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6  中文·韓國

중국인들의 '비즈니스 허풍' 대처요령

By 綠竹 여사 

  12:07, April 22, 2014

[인민망 한국어판 4월 22일] 최근 지방 출장을 다녀오는 길에 한 기업의 여직원과 나눈 대화가 꽤 오래 가슴에 걸렸다. 누가 먼저 화두를 꺼냈는지 모르지만 이날 이야기의 주제는 중국인들의 '허풍'이었다. 중국에서 유학한 경험까지 있는 이 여직원은 "이러다가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받겠다"며 혼잣말까지 했다. 그 순간 필자는 새삼스럽게 "양국의 문화 차이가 이렇게 엄연히 존재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보다 앞서 두 달 전이다. 중국 광둥성의 현지의류 업체와 한국에서 꽤 인지도가 있는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간의 비즈니스 협상을 도와준 일이 있었다. 두 업체 대표이사가 모두 지인인 관계로 중간에서 통역 겸 중개자 역할을 맡았다. 쉽게 풀릴 것 같았던 협상은 나를 엄청 난감하고 힘들게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협상은 몇 번의 '설전'이 오고 간 끝에 이틀만에 깨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한국 업체 대표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이미 대략적으로 합의를 본 사항들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꼬투리를 잡는다며 왜 이렇게 변덕이 심하냐고 따졌다.

중국 업체 대표도 그 나름대로 협상의 목적은 여러 조건과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는 것인데 왜 한국 업체 대표는 이렇게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느냐며 되받아쳤다.

옆에서 지켜보던 나는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마치 복싱 경기에 참여하는 두 선수 중 한 사람은 이론과 기교로 무장돼 있지만, 다른 한 사람은 본인만의 자세와 동작으로 경기를 하려는 상황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두 선수는 서로 인정하는 규칙이 달라서 경기를 할 수 없다며 포기해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오죽하면 한국인들 사이에 "중국인과는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는 계약을 맺었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는 논조가 생겼겠는가?

양국 문화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수개월 전 세계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가진 한국의 한 업체 대표단과 동행해 중국 정부 산하의 한 기관에서 제품과 기술을 시연한 적이 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려한 디스플레이 기술에 매료된 중국 기관의 대표는 나중에 신사옥이 완공되면 거대한 전시공간을 조성할 계획인데 그때 꼭 설계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부탁을 해왔다.

한국 측 대표는 소기 목적을 달성했다며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나는 왠지 마음 한 편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분위기에서 중국 기관 대표의 부탁에 숨겨진 뉘앙스가 어떤 것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이때 이 상황에서 이루어진 모든 대화를 한국인들은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한국인으로부터 "언제 시간 되시면 식사 한번 같이 합시다"라는 인사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은 그저 인사 치레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인들은 그냥 지나가는 식으로 이런 말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중국 문화도 이와 비슷한 측면이 많다. 특히 중국인들은 워낙 기분파여서 한국인들은 허투로 말하지 않는 비즈니스 협상 자리나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살리고, '상대방 체면을 높여주기 위해' 허풍처럼 들릴 말을 자주 한다.

물론 중국도 최근 세계화가 급속히 이뤄지며 이런 경향은 많이 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들이 비즈니스 자리에서 흔히 벌어진다.

중국 속담에 '甛言蜜語'(티엔옌미위, 달콤한 말), '話中有話'(화종요우화, 말 속에 말이 있다),'空口?白話'(공커우슈오바이화, 근거없는 말을 하거나 실행에 옮겨지지 않고 말만하다) 등의 표현이 있다. 이처럼 언어 습관은 그 나라만의 문화적 배경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단순히 옳고 그르다거나, 좋다 나쁘다로 간단히 판단할 성질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도 이런 중국인을 대할 때 "왜 자신이 한 말을 책임 지지 않느냐"고 질책하려 들지 않는 것이 좋다. 더 평정심을 갖고, 사안마다 논리적으로 판단하며 현실성 있는 제안을 하면 양국의 비즈니스 성사 확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Web editor: 樊海旭, 軒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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