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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의 고찰<23> 임동석 건국대학교 교수 편 (3)

12:31, June 27, 2013

▶ <논어>, <맹자>, <사기(史記)>,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등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작품 이외에 추천할 만한 작품이 있나?

▷ 연령대 별로 추천한다면 젊은층에게는 <명심보감>을 노년층에게는 <채근담>을 추천하고 싶다. <명심보감>과 <채근담>은 짧은 격언 모음집으로 촌철살인 명언들이 담겨있다. <명심보감>은 여럿이 함께 사는 방법을 일러주고 <채근담>은 홀로 사는 방법 알려준다. <명심보감>은 유교적 인류도덕, 예법과 충효를 다루고 있다. 사람 사는 도리에 대하여 알려주며 명령조인 것이 특징이다. <채근담>은 ‘세상은 이런 것이다’를 터득하게 만든다. 소박한 삶을 인정하고 그 환경이 자신의 것이라 여긴다면 세상의 모든 일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국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십팔사략>을 추천한다. <십팔사략>은 고대부터 당시까지의 중국 역사를 정리한 작품으로 중국을 배우기에 적합하다. 재미있는 내용과 시대를 연결하는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엮은 책이라 중국 고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이나 첨단기술 종사자들에게 추천할 고전도 있다. 바로 <열자>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흔히 쓰는 ‘기우(杞憂)’라는 말의 출처가 <열자>인데, 중국의 기(杞)나라에 살던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지금은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라 하여 쓸데없는 걱정을 기우라고 하지만, 원전의 뜻은 ‘하늘이 무너질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정상’이다.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믿고, 상상의 공간을 열어두는 것이 <열자>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훌륭한 작품이 많아 추천하려면 끝이 없다.

▶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던 인문학의 화려한 부활인 셈인데,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양고전에 올바르게 접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원전을 읽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단, 어려운 작품보다는 재미있는 작품부터 읽어가며 흥미를 키워가는 것이 좋다. 또한, 고전 속에서 거대한 것을 얻으려고 덤비지 말고 생활 속에서 와 닿을 수 있는 것을 찾아보아야 한다. 붐이 일어난다는 것은 한 계단 업그레이드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잘못하면 엉뚱한 길로 갈 수 있다. 인문학 열풍도 고전에서 강조하는 ‘정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전을 읽는 사람이 큰 대가를 얻으려고 하지 말고, 고전 속에서 작은 지혜를 얻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왜 이렇게 중국 고전을 열심히 읽었나’를 생각해보면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것만이 아니듯이 중국 고전도 중국 것만은 아니다. 중국 고전 열풍은 세계 공통적이고 인류 보편적인 가치로 전세계인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임동석 교수에서 고전을 번역하는 일이란 ‘사이후이(死而後已)’다. 죽은 다음에야 그만둔다는 뜻으로 살아 있는 한 그만두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고전을 번역할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다.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평생 하기 때문에 돈을 못 벌어도 괴롭지가 않다. IMF 사태 이후 사람들이 고전에 등을 돌리자 출판사에서는 그가 번역한 고전은 ‘종이 값도 안 된다’며 출판을 꺼렸다. 일부 출판사에서는 원문과 각주를 삭제하고 쉽게 읽히는 글로 재구성 해 쓴다면 출판해 볼 생각이 있다고 했지만 그 제안은 임 교수가 거절했다.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그 때 출판사 제안대로 재해석한 고전을 냈다면 큰 돈을 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그 때 책을 쓰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큰 돈을 벌었다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 원문에 충실한 번역은 그만뒀을 것이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지금도 저녁 8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번역작업을 한다. 그는 자신의 생활패턴을 ‘농사꾼형’이라 말하며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다 보니 능률이 오른다고 했다. 임 교수는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고전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읽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번역 작업에 매진할 수 있는 이유는 임 교수가 중국고전을 읽고 번역할 때 진정으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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