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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9>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편

14:22, March 19, 2013

중국통의 고찰<9>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편

황재호 교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필연적으로 중국을 만났다. 초등학생 시절, 그가 조부의 서재에서 우연히 꺼낸 책은 다름 아닌 삼국지였다. 개인과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담은 삼국지를 접한 후, 황 교수는 국가의 흥망과 국가 간의 관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영화 ‘영웅본색’은 그를 중국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웅본색의 주인공들이 중국어를 하는 것이 멋져 보여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훗날에야 영웅본색 속 언어가 표준어가 아닌 광둥어(廣東語)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삼국지와 영웅본색을 통해 ‘중국통’이 된 황 교수와 함께 양국관계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눴다.

▶ 전세계가 주목하는 중국 양회(兩會)가 3일 막을 올렸다. 이번 양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이번 양회에서는 3가지 포인트를 주목해야 한다. 이번 양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주축으로 하는 제5세대 지도부가 공식 출범하였으며 이는 향후 10년,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이렇게 5세대 신지도부의 주요 인사를 확정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팀(team)’ 구성이 완성됐다는 것이 첫 번째 포인트다. 두 번째는 새로운 지도부가 중국 국내에서 정치개혁, 경제개혁을 시도하기 위한 첫 번째 단추를 끼운다는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양회를 통해서 향후 개혁의 방향과 의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국방예산과 행정개혁 부분이다. 주변국가에서도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강조하고 있다. ‘신형대국관계’란 무엇이며, 한국에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하나?

▷ ‘신형대국관계’란 이름 그대로 새로운 형태의 강대국관계를 말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독일, 러시아, 일본은 새로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기존 질서와 화합하지 못하고 패권 지향적인 국가로 변해 충돌을 일으켰었다. 중국은 이들과는 달리 ‘평화적으로 부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미(中-美)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측에 ‘책임 있는 이익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 등의 개념을 제시해왔는데 중국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다 지난 해 초부터 중국이 주도적으로 새롭게 제안한 것이 바로 신형대국관계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강대국들은 중국이 다른 강대국에는 어떠한 신형대국관계를 제시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은 중국이 주변 지역에는 어떠한 관계를 수립하고 발전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신형주변관계’에 관심이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신뢰외교를 강조하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순으로 언급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중국을 일본보다 먼저 언급한 것은 역대 처음인데, 이는 어떤 의미가 있나?

▷ 전임 대통령들은 대개 미•일•중•러의 순으로 특사단을 보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에 가장 먼저 특사단을 보냈다. 이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이 외교적으로 중국을 중시하는 현상이 올해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지난 수 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으며 미국 일본을 가장 중시했던 MB 정부 때도 일본이 아닌 중국과 FTA 협상을 개시하는 등 중국과의 외교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특사단 방문이나 주변국 언급순서를 통하여 한국 외교 우선순위에서 중국이 미국 다음으로 확실한 ‘2등’이 되었으며 일본과 순서가 바뀌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 한국 법원이 야스쿠니 신사 방화범 중국인 류창(劉强)을 일본에 넘기지 않겠다고 결정하자 중국은 공식적으로 환영을 표했다.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 류창의 개인사 뒤에는 동북아의 불행한 역사가 자리잡고 있었다. (중국통의 고찰<5> 이희옥 교수 편 참조) 이를 감안했을 때 야스쿠니 방화는 단순한 방화가 아닌 정치적 범죄이고, 류창은 정치범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류창의 중국 귀환은 중국은 물론 한국의 국민정서와 역사적 감정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기 보다는 현 동북아 질서를 고려할 때 이는 당연한 결과다. 법원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외교적으로 봤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양국의 새 정부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할까?

▷ 2008년에 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되었다. 여기에 내실 있는 전략적 협력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전략적 협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양국은 보다 안전한 안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즉,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양국은 보다 발전된 경제환경을 조성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공동의 경제발전을 위해 FTA 협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양국은 보다 개선된 인간 안보환경 조성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재해, 범죄, 환경, 테러 등 이러한 초국가적, 비군사적인 안보사안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이 가능하다면 양국은 진정으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황재호 교수는 국제정세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의 발간된 자료를 정독하며 이를 토대로 연구한다. 그러나 황 교수가 그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현지의 전문가들과의 직접적인 교류다. 이렇게 ‘검증’하려는 노력이 없으면 실체가 없는 주장과 논리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의 학자는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료 등 여러 영역에 종사한 관계자들과 상호토의를 해왔다. 또한, 앞으로도 이러한 자리를 가능한 많이 만들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중국통’ 황재호 교수의 고찰은 계속 된다.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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