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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세상을 삼키는 소비계층 (3)

By 최헌규 아주경제 중국부 국장

11:11, May 09, 2012

‘행복하기 위해’ 사는 현대 중국인들

베이징 교외에는 크고 작은 하천과 콘도, 골프장, 유원지가 도처에 널려 있다. 베이징 근처에는 의외로 높은 산이 많다. 한두 시간만 벗어나면 1, 500미터 이상 되는 산이 즐비하고, 백두산보다 높은 산들도 많다. 베이징에서 가까운 허베이 성에 소오대산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산이 있다. 차로 네 시간 거리의 베이징 서남쪽에 있는 소오대산은 광막한 허베이 벌판에 마치 알프스처럼 솟아 있다.

산 초입에서 시작되는 바윗길을 두어 시간 걷다 보면 키 큰 상록수 낙엽송 수림이 등산객을 맞는다. 숲길을 서너 시간 오르면 작은 관목과 주목 숲이 나오고, 세 시간 걸려 이곳을 지나면 해발 2, 882미터의 야생화 초지가 펼쳐진다.

초지의 능선은 저 아래 계곡으로 떨어질듯 미끄러져 내리다가 재차 공중을 향해 날렵하게 치솟으며 비경을 뽐낸다. 2008년 여름, 베이징 올림픽 직전 이곳을 찾았을 때 1박 2일 일정으로 톈진에서 온 중국인 등산객을 여럿 만났다.

정오 무렵 소오대산 정상인 동대 부근에 올라 땀을 식히는데 자신을 순(孫)이라고 소개하며 한 중국인이 말을 걸어왔다. 그는 자신이 인터넷등산 동우회 ‘루예(錄野)’의 회원이라며 등산을 좋아하는 우리는 이미 친구라고 말했다. 정상 표지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그는 동우회 사이트 주소www.lvye.info를 적어준 뒤 다시 보자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경제사정이 넉넉해진 덕에 중국 중산층들은 여가활동에 점점 더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있어 경제활동의 목적은 부자가 되려는 게 아니라 삶 자체를 최대한 즐기려는 것이다. 베이징 동북쪽 방향에 동쯔먼(東直門)이라는 곳이 있다. 서울에 비하면 청량리쯤이나 될까, 교외로 나가는 교통 요지로 휴일이면 이곳 일대가 등산, 낚시 동호회 버스들로 크게 붐빈다.

등산족, 낚시족뿐만 아니라 래프팅, 번지점프, 고고학 연구회 등 레저와 학술연구를 겸한 모임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휴일 새벽부터 이곳에 모여 버스를 타고 야외로 떠난다. 회사 산악반 행사에 참가하거나 관광사들이 주관하는 등산여행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 또 한편에는 개인 인터넷 사이트가 모집한 번개 나들이족도 있다.

한번은 이곳 동쯔먼 지하철역 부근에서 온라인상에서 만난 중국인 등산 애호가들과 야유회를 떠났다. 전날 저녁 전화로 간단히 인사를 나눴던 천(陳) 선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나다”라며 누군가 바로 곁에서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소오대산 등반에서 만난 중국 친구가 가르쳐준 인터넷 동호회 카페지기 천 씨였다. 직장인인 그는 인터넷카페를 통해 주말이면 실비를 받고 등산, 래프팅 등 레저 활동을 주관했다.

30대 중반의 천 씨는 “최 선생이냐”라며 반가움을 표시한 뒤 미리 귀띔한 여권을 가져왔는지 확인한 후 150위안의 참가비를 수납하고 차에 오르게 했다. 40석이 좀 넘을 듯한 대형버스 안은 이미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천 선생은 통로에 서서 오늘 활동이 베이징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퍄오류(漂流, 래프팅)라고 소개했다. 인터넷에서 번개모집 하는 형식이다 보니 ‘묻지마 관광’처럼 참가자들은 혼자인 사람도 있고 둘 또는 삼삼오오로 모두 제각각이었다.

옆쪽 좌석에 앉은 취(曲)씨는 IT 전자 대기업인 롄텅(聯通)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올드미스로 단짝친구와 함께 이번 래프팅 활동에 참가했다. 그녀는 맑은 공기와 싱그러운 풍경도 좋고, 기력을 충전하는 데 딱 좋다며 주말 야외 나들이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롄통에서 통신 부가서비스 관련 일을 합니다. 신규 서비스가 나올 때면 일이 정말 힘들어요. 일이 많지만 대우도 좋고 우리사주도 받았고, 그럭저럭 만족스러워요.”

버스 통로 앞에서는 인터넷 동호회 책임자 천 선생이 여전히 차내 마이크를 잡고 오늘 하루 활동의 일정과 래프팅의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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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Web editor: 轩颂, 趙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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