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0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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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白酒 익는 소리

14:56, November 06, 2012

서양의 주신(酒神)이 디오니소스라면 동양의 주신(酒神)으로는 중국의 시인 이백(李白)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태백(李太白)이라는 자(字)로 더욱 친숙한 이백은 술을 마셔야만 시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두보(杜甫)의 시 《饮中八仙歌 (음중팔선가)》의 한 구절인 “李白一斗詩百篇 (이백은 술 한말에 백 편의 시를 짓네)”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소문난 애주(愛酒)가였는지 알 수 있다.


이백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 – 달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을 그린 그림

이백에게 있어 술은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자 시를 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래서 인지 이백은 월하독작 (月下獨酌), 권주가 (将进酒)와 같이 술과 관련이 깊은 시를 참 많이 썼다. 시선(詩仙) 이백을 이토록 홀린 중국의 술은 언제 처음 빚어졌을까? 두캉주(杜康酒)의 주인공인 두캉이 술을 처음 빚었다는 전설로 미루어 볼 때 적어도 4200여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중국은 술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중국을 여행하는 애주가들이 기차가 서는 곳마다 내려서 그 지역의 술을 맛볼 수 있다고 하니, 그 다양함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전통술은 크게 백주(白酒)와 황주(黃酒) 두 종류로 나뉜다. 백주는 우리나라의 소주처럼 가열하여 증류시킨 술로 무색 투명하고, 수수 즉 고량(高粱)으로 만들어져 흔히 고량주라고 부른다. 고량주도 알고 마셔야 더 맛있는 법이다. 달 밝은 밤 홀로 술을 마시며 시를 썼을 이백을 떠올리며 중국 백주(白酒)에 취해보자.

1. 마오타이 (茅台)

중국의 가장 유명한 곡주인 마오타이는 꾸이저우(贵州)의 마오타이전(茅台鎭)이 원산지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그 맛에 반했고, 김일성이 응접실에 비치했다고 해서 우리의 귀에도 낯설지 않은 술이다. 특히, 마오타이 그 특유의 향으로 유명하다. 잔이나 병에 가득 채우고 비웠을 때 그 향이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있어서 ”空杯香(빈 잔의 향)”이라고도 불린다. 수수와 누룩을 주원료로 1년 동안 8번 찌고 9번 말려서 만들고, 최소 3년 이상 숙성을 거쳐야 상품성이 있을 정도로 마오타이는 제조과정이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맑고 깨끗하고 깊지만 부드러워 자극성이 없는 장향형(酱香型) 백주다.

2. 五粮液(우량예)

마오저뚱 (毛泽东)이 마오타이를 즐겨 마셨다면, 우량예는 덩샤오핑 (邓少平)이 즐겨 마셨던 술로 유명하다. 명나라 초기에 쓰촨(四川)성 이빈(宜宾)에서 처음 만들어진 우량예는 그 이름처럼 소맥, 쌀, 옥수수, 고량, 찹쌀 다섯 가지 곡식을 발효시켜 만들었다. 색은 맑고 투명하며 마신 후 기어들어갔다가 다음날 멀쩡히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도수는 세지만 뒤끝이 없는 농향형(浓香型) 백주다.

3. 수이징방 (水井坊)

청두(成都)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술 빚는 수공업 장’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수이징방의 이름을 따온 술 수이징방은 수정같이 투명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히 진한 향을 가지고 있는 술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국가대표선수단 공식 축하주로 지정되어 이름을 날린 바 있다.

4. 얼궈터우(二锅头)

다른 유명 백주만큼 가격이 비싸지는 않아 서민들에게 사랑 받는 베이징 전통 백주 얼궈터우는 청나라 말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베이징 전통 특산물로 자리매김했다. 2~3위안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고 기름기 많은 중국요리와도 잘 어울려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중국 아저씨들 사이에서 인기만점이다. 최근에는 청화자기에 담아낸 고가의 얼궈터우도 출시되고 있다.

5. 찌엔난춘지우 (剑南春酒)


시인 이백의 고향인 쓰촨(四川)성 미엔주(绵竹)의 전통술인 찌엔난춘은 당나라 때 황실에만 바쳐져서 “찌엔난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찌엔난춘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찌엔난춘을 마시고 싶었던 이백은 돈이 부족하자,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찌엔난춘 한 통과 바꿔 마셨다고 하여”解貂赎酒”라는 말도 전해진다. 생산규모는 중국 백주 가운데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찌엔난춘는 진한 향기와 깊은 여운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지선 기자

Print(Editor:赵宇、周玉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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