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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가져온 탄피로 만든 ‘세계평화의 종’을 기자단이 타종하고 있다. |
[인민망(人民網)]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놓은 DMZ(demilitarized zone)는 군사 시설의 설치가 금지된 길이 250km, 폭 4km의 안전 구역을 말한다. 지난 1953년 휴전협정으로 생긴 DMZ는 지난 60년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금단의 땅이자 평화가 지속된 곳이다.
지난 주말 인민망은 한국 주재 중국기자단 10여 명과 함께 DMZ 인근의 역사•안보 관광지를 둘러보았다. 서울에서 강원도 철원까지는 차로 2시간 거리이다. 농번기를 맞아 철원까지 가는 길옆으로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군의 협조를 얻어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들어갔다. DMZ 인근은 농사를 비롯한 생업을 위해 사전 승인을 받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철저한 검문검색을 거친 후 통과한 기자단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DMZ 평화•문화관이다. 이곳은 지난 2011년 지상 2층 규모로 전쟁과 분단의 고통, 평화 염원, 철원의 역사 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실이 갖춰졌다.
이곳은 DMZ 지역의 모형과 설명이 잘 전시돼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DMZ와 전쟁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이곳 철원은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었다. 그 흔적은 이곳에 남아있는 한 다리 이름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전쟁 전 조선이 짓던 다리를 전쟁 중간에 미국이 완성한 승일교가 그것이다. 승일교는 이승만의 ‘승’ 자와 김일성의 ‘일’ 자를 따서 만든 이름으로 양쪽의 아치구조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다음 행선지를 향해 가는 길에는 밭을 매는 농부와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철새들 때문인지 여유가 느껴졌다. 공장과 주거 지역이 거의 없는 DMZ 인근은 환경보전이 가장 잘된 곳이기에 차창 밖의 풍경은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것처럼 아름다웠고 공기는 코가 뻥 뚫릴 정도로 맑았다.
DMZ를 코앞에 둔 칠성전망대는 조선 측 경계지역과 한국 측 경계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강원도와 화천군이 지난달 16억 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칠성전망대는 험준한 산 정상에 있다.
칠성전망대에 올라서면 망원경으로 DMZ의 아름다운 산과 들, 야생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이곳을 지키는 군인들은 24시간 경계근무를 서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있다. 칠성전망대에서 바라본 DMZ는 60년 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평온한 숲을 간직하고 있었다. 전쟁의 총성 대신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북한과 조선이 휴전 중이라고 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은 긴장감보다는 평온함이 더 느껴졌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평화의 댐이다. 1986년 조선의 임남댐 건설로 홍수 위험이 커지자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건설된 평화의 댐은 높이 125m, 최대저수량 26억 톤에 달하는 대규모 댐이다.
웅장한 댐 한편에는 집채만한 종이 눈에 띄었다. 이 종의 이름은 ‘세계평화의 종’이다. 이 종은 세계 각국의 분쟁 지역에서 수집한 탄피들을 모아 만든 종으로 평화, 생명,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여러 명이 힘을 합쳐 세계평화의 종을 타종해 보았다. 37.5톤에 달하는 종의 울림소리는 DMZ를 넘을 만큼 크고 웅장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종 상단에 있는 비둘기 날개가 잘려 있는 것이었다. 잘린 날개는 통일되면 붙인다고 한다.
강원도의 험준한 DMZ의 끝은 동해다. 수심이 깊어 1년 내내 푸른 빛을 내는 동해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다. 매년 여름이면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찾을 정도로 동해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해안선을 따라 줄줄이 있는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조성돼 있다.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유명한 강원도 속초는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아바이마을’은 전쟁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정착해 모여 살던 곳이다. 가을동화에 나온 송혜교의 집과 갯배(아바이마을과 육지를 연결하는 무동력 배)는 물론 생선구이와 오징어순대는 속초에 와서 꼭 보고 맛봐야 할 것들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DMZ 여행은 한반도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었다.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DMZ는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과 평온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DMZ의 본 모습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면 한국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배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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