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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세상을 삼키는 소비계층 (2)

By 최헌규 아주경제 중국부 국장

11:11, May 09, 2012

남의 경제사정은 내 생활수준의 바로미터

“월급이 얼마죠?”

중국 라오바이싱(서민)들을 만날 때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다. 친하기는 커녕 막 통성명만 끝냈을 뿐인데도 그들은 다짜고짜 월급액수를 묻고 위안화로 환산하면 얼마인지 묻는다. 어떤 이들은 너무 중요한 문제여서 반드시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결의가 느껴질 만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많은 중국인이 나이와 결혼에 대해서는 쉬쉬하는 반면 가계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부담 없이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다. 익숙해지다 보니 그들이 처음부터 이런 화제로 이야기를 걸어와도 왠지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소박한 궁금증의 발로일 뿐 무례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략 얼마라고 말하면 그 다음에는 ‘그 돈이면 한국에서는 뭘 할 수 있는지’ ‘집값은 얼마나 비싼지’ ‘쌀값과 버스요금은 얼마인지’ ‘교육비는 얼마나 드는지’를 물어온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의료와 노년복지는 잘돼 있느냐’ ‘부모 부양은 어떻게 하느냐’ ‘결혼 때 집은 누가 마련하느냐’ 등 시시콜콜 캐묻는 품새는 마치 무슨 기관의 조사를 방불케 한다.

중산층에 속하는 사람들의 경우 단순한 수입과 지출보다는 ‘한비(韓幣, 한국돈)의 실제 값어치를 따져 묻는다. 수입을 구매력으로 환산해 생활수준을 가늠해 보려는 심산이다. 이렇다 보면 대화는 아예 생활경제 토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은 물가가 비싸다면서요?”

“중국도 요즘 물가가 너무 올랐어요?”

“중국에는 지금 돈을 은행에 두면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를 보는 마이너스 금리상황이 나타나고 있지요.”

“물가를 못 잡으면 사회적 동요가 심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대화 끝에 아예 자신의 월급명세서와 쓰임새까지 공개하기도 한다. 이런 행위를 ‘사이공쯔(월급을 햇볕에 쪼인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요즘 인터넷이 사이공쯔의 장으로 인기다. 사이공쯔는 수입이 낮고 불합리한 임금체계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수입과 지출 명세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경제발전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산층이 증가하고 소비경제도 점차 활황세를 띠고 있다. 중산층들에게 있어 문화 및 레저활동은 생활의 필수요소가 됐으며 주말 등 연휴를 맞아 교외로 드라이브를 떠나는 자가용 여행족들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중산층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어느 사회에서나 대학교수는 상류층 직종으로 여겨지지만 중국에서는 대체로 보수와 처우가 그다지 시원치 않다. 교수들 스스로가 “우리는 무늬만 중산층이다”라고 하소연할 정도다.

교수들은 자연히 캠퍼스 상아탑 밖의 고가 강연이나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해 부족한 보수를 충당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초청강연에 나가면 한 번에 월급보다 많은 보수를 받아요. 사정이 이런데 누가 외부 연구용역이나 강연 초청을 마다하겠습니까.”

친분이 있는 베이징 대학교의 한 교수는 이렇게 해서라도 일정 정도의 수입을 올려야 중산층으로서 그럭저럭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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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Web editor: 轩颂, 趙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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