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6  中文·韓國

중국통의 고찰<16> 표민찬 서울시립대 교수 편 (2)

  10:44, May 30, 2013

▷ 중국이란 나라가 워낙 커서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현상 하나를 보고 ‘이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중산층 비중이 증가하면서 중저가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저가 브랜드가 중산층 수준에 맞춰 상품을 내놓는다면 브랜드 이미지가 낮아 중산층을 공략하기 힘들 것이다. ‘프루글이노베이션(frugal innovation, 저비용 혁신)’이라는 것이 있다. 이노베이션, 즉 혁신이라는 의미인데 제품의 기능, 성능을 줄여 제품을 저가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현재 프루글이노베이션이 필요한 시기다.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에 기능만 줄여서 중저가로 내놓는다면 중국의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매스 마켓(mass market)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란 나라는 고가 브랜드 이미지가 정말 필요한 나라이다. 중국의 상류층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그 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제품이 립스틱 효과에 의해 중저가로 내려올 수는 있어도 그 (고급 브랜드) 마켓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중국이란 국가는 워낙 크다. 상류층과 중산층을 양쪽 다 공략하는 복합적인 전략을 짜야지 어느 한 계층만 생각하는 것은 지금 중국 경제가 내수중심이니 소비시장만 공략하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라 대부분의 산업이 립스틱 효과를 누릴 수 있겠으나 브랜드가 고급 이미지를 갖춰야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것이다.

▶ 중국 정부의 ‘제 12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국유기업 개혁을 통해 민영기업과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유기업과 민영기업 사이에는 어떠한 문제점이 있나?

▷ 현재 중국은 국유기업에 자금이 몰려 민영기업이 자금을 구하기 힘든 구조다. 그러나 국영기업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힘들다. ‘빅브라더 이펙트(big brother effect)’에 따르면 ‘큰 형님’이 있으면 산업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하나 있는데 이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퇴직하고 중소기업으로 갈 수도 있고 대기업의 발주(發注)를 받아서 중소기업이 크기도 한다. 기술전파로 인해 중소기업이 더 발전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긍정적 효과도 발휘될 수 있는데, 국유 기업 발전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국하고는 시장의 규모가 다르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 시장은 크지 않아서 ‘큰 형님’ 둘이면 시장을 잠식한다. 그러나 중국 시장은 ‘큰 형님’ 몇 개 있다고 시장이 잠식되지는 않기 때문에 ‘큰 형님’의 존재가 중국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는 산업마다 달라서 어떤 산업은 민영기업과의 경쟁이 필요할 때도 있다. 국유기업을 키워 대기업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도 있고 민영기업을 키워 경쟁을 붙여야 할 산업도 있는데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기업을 키워 성공할 수 있는 산업인지, 민영기업을 키워 경쟁을 붙이는 게 유리할지는 중국 정부가 잘 판단할 문제다. 중국 정부가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정책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이 문제도 잘 판단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국유기업의 발전속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기업 자체의 문제이기 보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제거한다면 중국 국유기업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 중국이란 국가의 저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 ‘없는 게 없다’는 것이 중국의 저력 아닐까. 일단,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에는 저가의 질 높은 노동력이 있다. 중국에는 인재도 많다. 유학 시절에 보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 중에 중국 학생이 굉장히 많았다. 또한, 매년 600만 명의 대졸자가 배출되고 있다. 중국에는 석탄, 희토류 등의 자원도 많다. 자금력도 대단하다. 3월 기준으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3조 4400억 달러(약 3882조원)라고 하더라. 모두가 알다시피 땅도 넓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잠재력이 무한하다. 다만, 지금 부족한 것은 소프트파워다. 사실 중국은 소프트파워 강국이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파워가 한 곳에 머물러 있지는 않다. 인도가 헤게모니를 잡았을 때도 있고, 산업혁명 때는 유럽이 쥐었다가, 미국으로 넘어갔다. 소프트파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서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소프트파워가 필요하다. 시대에 맞는 소프트파워가 필요하다는 뜻인데, 중국이 언젠가는 다시 소프트파워 강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표 교수가 삼성경제연구원에 재직할 당시, 중국은 13%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면 성장률이 8%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보고서를 썼는데 전세계 어느 기관도 그렇게 전망하지 않았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후 중국의 성장률은 실제로 8%대로 떨어졌고 이 때문에 그의 보고서가 주목을 받았었다.

표 교수는 특파원을 하면서 현지에서 몸으로 느끼며 키운 ‘현지감각’이 중국 경제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또한, 연구원에 재직하며 얻은 정보들이 지금 강의를 할 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의 다양한 이력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표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인생의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서 무엇을 하려고 하지 말아라.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길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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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editor: 刘玉晶, 軒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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