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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17> 임대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편 (2)

19:07, June 03, 2013

▶ <붉은 수수밭> 등 중국의 많은 명화들이 문화작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중국은 영화와 문학을 어떻게 결합시켰나?

▷중국이 영화와 문학을 다른 장르로 인식하는 것은 최근에 들어서서다. 중국의 예술사를 살펴보면 ‘이야기’라고 하는 큰 맥락이 흐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신화와 전설이 있었고, 역사가 있었으며, 그 역사가 소설이 되고, 소설이 연극이 되고, 연극이 다시 영화가 되고, 영화는 드라마가 되었다. 이렇게 중국 예술은 장르를 넘나들며 발전해 왔다. 삼국지를 예로 들 수 있다. 삼국지는 일단 역사로서의 삼국지가 있고, 진수(陳壽)가 남긴 정사 <삼국지>가 있다. 명나라 때는 나관중(羅貫中)에 의해 <삼국연의(三國演義)>라는 소설이 쓰여졌으며, 삼국연의의 일부는 수 차례 연극으로 재구성되었다. 또한, 이런 작품들은 영화화되기도 했다. 중국의 예술은 장르가 달라도, 이야기를 공유하며 발전해 왔다. 이러한 전통이 꾸준히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중국영화의 중요한 장르로 ‘연극영화’가 자리잡고 있다. 또, 현대문학, 소설이 이런 전통과 결합되어, 현대 문학을 영화화한 작품들로 재탄생하고 있다.

▶ 최근 중국 영화 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해 눈길을 끈다. 특히 2012년 말에 개봉한 <로스트 인 타일랜드(人在囧途之泰囧, Lost in Thailand)>는 개봉 한 달 만에 13억 위안의 흥행수입을 거두며 중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로스트 인 타일랜드>의 인기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로스트 인 타일랜드>는 상당히 화제가 되었던 영화이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고 있다. 중국 영화 중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를 살펴보면 중국식 블록버스터가 많다. 장이머우(張藝謀)가 만든 <황후화>, <연인>, <영웅> 등이 대표적이다. 또, 중국 내부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코미디 영화다. 코미디 영화로 성공했던 감독으로 펑샤오강(冯小刚)이 있는데, 펑샤오강 감독은 <갑방을방(甲方乙方)>이라는 영화로 시작해 소위 하수편(賀歲片, 새해 특선 영화)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중국 영화 시장을 내부에서 확장시켰다. 현재 펑샤오강 감독류의 코미디 영화는 일정한 시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펑샤오강 감독 작품이 아니더라고 코미디 영화는 대체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로스트 인 타일랜드>는 단순히 웃기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시의성을 반영하고 있어 더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우스꽝스럽고 기묘한 설정에 태국이라고 하는 새로운 공간을 결합시킨 것도 인기요인이다. 태국은 같은 아시아이지만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겨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태국 여행을 가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했다고 한다.

▶ 이전에는 중국 영화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최근에는 가벼운 주제를 담은 작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중국 영화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나?

▷ 중국영화가 현대화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이니, 약 30년 정도의 현대화, 대중화, 상업화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화산업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 역사는 불과 10~2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동안 엄청난 양적 성장을 거둬 왔다.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한다는 전제 아래 중국영화의 양적 성장은 계속될 것이다.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가가 큰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만의 이야기로 내부 시장은 개척할 수 있겠지만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기는 어렵다. 중국 영화가 해외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성과 보편적 미학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국 영화의 과제다.

임대근 교수는 영화를 본 후 글을 쓰고 말을 해야 하니 영화를 보면서도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영화에 대해서 말할 때, 책임감보다는 애정이 느껴졌다. 임 교수에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영화 한 편을 꼽는다면 어떤 작품이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대중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왕가위(王家衛) 감독의 <화양연화(花樣年華)>라고 대답했다. 이어서 그는 1930년대 상하이 하층여성의 삶을 그려낸 무성영화 <신녀(神女)>, 중국 사회, 전통, 역사, 여성 문제를 담고 있는 장이머우 감독의 <국두(菊豆)>와 <홍등(大紅燈籠高高掛)>, 오늘날 중국의 문화와 사회를 볼 수 있는 지아장커(賈樟柯) 감독의 <스틸라이프>를 꼽았다. 임 교수는 끝으로 “중국 영화 중 최고 한 편만 꼽으라는 건 너무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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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Web editor: 刘玉晶, 軒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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