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1월 10일] 미군이 드론을 사용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살했다. 이로 인해 촉발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1세기 이래 가장 충격적인 군사 모험 행위 중 하나라고 할 만한 이번 행동은 미국이 패권을 제멋대로 휘두르고 있음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한편 미군이 이번 행동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정확한 정보 입수에 있다.
이 배후에는 사람들이 종종 간과하는 현실이 있다. 70여 년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정보능력은 가장 막강한 경쟁력 우위를 가진 미국의 국력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는 미국의 ‘궁극적 살인 무기’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사건 발생 이후 미군의 이번 행동을 뒷받침한 정보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군이 솔레이마니 측근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최종적으로 그의 행적을 확보했다는 소문도 있고, 이라크 민병대나 이란 내부에 미국 첩보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혹자는 미군이 솔레이마니의 현장 내 지휘통신시설을 근거로 정확한 위치를 입수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의 과거 유사한 행동 정황으로 비춰볼 때 단일 정보는 미국 군사정보기관이 추적 목표와 ‘참수 작전’ 목표를 확정하는 신뢰할 만한 근거가 아니다. 미국 정보부처는 통상적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상호 조합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목표의 위치를 정해 성공률이 가장 높은 시기를 선택한다.
이번 사건 및 미국의 근래 ‘참수 작전’으로 볼 때 정보력에 기반한 정확한 군사행동이 미국의 정규적인 작전 방식이 되고 있으며, 정보 패권은 미국의 가장 근본적인 패권 능력의 일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시기부터 정보능력 건설을 중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3단계 비약을 이루어냄으로써 현저한 시스템적 우위를 가지게 되었다.
첫 비약은 ‘진주만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의 기습공격으로 인해 미국 국내는 정보 조기경보의 중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고, 곧이어 정보에 기반한 국가 안보 결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또 다른 ‘진주만 위기’ 방지를 핵심 목표로 정하고, 상대방의 암호 통신 해독을 정보능력 건설의 중점으로 설정했다. 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은 전신 부호 암호 해독을 통해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탑승기 격추 및 미드웨이 해전 등 유명한 전투 사례를 만들어냈다.
미국의 정보능력은 냉전 시기에 2차 비약을 실현했다. 소련 지역의 광활함에 따른 정보 입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전천후 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은 태평양 해저에 감지 센서를 설치하고, 고공 정찰기를 개발하고, 정찰위성을 발사했다. 또한 소련 매체에 대한 분석 및 첩보원 침투를 통해 소련의 상황에 대해 훤히 꿰뚫게 되었다.
이 시기 미국 정보기관은 순평가, 국가정보평가 등 숙련된 정보분석 방법을 개발해 분석력과 예측력에서 질적 비약을 이루어냈다. 기밀이 해제된 관련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이 시기 소련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어 외국보다 소련의 주요 결함과 단점을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사건은 미국의 정보력이 3차 비약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s)의 위협에 마주해 미국은 국가안보능력 건설의 중점을 기존의 군비에서 정보에 기반한 ‘정찰·타격 일체화’로 전환했다. 이 시기, 미국 정보기관은 사상 초유의 자금 지원과 정책 편향을 바탕으로 미국 정보계를 위해 헌신하는 첨단기술 청부업체를 대거 육성해냈다. 미국 정보행동의 중점은 인터넷으로 전환됐고, 대량의 기기 보조에 힘입어 정보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정보 추적과 추적력이 또 다시 질적 비약을 이루었다.
현 세계에서 미국의 정보력은 이미 패권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정보력 우위는 이미 전략 억지력으로 전환되었고, 정보 이외의 분야로 응용될 수 있다는 것. 미국의 전략목표로 볼 때 미국의 시스템화된 모니터링과 침투, 사이버 공격과 사회공학 능력에 대해 개인은 무기력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쉽게 도감청이나 추적되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국은 스펙트럼 센싱을 운용해 목표물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고, 행위 학습 방식을 통해 목표물의 반응을 사전에 알 수 있어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미국의 동맹국에 있어 미국이 입수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 자원이자 자국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데 대체 불가능한 ‘안전장치’가 되었다. 정보에 기반한 전략적 의존은 국가들이 미국의 통제를 벗어날 수 없고 진정한 전략적 자주를 실현할 수 없게 만드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미국의 정보 패권이 전혀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패권의 최대 결함은 너무 강하고 지나치게 포악해 비인성적인 존재가 됐다는 점에 있다. 정보 패권 및 이로 인해 형성된 ‘딥스테이트(Deep State·배후에 숨은 권력집단)’가 미국의 이른바 삼권분립제도를 잠식하면서 미국 국내에 갈수록 치열한 배척 정서를 일으켰다. 에드워드 스노든 등 정보시스템의 내부 고발자들은 미국 정보 패권의 부산물이다. 이런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이는 미국 정보 패권의 합법성을 내부에서 와해하고 있다.
여타 많은 국가들도 정보 패권을 통해 가치관적인 부분에서 미국의 이중잣대를 인식하면서 더 이상 미국의 이른바 ‘보편적 가치’를 믿지 않게 되었다. 유사한 사건은 각국 정부가 현재 세계의 국가 간 경쟁은 결코 그 잔혹한 본질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진정한 힘겨루기는 때로 가장 은폐된 부분에서 나타난다. 모든 국가는 최고의 능력 비축과 최악의 상황을 각오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 (번역: 이인숙)
리정(李崢):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미국소 부연구원
원문 출처: 환구시보(環球時報)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正, 王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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