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5월 7일] 인종주의는 미국 사회 곳곳에 만연하는 ‘전염병’으로 수 세기 동안 유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치료법과 백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관한 재판이 열릴 무렵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또 발생해 전 세계적 공분을 샀다. 미국에서 이런 사건의 중복은 공교롭다고 하기 어렵다. 계속되는 악성 인종 폭력 사건은 미국의 양심을 끊임없이 고문해 미국 사회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미국에서 드러난 악성 인종차별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그 이면에는 더욱 보편적이고 체계적인 불평등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1년여 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물속에 숨어 있는 거대한 괴물의 실체가 드러났다. 아프리카계, 라틴계 등 미국 내 소수 민족들은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 많은 데이터에서 나타났다. 경제∙사회적 자원 점유에 있어서 미국 내 여러 인종 간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불균형이 그 배후로 지목된다.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HHMI)의 부소장은 “우리 아프리카계 종족은 식료품 황무지, 교통 황무지, 교육 황무지 등 건강에 유리한 사회적 요건을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미국 카이저패밀리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의 연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의료보험이 없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비율은 백인 미국인의 1.5배에 달했다. 의료보험이 없는 라틴계 미국인의 비율은 백인 미국인보다 무려 2.5배 이상 높았다. 비싼 치료비로 인해 많은 소수인종들은 치료를 포기한다. 설령 병원의 치료 과정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소수인종이 당하는 불평등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연구에서 아프리카계 환자들은 백인 환자가 받는 치료 수준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소수인종들은 체계적인 경제적 불평등에 직면해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FRBNY)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41%가 도산한 반면 같은 기간 백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도산율은 17%에 그쳤다. 미국의 정치 전문 일간 폴리티코(politico.com)는 이에 대해 분석한 후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경제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용상황이 비슷한 백인에 비해 아프리카계는 대출 거절을 당하기가 더 쉽고, 설령 대출을 받았다 하더라도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 경제∙사회의 여러 부분에서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18세 이하 미성년자 중 유색인종의 비율은 약 3분의 1이다. 하지만 구금된 미성년자 전체 규모에서 유색인종은 3분의 2를 차지한다. 아프리카계가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은 백인의 3배에 달한다. 백인 가정의 자산 중위수는 아프리카계의 42배, 라틴계의 23배다. USA투데이(USA Today) 웹사이트는 지난해 1분기 미국 백인 가정의 주택 보유율은 73.7%인 반면 아프리카계 가정의 주택 보유율은 44%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FBI 요원 1만 3천 명 가운데 아프리카계 요원은 4%에 불과하고, FBI 업무 교육에서 아프리카계 신청자의 탈락 비율은 백인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높다. 인종주의의 생채기는 수 세기에 걸친 압박적 제도와 인종주의 행위로 생긴 것이며, 이런 문제는 미국 곳곳에 깊숙이 뿌리 박혀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많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다수 미국인이 현재의 인종 현황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책 결정에서 인종 불평등 문제와 관련된 많은 개혁 조치는 늘 정치적 논리에 의해 무산되고 있다. 일례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 발생 이후 나온 경찰의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법안은 아직까지도 의회에 계류돼 있다.
현재의 미국 정치는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인종차별로 인한 생채기를 봉합하고 인종적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기도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심지어 공공연히 극우익 사상을 껴안은 채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와 말장난을 하면서 ‘백인 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래 아시아계 미국인이 당하는 차별과 불평등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오랫동안 존재해 온 아시아계를 표적으로 한 차별과 편견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정치인이 배타주의의 악질적인 시범을 보인 것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외교관이 국제적인 장소에서 미국의 인종주의 위기를 시인했다는 이유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한 우익 정치인의 집중적인 공격을 당했다. 이런 현상은 정치 프리즘이 일부 미국인의 인종주의 문제를 대하는 시선을 왜곡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이 약 400년 동안 부르짖은 인종적 정의를 요구하는 외침을 언급하며 인종 평등 증진은 임기 내 4대 우선 사항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는 데자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12년 전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해 미국 사회에 이와 비슷한 기대감을 품게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뒤의 역사는 인종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필요한 것은 기개 넘치는 정치적 발언보다 훨씬 많은 것이 필요함을 방증했다. 오늘날 갈수록 심화되는 미국 내 인종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권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유엔인권이사회가 미국 인권보고서를 심의할 때 110여 개국이 미국의 인권문제를 비난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런 현상들에 마주해 미국이 실질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인권 신화’는 한낱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전락할 것이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망(人民網)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正, 吴三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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