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1월 9일] 수십 년 전 미국이 자행한 대규모의 핵실험이 태평양 중부 지역에 있는 마셜제도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했다는 보도가 국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1946년부터 1958년까지 미국은 마셜제도에서 대규모의 핵실험을 자행하고 방사능 핵심 정보를 숨겼다.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당시 핵폐기물을 매립한 ‘석관(石棺: 돔 구조물)’에 균열이 나타나면서 잔여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 마셜 정부는 여러 차례 미국과 교섭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국 측은 이를 거절했다.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장편 심층 조사 ‘미국, 마셜제도 배반…핵 재난 후폭풍 예고’ 발표
美, 67차례 핵 폭발 실험…오염, 수백 년 지속
태평양 중부에 있는 마셜제도공화국은 120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1947년, 유엔은 미국에 마셜제도의 신탁통치를 위임했다. 1986년, 마셜제도공화국은 독립을 선언했다. 미국은 마셜제도 서북부에서 가장 넓은 비키니 환초(環礁: 산호섬)와 에네웨타크 환초를 핵 실험장으로 선택했다. 1946년, 미국은 비키니 환초에 들어와 총포로 주민들을 위협, 200km 떨어진 섬으로 이주시켰지만 그들에게 핵실험 의도를 알려주지는 않았다.
미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946년부터1958년까지 미국은 마셜제도에서 67차례의 핵 폭발 실험을 했다. 폭발로 인해 일부 섬이 사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났다. 한편 방사능에 노출된 섬 주민들은 탈모나 구토 등 심각한 방사능 중독 증세를 보였고, 주변 섬 주민 수십 명이 단기간 내에 암이나 백혈병 등으로 사망했다.
핵실험을 마친 후 미국은 핵폐기물을 실험 때 생긴 구덩이에 묻고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조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마셜제도에서 생화학 무기 실험도 자행한 바 있으며, 네바다주 핵실험장의 방사능에 오염된 흙 130여t을 마셜제도에 무단 투기했다.
2019년 7월, 컬럼비아대학교의 한 프로젝트팀은 연구를 통해 마셜제도 일부 섬의 방사성 물질 수준이 상승했으며, 마셜제도의 방사능량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등 방사능 유출 지역 인근의 흙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문가는 이들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랜덤 효과가 있긴 하지만 현지 주민들에게 잠재하는 위험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핵폭탄 폭발로 방출되는 에너지는 거대한데 핵실험이 현지 주민과 생물에 미치는 위험은 주로 순간적인 광열 방사선, 충격파, 입자 방사선 및 후속적인 장기간의 방사성 오염에서 비롯된다”고 중국과학원 원자력안전기술연구소 소장 우이찬(吳宜燦) 원사는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국 매체는 매립장의 원형 구조물에 이미 균열이 나타났으며, 기후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방사성 물질 유출 위험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우 소장은 “이 ‘석관’을 이용해 방사능에 오염된 흙을 밀폐한 것은 임시적인 조치일 뿐 절대로 영구적인 해법은 될 수 없다”면서 “방사성 물질이 흙 속으로 침투했기 때문에 어떤 것은 반감기(half-life)가 무려 수백 년, 심지어 수만 년에 달할 것이므로 만일 ‘석관’에 금이 간다면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일 유출되면 방사성 물질이 인근 해역이나 석호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또 다시 고향을 떠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대규모 유출로 인한 심각한 해양 오염은 인근 태평양 해역, 심지어 더 큰 범위의 생물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 소장은 우려했다.
결과, 누가 책임져야 할까? 책임 전가하는 美 정부
마셜제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수십 년간 핵폐기물 매립장에 대한 경각심과 매립장이 에네웨타크 환초에 거주하는 주민에 미치는 잠재 위협을 호소해 왔다. 이들은 현지의 석호에서 고기를 잡거나 환초에서 야자 등의 과일을 따는 주민들이다. 하지만 마셜제도의 생태계와 주민들에게 끼친 엄청난 피해에 대해 미국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매립장이 마셜제도에 있으니 현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988년, 국제 법정은 미국이 마셜제도에 23억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미국 의회와 법원은 모두 이 판결을 거부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한 증거 문건에서 미국은 400만 달러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리(朱立) 칭화대학교 방사선방호판공실 상무부주임(원자력 안전 엔지니어, 환경공학 엔지니어)은 인민망과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상황에서 핵실험 지역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핵실험을 했다면 원자폭탄을 일본의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과거에 자행했던 핵실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소시효가 있다면 이는 무한 공소시효여야 한다. 그 섬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대해 그들에게 필요한 경제적 원조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그들은 오염된 곳들을 무제한 개방하는 조건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 미국은 기술 능력도 있고 경제적인 능력도 있다. 다만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느냐 아니냐를 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의회는 에너지부에 마셜 매립장의 실태를 조사해 2020년 6월 중순 전까지 조사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매체는 미국이 재조사를 하겠다고 선언한 시점은 마셜제도와의 ‘자유연합협정’을 연장할 것이라고 선언한 후라고 분석했다. 자유연합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마셜 정부에 자금을 제공하고, 마셜제도 주민들이 미국을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을 허용한다. 한편 마셜 정부는 미국이 환초 한 곳에 전략적 군사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허용한다. 자유연합협정은 2023년이 되면 만기 재계약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수년째 끌어오다 이제 와서 갑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척 조사를 실시하는 미국이 과연 마셜제도에서 자행한 핵실험으로 인해 생긴 구덩이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셜제도의 주민들이 고통 속에서 신음하도록 계속 내버려 둘 것인가? 미국 매체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人民網)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王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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