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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23> 임동석 건국대학교 교수 편

12:12, June 27, 2013

중국통의 고찰<23> 임동석 건국대학교 교수 편
임동석 책꽂이에서

임동석 교수는 학계에서 ‘고전 번역을 위해 태어난 남자’라고 불린다. 1978년부터 고전 번역을 시작했으니,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전을 연구해온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120권을 완역했으며, 교정을 마친 원고까지 포함하면 135권이다. 임 교수는 왜 고전을 번역하게 됐을까?

임동석 교수는 화전민(火田民)출신으로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가지 못하고 동네 할아버지로부터 한문을 배웠는데 그 때부터 한문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동네 할아버지는 임 교수의 재능이 아깝다며 그의 부모를 설득했고 임 교수는 10살이 돼서야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사춘기 때는 공부를 하고 싶어 3번이나 가출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에 온 그는 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이후 신문배달을 하며 학업을 이어갔다. 가난에 지친 임 교수는 빨리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서울교육대학을 나와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의 한문 실력이 아깝다며 야간대학원에 다닐 것을 권유했다. 그는 고심 끝에 교사생활을 하며 야간대학원을 다닐 것을 결심했고 건국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에서 만난 대만유학생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대만학생은 임 교수에게 “한문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며 대만으로 유학 갈 것을 권했고, 그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꿈을 꾸게 되었다. 유학길에 오른 그는 학교 도서관에 배치되어 있는 책을 보고 신이 났다. 말로만 듣던 고전들이 원문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실컷 하다가 어느 순간 이 것만으로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에 번역이 안된 책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임 교수의 고전번역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최연소, 최단기로 대만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교수가 됐다. 지독한 가난에 시달려 꿈꾸는 것조차 사치였던 시골 소년을 대학교수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고전의 힘이었다.

임 교수를 만나 중국 고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대학(大學)> 등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고전(古典)으로 꼽힌다.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는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누가 고전을 읽으려고 하겠나. 그러나 이런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나’라는 고민을 해보았을 것이다. 도덕적 기준은 점점 모호해지고 남들만큼 사는 것도 어렵다 보니 ‘내 삶’이 의미 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삶을 보자.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힘들다. 업무는 많아지고 인간 관계에서의 갈등은 언제나 우리를 괴롭힌다. 사회적으로는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돈 없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은 대접도 받지 못한다. 농촌에서는 사람들 삶이 다 비슷하고 일한만큼 수확할 수 있지만 지금은 돈 많은 사람은 앉아서도 돈을 벌고 돈 없는 사람은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얼마 못 번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고민과 의문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 때 고전은 그 답을 일러줄 수 있다. 고전은 어려울수록 정도(正道)로 가라, 힘들 때일수록 긍정적으로 살아라,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원점으로 돌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힘들지만 바르게 사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닫고, 그 속에서 안도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한국은 온통 ‘힐링’에 빠져있다. 상대적 박탈감과 상대적 빈곤감으로 인해 자살과 범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니 힐링이 필요하지 않겠나. 그런데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관계는 점점 줄어드니 사회가 더 어려워진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고 싶을 때 고전을 읽어보기 바란다. 고전이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송(宋)나라의 재상 조보(趙普)는 ‘반부논어치천하(半部論語治天下)’라는 말을 하였다. ‘논어를 반만 읽어도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조보는 실제로 큰 일을 결정하기 전에 꼭 논어를 읽었다고 한다.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진리를 담고 있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나이대별로 와 닿는 말이 있을 것이다. 동양사람이라면, 나아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 봐야 할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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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Web editor: 孙伟东, 趙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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