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6  中文·韓國

[중국 속 한국인] 늦깎이 중의대 유학생의 꿈을 향한 여정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17:33, April 28, 2015

[중국 속 한국인] 늦깎이 중의대 유학생의 꿈을 향한 여정
베이징중의약대학교 유학생 명세기

[인민망 한국어판 4월 28일] 중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지난해 38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중국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통계에서 지난해 203개 국가(지역) 유학생 37만 7054명이 중국 전국 775개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6만 292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2만 4203명), 태국(2만 1296명), 러시아(1만 7202명), 일본(1만 5057명) 등이 2~5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많은 도시로는 베이징(7만 4342명), 상하이(5만 5911명), 톈진(2만 5720명), 장쑤(2만 3209명), 저장(2만 2190명) 등 순이었다.

가까운 이웃나라라는 인접성과 세계 제2대 경제국이라는 위상이 많은 한국인들을 중국으로 불러모으는 듯하다. 단순히 중국어를 배우는 언어 연수생에서부터 중국의 문학, 경제, 법, 역사, 철학, 미술, 음악 등을 배우려는 유학생들까지 거의 모든 분야별로 한국 유학생들이 포진해 있는 상태다.

명세기(明世紀, 28세) 씨는 이 많은 한국 유학생들 중에서도 한국인들에게 친근한 듯 생소한 중의(中醫)를 공부하기 위해 중국에 왔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한의(韓醫)는 그 뿌리를 중의에서 찾는다. 그리고 한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중의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에 흥미를 느끼고 이를 배우기 위해 온 한국 유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베이징중의학대학교 정문

2007년 3월초 처음 중국땅을 밟은 세기 씨는 랴오닝(遼寧)성의 선양(沈陽)에서 처음 중국어를 배우고 어학 기초를 다졌으며, 한국으로 돌아가 군대를 제대한 후 2010년도에 베이징중의약대학에 늦깎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지금은 벌써 중의대 5년차로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지만 처음 중의학 공부를 시작했던 때를 떠올리며 “학과 특성상 고문(古文)도 많고 무엇보다 중국인의 문화와 생활, 철학적인 사상들이 모두 응집된 학문이다 보니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는 고백을 털어 놓았다. 그리고 많은 학문 중에서도 왜 중의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나의 성 명(明) 씨는 원래 중국의 성씨였고 명씨대종회에서 매년 충칭(重慶)시에 있는 예릉에 시제를 드리러 갈 만큼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친근한 나라였다. 동양의학이라는 학문 역시 중국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나의 뿌리이자, 동양의학의 큰 부분인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올해 7월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 세기 씨는 대학원 진학과정에서 겪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지도 교수님의 동의가 없으면 시험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대학원 진학이 어렵다. 전공과목이 중의부인과다 보니 지도 교수님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중의부인과 특성상 환자들이 남자 의사를 꺼려할 수 있어 남자 학생들을 잘 받지 않는다. 하지만 삼고초려해 몇 번이고 교수님을 찾아갔고, 급기야 A4 3장 분량에 달하는 장문의 중국어 편지를 드린 후에야 교수님의 마음을 움직여 간신히 선택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의학도로서의 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기 씨는 “석사 과정을 통해 교수님 밑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고 싶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병원에서 환자를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환자의 마음까지도 움직여 몸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도 어루만져주는 환자 앞에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멋진 포부를 밝혔다.

중의대 학술동아리 ‘신농본초’ 활동을 통해 세기 씨는 야산 약초채집차 중국 농가를 둘러보며 한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중국의 곳곳을 다녀보았다. 그러면서 진솔한 중국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겉모습에 치중하는 시간보다는 일 그 자체와 사람 자체의 인성을 더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중국은 사람이 많다 보니 그 만큼 다양하고, 사람이나 문제를 대하는 관점 역시도 다양해 한국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최저와 최고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나라인 것 같다”라고 세기 씨는 말했다.

중의가 한의와 가장 다른 점으로 세기 씨는 “중의는 서양의학과의 협진 체계가 아주 잘 되어 있다”는 점을 꼽으며, “중국 정부에서 연간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중의우수병동(서양의학과 비교해 치료율이 중의가 더 높은 질병)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날로 발전해 가고 있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호주에서 중의학 지위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등 해외에서도 점점 중의학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의사자격(양의 및 중의)을 취득한 외국인에 대해 중국 내 의료활동을 허가함에 따라, 중국 내에서 외국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길도 열리기 시작했다”고 자신을 포함한 중의학도들의 꿈이 제대로 펼쳐질 수 있게 된 것에 기뻐했다.

서양의학이 인류 건강 증진에 공헌한 바는 지대하지만 현재 한계에 달했다는 견해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따라서 서양국가에서도 중의학과 같은 동양의학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많은 연구들도 진행 중이다. 세기 씨는 “중의학은 이제 빛을 보고 발전하는 단계에 올랐다. 앞으로 많은 성과들이 거듭되어 인류의 질병치료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며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누구보다 확신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가끔 한국 유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들려올 때가 있다. 수업 일수가 모자라 정학 처분을 받았다든가 부진한 성적으로 졸업이 어렵다든가 하는 소식은 학생의 본분을 망각한 부끄러운 행동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명세기 씨의 늦깎이 학업 도전과 꿈을 향한 여정은 우리에게 뭉클한 희망을 주는 동시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한국 유학생들을 기억하게 한다. (조미경)

원문 출처: 인민망(人民網) 

(Web editor: 軒頌, 樊海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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