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0  中文·韓國

[韓전문가 양회 시각] 중국 ‘양회’의 심화개혁을 보는 한국의 시각

By 이희옥(성균관대 교수/ 중국연구소장)

09:30, March 20, 2014

이희옥 교수
매년 3월이면 예외 없이 세계는 중국을 주목한다. 왜냐하면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이하 정협) 즉 ‘양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관심을 더욱 지대하다. 중국정부는 금년 ‘양회’를 통해 국정운영의 방향의 중국내외에 밝혔다. 그 핵심은 개혁이었다. 리커창 총리가 <정부공작보고>에서 개혁이라는 단어를 77회나 언급했고 폐막기자회견에서는 ‘독사에 물린 손목을 잘라내는(壯士斷脘)’ 개혁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이래 ‘개혁’은 언제나 중요한 정치적 화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양회에서 개혁이 다시 크게 주목받았던 이유는 개혁을 업그레이드 한 전면적 심화개혁(deep reform)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사실 ‘심화개혁’은 그동안 중국의 부상을 이끌었던 기존의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고 새로운 모색이 필요한 시점에서 제시되었다. 이것은 시장화와 도시화를 강조했던 18기 3중전회에서도 이미 확인된 부분이다.

중국의 심화개혁의 비전은 9대 중점과제로 나타났다. 즉 중점분야 개혁에서의 돌파구 마련,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 내수육성, 농업현대화 및 농업개혁, 인간중심의 신형 도시화, 경제구조의 고도화, 교육·위생·문화 강화, 사회보장의 확충 등 민생개선, 생태문명 건설 등이다. 사실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개혁의 피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개혁비전은 개혁을 지속하는 한편 그 열매를 국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실사구시(實事求是)와 민생제일주의의 정신을 담고 있다. 그리고 모든 국가에서 개혁의 성패는 비전과 함께 이를 실행할 조직을 구비하는 제도화에 달려있다. 이미 중국은 1월말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를 설립했고 여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조장을 맡았으며, 국무원 총리를 비롯해 당 중앙의 핵심인사들이 조원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양회를 통해 대표적인 경제통인 류허(劉河)등 20여명 노련한 전문가들을 실무기구에 배치했다.

한국에서 이번 ‘양회’를 주목했던 실제적인 이유의 하나는 금년도 중국경제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한국경제의 출로를 모색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는 25%에 달하고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한국의 전체 경상수지 흑자보다 많다는 점에서 중국경제는 한국경제정책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이번 인대에서는 금년도 국내총생산(GDP)목표를 전년과 동일한 7.5%로 잡았다. 외부에서는 이를 두고 경착륙의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지만, 오히려 시장에 안정감을 주는 한편 구조조정도 지속하겠다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중국이 7%대 중(中)성장을 하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다. 더구나 수 십년간 지속되어온 가공무역과 고정자산 투자 중심의 고도성장은 중국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더 이상 바람직한 현상도 아니다. 다만 발전패러다임을 단기간에 급격하게 내수중심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회에서도 '안정 속의 발전(穩中求進)’노선을 채택했고 고정자산 투자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경제구조의 고도화는 청년과 농민공을 포함한 실업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면서 사회안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개혁이 후퇴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오랫동안의 미루어왔던 금리자유화,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위안화 자유태환 및 예금보호제도 도입 등 금융체제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부세계에 ‘황금밥통’으로 비쳐졌던 금융·석유·전력·철도·전신·자원 등 국유부분에 대해서도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여 보다 투명하고 경쟁력을 지닌 국유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양회기간에 리커창 총리가 부패에 대해서는 무관용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나 시진핑 주석이 호랑이와 파리를 구분하지 않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것도 사실은 시장화개혁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시장에서 행위자를 늘리면 기득권의 특권을 줄일 수 있고, 부패와 지대추구행위(rent-seeking)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부패척결은 심화개혁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개혁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영역에 대해서는 도농간, 지역간, 소득간 격차를 해소하고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북방에서는 겨울에 아직도 솜 모자와 솜옷을 입고 자는 것은 정부의 아픔’이라고 밝힌 리커창 총리의 발언은 민생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 이번 양회의 회의정신임을 웅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정부가 민생이 곧 최대의 정치라는 점에서 ‘삶의 질’에 대한 손에 잡히는 성과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즉 이번 양회에서 스모그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물론 스모그현상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고 중국의 노력만으로 극복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모그 현상은 주민의 건강권과 주거권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이를 방치할 경우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양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과거 가난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이 오염에 대해 선전포고를 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2015년까지 약 473조원(한화)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할 것임을 예고했다.

외교부분은 양회의 성격상 특별히 새로운 정책방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왕이(王毅)외교부장이 ‘양회’기간 동안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신형대국외교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리커창 총리도 폐막 기자회견에서 "현명한 자는 서로 같은 것을 추구하고, 우둔한 자는 서로 다른 것을 추구한다"(智者求同 愚者求異)고 강조하여 국제사회의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중일관계에 대해서는 "역사·영토문제에서는 어떠한 타협의 여지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일본의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그리고 한국의 최대관심사였던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하는 것이 중국의 한반도정책의 레드라인이라고 제시했다. 이것은 주변국가들에게 냉정과 자제 그리고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만이 항구적 평화에 이르는 길’이라고 밝혀 향후 중국의 비핵화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하여 주변국가들이 중국의 의지를 오판하지 않도록 했다.

이번 양회는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체제이행의 함정’과 ‘중진소득국가의 함정’이라는 두 개의 함정을 돌파해야 하는 전환기적 의미를 지니는 회의이다. 신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의 축제분위기에 비해 비교적 차분하게 그리고 내실 있게 진행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해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중국의 개혁정책은 한국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이다. 근거 없는 중국위협론으로는 한국의 활로를 찾을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의 표현대로 한중양국은 운명공동체이다. 따라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상호이해를 증진시키고 윈원(win-win)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양자관계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할 수 있는 트리플 윈(triple wins)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한중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Editor:孙伟东、赵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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