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허준 교수
09:53, April 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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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망 한국어판 4월 23일] 아이들은 질병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부족하여,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증상이 와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증상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부모들도 알아차리기가 어려우니, 아이들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명의(名醫) 허준 교수와 함께 소아과 질환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언론 보도나 각종 통계 자료를 통해서 한국을 찾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한국 의료 기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소아과 전문의로서 한국 의료 기술의 인기를 어느 정도 실감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허준 교수: 소아청소년과 영역만을 본다면 의료관광이라기 보다는 질 높은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소아나 청소년은 어떤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평생의 삶이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의 치료는 생명을 구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는 여러 분야에서 외국인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비용도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제가 일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선천성 심기형을 가진 외국인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의 국가들, 중국, 아프리카 등에서 의료지원을 받거나, 자비로 치료를 받기 위하여 저희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단순히’ 의료관광이라는 관점 보다는 외국 환자들이 자국에서 받을 수 없는 수준 높은 의료를 합리적인 가격에서 적절하게 제공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단순하게 경제적인 이익을 추구 하기 보다는 해당국가가 자국민을 위한 양질의 의료제공 체계를 갖출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입니다. 저희 삼성서울병원 선천성 심장병 팀의 경우를 보면 베트남 하노이 국립아동병원을 8년간 지원하였고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해당병원의 의료인을 교육시키고 병원체계를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베트남 하노이 국립아동병원은 베트남에서 명실공히 최고의 소아 선천성 심장병 병원으로 도약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삼성서울병원의 경우처럼 진정한 의료협력체계 모델이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낙후된 의료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감기나 비염 등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병은 부모들이 알아차릴 수 있지만, 심장질환이나 간질환 같은 심각한 질병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도 많을 것 같습니다. 소아심장 전문의로서 소아심장질환의 증상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허준 교수: 심장 질환이 있을 경우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됩니다. 숨이 차고 호흡이 가빠진다거나, 입술 등이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날 경우, 혹은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아무 증상도 없는데 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날 때 심장 질환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구별이 될 듯하지만 실제로 폐질환이나 다른 장기 이상에서도 이 모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구분이 어렵습니다. (폐가 나빠도 숨이 찰 수 있고 산소공급이 안 될 경우에도 청색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갑상선 이상이나 스트레스 등에 의한 긴장이 심한 경우도 두근거리는 증상을 호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사한 증상이 생기는 것도 진단을 놓치게 되는 중요한 이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심장이상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신생아 및 영아의 경우 심장 맥박이 이상해도 증상을 호소할 수 없어 부모가 알아채지 못하고 결국 심장이 나빠져 심부전에 걸린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부정맥 질환은 증상이 있을 때는 환자가 힘들어 하지만 멈추면 정상 소견을 보이므로 꾀병이거나 정상이라고 간주하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뚜렷한 증상이 나오는 심장병은 문제가 없지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 증상의 경우, 아이들의 작은 증상 변화와 호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진단을 빨리 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기자: 중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부정맥 증상에 대하여 단순히 심장 박동이 불규칙한 것이라고 인식하여, 치료를 해야 하는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또 ‘소아부정맥’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인가요?
허준 교수: 부정맥 증상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합니다. 소아의 경우는 우선 선천성 심장병이나 심근증 등이 동반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선천성 심장병은 흔하게 부정맥이 동반되며 심근증도 부정맥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정맥은 크게 빠른 맥박, 느린 맥박, 그리고 불규칙한 맥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심장에 이상이 없어도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전성 경향을 보이는 부정맥 질환도 있습니다. 아이가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 부모들이 아이 몸의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이가 맥박 이상 때문에 놀다가 멈추거나 울 경우 혹은 자다가 깰 때는 반드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소아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부정맥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치료가 필요합니다. 맥박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심부전 혹은 돌연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원칙은 성인과 다르지 않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는 성인과 달리 선천성 심장병이나 다른 이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체격이 작아 제한이 있습니다.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과 부정맥 시술, 부정맥 조절 기계삽입 등이 있습니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심부전과 돌연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인민망 네티즌들에게 ‘건강한 심장’에 관하여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허준 교수: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아이들이 태아기부터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여 평생 문제 없이 살도록 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사명이자 목표입니다.
먼저 알아야지 문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정맥 질환이 소아 청소년기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부정맥 질환을 진단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자녀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엄마 아빠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자녀가 평생 건강한 심장을 갖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박수정 기자
(Web editor: 樊海旭, 軒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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