 작품을 유독 좋아했다. 그러나 진로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수교가 맺어지기 전이라, 언제 중국을 가볼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황 전 국장은 김준엽 선생에게 “선생님, 저희는 언제쯤이나 중국에 갈 수 있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김준엽 선생은 “아마 10년은 걸리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15년 후인 1992년, 드디어 수교가 이루어졌다.

1996년, 황 전 국장은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으로 부임해 중국으로 떠났다. 그 때부터 그는 중국을 직접 체험하고 느꼈다. 중국 곳곳을 여행하면서, 중국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황의봉 전 국장에게 그가 경험한 중국에 대하여 들어봤다.

▶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베이징특파원을 지냈다. 1990년대 후반의 중국은 어떤 모습이었나? 지금의 중국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나?

▷ 지금하고 비교하면 당연히 격세지감을 느낀다. 외형적인 변화부터 말하자면, 당시 중국은 전국이 마치 거대한 공사장 같았다. 그만큼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공사는 많이 하고 있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을 보면 이미 초현대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다. 1990년대 후반과는 겉모습부터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사회시스템도 변했다. 1990년대 후반 중국에는 개혁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이 배정되고, 직장에서 주거공간을 제공하던 시스템이었다면, 개혁의 시기를 거치며 스스로 직장을 찾고,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수준’이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경제적으로 한국이 중국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 한국이 EDCF(대외경제협력기금)를 중국에 제공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대사관에서 기자들을 불러 모아 중국이 국가별 무역규모에서 한국을 추월했다고 브리핑을 했다. 실망하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중국의 무역규모는 세계 2위의 자리까지 올랐고,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 중국은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급속히 발전해 왔다. 그 과정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중국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 중화민족이 기본적으로 우수한 자질을 갖고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덩샤오핑(鄧小平) 같은 선견지명이 있는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민(人民)들이 ‘경제 마인드’로 무장돼 있었던 것도 중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한 요인이다. 공산당이 주도하는 일사불란한 지도력도 지금의 발전을 이루기까지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공직자들의 전문성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꼽을 수 있다. 중국의 공직자들을 보면, 자신의 분야에 대해 굉장히 정통하다. 그러나 중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창의력이나 창조정신이 요구된다. 또한, 이제는 그런 시점이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이 전체적으로 ‘유연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 윈난(雲南)지역과 쓰촨(四川)지역을 여행하고 출간한 『샹그릴라 하늘호수에 서다』에서 “세상 만사 번뇌에 지친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윈난에, 샹그릴라에 가보길 바란다”고 서술했다. 도대체 샹그릴라가 어떤 곳이길래 이런 말을 했나?

▷ 윈난성은 중국의 변방이다. 윈난성에서도 샹그릴라 지역은 변방이다. 한마디로 샹그릴라는 변방 중의 변방이다. 일단, 샹그릴라 지역은 자연이 굉장히 아름답다. 지대가 높기 때문에 이 지역의 산은 연중 눈이 덮여 있다. 이러한 설산(雪山)과, 초원, 호수가 한데 펼쳐져 있다. 또한, 윈난성에는 중국의 55개 소수민족 중 26개의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그들은 샹그릴라의 자연처럼 때 묻지 않았다. 그래서 그 곳에 가면 자연과 인간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사실 윈난성과 샹그릴라가 변방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고, 첨단문명과도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이 ‘힐링’을 받고 자기성찰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다.

▶ 국토가 워낙 넓다 보니 중국에는 다양한 여행지가 있다. 관광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이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보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 중국에는 가 볼 만한 관광명소가 정말 많다. 중국에서 여행을 많이 다녀봤는데, 호텔 같은 숙박시설이나 비행기, 기차 등 교통수단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하드웨어적인 면에서는 훌륭하다고 본다. 문제는 소프트웨어적인 면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불친절하게 대하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일들은 근절되어야 한다. 오래 전 이야기지만, 저가 관광업체를 이용했더니 판매점에 데리고 가서 강매를 시키기도 했다. 이런 점들이 하루 빨리 개선되어야 중국이 진정한 관광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이 중국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을 확인해 보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중국은 정말 큰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자신이 중국에서 경험한 사건, 인물, 시기만 가지고 ‘자기식으로’ 이해한다. 그러다 보니, 오해가 생기고 오류가 발생하는 것 같다. 베이징에 있을 때, 일주일정도 중국 여행을 하고 중국에 관한 책을 쓰겠다는 사람도 여럿 봤다. 단 며칠 취재하고는 중국에 대해 장문의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도 많이 봤다. 특파원들은 중국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기사를 쉽게 쓰지 못하는데, 중국을 잠깐 방문한 기자들은 처음 본 것들에 대해 부담 없이 쓰더라. 그러한 기사들 중에는 잘못된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전체적, 지역적 상황을 알아야 하고 나아가 역사적 맥락도 이해를 해야 한다. 자신이 경험한 것만 가지고 속단할 것이 아니라, 중국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황 전 국장은 중국 특파원 시절 명절연휴와 휴가 때 단 한번도 한국을 가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에 있는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는 큰 도시부터 변방 지역까지 두루 다녔다. 중국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휴가 기간에 발품을 판 것이다. 황 전 국장의 ‘중국’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협조하고 발전하는 데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런 일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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