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6, January 06, 2015
건국대 석좌교수인 정상기 전 외교부 동북아협력대사는 23일 중국 장춘(長春)에서 개최된 한․중․일 협력 15주년 회의 및 인문교류 포럼에 참가했다. 이번 포럼에는 중국에서 왕총위(王忠禹) 前중국정치협상회의 부주석, 지앙 차오량(蔣超良) 길림성 성장, 친야칭(秦亚青) 중국외교학원 원장, 에다 사츠키(江田五月) 前일본 참의원 의장 등과 각계 전문가들이 참가했으며 정 석좌교수는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한중일 협력 15주년 회의에서는 왕총위 前부주석이 기조연설을 했으며 지앙 차오량 길림성 성장, 에다 사츠키 前의장, 정상기 前대사, 친야칭 원장, 이와타니(岩谷滋雄) 한중일 협력 사무국 사무총장 등이 축사를 했다. 올해는 한중일 3국 정상간 회동으로 출범한 3국 협력체제가 15주년을 맞이한 해이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국 장춘에는 길림 중일한 합작연구중심이 설립됐다.
정상기 석좌교수는 "한중일 3국 간의 협력은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세계 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 하고 있으며 최근 동북아에서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과 함께 평화와 공동번영에 대한 절실함도 커지고 있다"며 "한중일 3국 발전의 토대가 되어온 서로 간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3국의 협력 체제는 정부와 민간 차원에 이르는 다층적이고 포괄적으로 강화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1999년 마닐라에서 개최된 ASEAN+3 정상회의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정례화 돼 3국간 경제협력, 사회문화 및 인적교류 그리고 대ASEAN 협력문제 뿐만 아니라 북한 핵문제 등 외교안보 사안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도 이루어지고 3국간에 보다 공식적, 포괄적 협의체로 발전했다.
정 석좌교수는 아시아태평양국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ㆍ중ㆍ일 정상(노무현 대통령, 고이즈미 총리, 원자바오 총리)이 서명한‘한ㆍ중ㆍ일 협력에 관한 공동선언'교섭을 직접 담당한바 있다. 정 석좌교수는 "한ㆍ중ㆍ일 3국간의 협력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또 세계 경제에서 얼마나 큰 중요성을 차지하는지는 통계수치가 잘 보여주고 있다"며 "3국간 무역량은 15년 전인 1999년 1,294억 달러에서 2013년 약 6,30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한.중. 일 3 국은 세계 외환 보유고의 약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석좌교수는 "경제 분야에서 눈부신 교류협력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3국간의 협력은 그다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신뢰부족과 협력 관행의 부족으로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하고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함께해 온 3국으로서는 무엇보다 역사를 직시하는 것이 신뢰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국은 모두 오랜역사와 고유한 언어및 문화, 그리고 경제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한 나라들이지만 어떤 나라도 협력이 필요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며 "정확한 역사관과 비전을 바탕으로 앞으로 3국은 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협력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면서 신뢰를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석좌교수는 "한국정부는 역내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을 제안하여 이의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하고 "이것은 원자력 안전, 환경, 재난구조 등과 같이 역내 국가들이 참여하기 쉬운 연성 안보 분야에서부터 대화와 협력의 관행을 축적하여 신뢰를 쌓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점차 정치 안보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석좌교수는 유럽의 경험을 소개하고 "유럽이 성공적으로 거대한 경제통합체를 이룰 수 있었던 기저에는 비극적인 전쟁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저한 자기 성찰이 있었으며 역내 평화의 기반을 확고히 다지고 전후 재건을 위해 국가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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