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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세상을 삼키는 소비계층

By 최헌규 뉴스핌 중국부 국장

10:09, May 09, 2012

“서울과 제주도를 찾는 중국 중산층 관광객들은 한자리에서 수 백만원어치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쓸어 담는다. 중국 중산층들은 단순한 상품 소비 외에도 레저와 문화생활,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분출하는 중국 중산층 소비

당나귀로 밭을 가는 농부, 작은 실개천과 물레방아, 마을을 둘러싼 산등성의 허물어져 내린 쇠락한 만리장성(長城, 창청), 창청의 폐석 조각을 물들이는 저녁노을. 산복숭아꽃이 피기라도 하면 이곳을 무릉도원이라고 해도 과장된 이야기가 아닐 듯 싶다.

이곳은 풍수가 좋다는 베이징 명13릉 너머의 작은 산골동네, 만리장성에서 갈라져 나온 능선들이 품고 있는 아늑하고 한적한 곳이다. 도심에서 북서쪽 바다링(八達嶺) 고속도로를 40분쯤 달리다 13C 출구에서 빠지면 이자성(李自成) 동상의 원형 톨게이트가 나온다. 반의 반 바퀴만 돌아 오른쪽, 13릉 방향으로 향하다 ‘옌칭(延慶)현 39Km’ 표지판에서 우회전 해 산길로 20분 정도 가면 이곳에 닿는다.

번잡한 도심에서 한 시간 30분 정도, 명 13릉에서는 30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베이징의 건설사 회사원인 친구 지(紀)씨는 휴일이면 이곳에 있는 자신의 별장으로 가끔 나를 초대해줬다.

봄에는 소나 당나귀로 밭을 갈 때 뿜어져 나오는 흙냄새와 복숭아 살구꽃 향기로 신선 같은 흥취에 빠져들 수가 있고, 여름이면 신록의 싱그러움과 맑은 개울물로 더할 나위 없는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 씨를 처음 만났던 2000년대 중반께 그는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대학원 공부를 하고 있었다. MBA와 어학 공부를 해서 몸값을 높인 뒤 그는 전 직장보다 월급이 두 배나 많은 건축 감리회사로 옮겼다. 그 무렵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이곳에 그는 4만 위안을 투자해 아담한 별장을 지었다.

“경제발전으로 마이카 여행족이 늘어난 영향인지 외부인들의 발길이 빈번해졌어요. 하지만 주말이면 저는 여전히 이곳에서 개울물과 산새 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지요. 교통도 베이징 중관촌 집에서 차로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편하지요. 머리 식히고 편안하게 쉬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베이징 호구에 대학을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을 가진 지 씨는 도시의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훤칠힌 키에 단아한 얼굴, 정확한 보통화(현대 베이징 말) 발음. 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한족 출신의 기품 있는 라오 베이징(老北京,베이징 양반)이다. 지 씨는 30대 중반으로 아직 젊지만 경제적으로 꾀나 풍요한 삶을 누리고 있다. 월급 외에도 보유 주식과 부동산이 그의 자산을 자꾸 불려주고 있다.

금융보험그룹인 알리안츠가 2011년 중반 내놓은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산층의 4분의 1이 중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성공한 기업가와 전문직 종사자,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중국에는 자산이 한화 약 10억 원 이상인 백만장자가 1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부자와 중산층들은 세계 관광시장에서 지구촌 최대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중국이 황금연휴를 맞으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전 세계가 특수를 누리는 세상이 됐다. 중국 중산층들은 씀씀이도 크다. 서울과 제주도를 찾는 중국 중산층 관광객들은 한자리에서 수백만 원어치 물건을 아무렇지도 않게 쓸어 담는다. 중국 중산층들은 단순한 상품 소비 외에도 레저와 문화생활,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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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Editor:轩颂、赵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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