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11:42, December 15, 2015
[인민망 한국어판 12월 15일] 2차 대전을 겪은 한 군인이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은 한 명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전쟁이 군인 한 명에게 남긴 상처도 이렇듯 사라지지 않는데 난징대학살 피해자가 받은 상처는 뼈에 새겨질 만하다.
참혹한 전쟁에 대한 난징대학살 생존자들의 기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얼굴을 검게 칠하는 방법으로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양추이잉(楊翠英) 할머니는 얼마 전 신문에서 파리 연쇄테러와 터키 러시아 전투기 격추 소식을 접한 후 곧 전쟁이 일어나겠다는 생각에 심지어 쌀을 사다 나르기도 했다. 딸이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할머니를 위로하자 그제서야 평화가 자신을 떠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국가 최고 기념행사에 대한 감회도 난징대학살 생존자들은 남다르다. 작은 아버지와 삼촌 두 분을 잃은 거다오룽(葛道榮) 할아버지는 올해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쿠창(哭牆, 울음벽)’을 찾았다. “이곳은 매년 오는 곳이지만 올해는 감회가 더욱 새롭다. 왜냐면 이전에는 집안 제사였다면 지금은 국가 제사이기 때문이다”라고 거다오룽 할아버지는 말했다. 한 사람의 아픈 기억을 국가가 되새기고 또 세계기록유산에 올려진다면 더욱 보편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이 제정되고, 난징대학살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일은 한 줄기 빛이 어두운 역사의 한 곳을 비추는 것과 같다. 역사란 너무도 방대하고 그 기억 또한 저 밑바닥까지 겹겹이 쌓여 깊은 상처는 파묻어 버리기 쉽다. 하지만 바로 그 상처가 후손들에게는 가장 큰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30만 명의 희생자는 단순한 통계 수치가 아니라 한 생명, 한 생명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을 짓밟고 학살한 피비린내가 여전히 역사의 어두운 모퉁이에 묻혀 있다.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계속해서 가장 어두운 모퉁이까지 빛을 비추어 죄를 직시하게 하고 씻을 수 있게 해 다시금 참혹한 역사적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난징대학살을 되새기는 일은 분명 인류 운명공동체의 책임인 동시에 인류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일에 누구보다 먼저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참혹한 현장을 직접 겪은 우리는 그 누구보다 동포들의 비참한 죽음과 삶의 터전이 짓밟히는 고통을 잘 안다. 그리고 적에 대한 적개심과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마음도 가장 잘 이해하며, 이러한 전쟁이 영원히 역사로 남길 가장 바란다. 우리가 가장 격식을 갖춘 태도로 난징대학살을 대하고, 한 생명, 한 생명의 고통을 져버리지 않는 동시에 인도주의적 관심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민족의식은 더욱 승화될 수 있다.
난징대학살은 국가의 기억이자 세계의 기억이다. 하지만 이것이 항일전쟁사 연구의 결론이 아닌 항일전쟁에 대한 관심과 연구 및 진술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항일전쟁 군인 출신 작가 아룽(阿壟)은 중국은 피로 쓴 ‘위대한 작품’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선열의 고함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하다. 우리를 비롯한 후손들에게 지속적으로 피로 쓴 기억을 이어나갈 때 치욕과 분기로 격동하는 민족정신의 원동력을 계속해서 얻을 수 있고 나아가 중화민족은 영원한 인류 평화의 수호자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번역: 조미경)
원문 출처: <인민일보> 12월 14일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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