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PC가 보급되면서 세계에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열풍이 불었다. Swf 플래시 확장자 파일의 저화질 게임, 사용자 선택으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은 ‘당시의 Generation Z’ 사이에서 인기를 구가했다. 한국에서는 야후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를 통해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왔다. 당시에는 센세이션, 현재는 노스탤지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를 지닌 콘텐츠다. 중국의 그래픽 디자이너 주즈창(朱志强)이 만든 ‘샤오샤오’는 한국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중 하나였다.
공자, 맹자 등 역사 속 인물이 캐릭터로 등장해 청년들을 재치있게 훈계하는 콘텐츠도 있었다. 최인호가 쓴 역사소설 <유림>의 홍보용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3편까지 만들어지며 높은 트래픽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대하소설에 관심이 저조한 청년층이 역사소설에 관심을 갖게 한 콘텐츠의 효시였다
플래시게임을 즐기던 유년의 Gen Z들은 이제 2030 청년들이 됐다. 그리고 미디어 생태계는 상전벽해를 거듭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 LTE를 거쳐 5G로의 이행, SNS 활성화 등 뉴미디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디어도 변했다. 짧고 재미있게 소비되는 숏폼 기사, 독자가 직접 버튼을 클릭해 읽는 인터랙티브 기사가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뉴스의 형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짧은 시간 내에 시선을 사로잡는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인민일보 온라인 부서는 새로운 뉴스의 형태를 꾸준히 생산하며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특히 뉴스에 관심 없는 아동들과 청년층의 이목을 끄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흔히 뉴스는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는데, 인민일보의 보도 연성화 전략은 뉴스 기피 현상에 대해 나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나라 때 서민들의 생활모습을 그린 그림을 4K 애니메이션으로 복원하기도 하고, ‘meaning of Asian dragon’나 ‘launch in spacecraft’와 같이 흥미에 소구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른바 ‘상록수 콘텐츠’,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내용 생산에 주력하는 셈이다.
효과도 확실하다. 온라인 부서를 관리하는 판류이(范柳依) 인민일보 뉴미디어센터 기자는 인민일보 뉴미디어센터가 총 8억3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게임도 만든다. 중국 굴지의 게임회사 ‘Tencent’와 협업해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고 공동으로 그래픽 디자인에 나서는 등 뉴스 발행에 그치지 않는 종합미디어그룹의 모습을 보인다. 심한 중독성, 학습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탄받던 게임을 의미 전달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것이다. 인민일보는 시의성과 정확성이라는 언론의 본질을 넘어, 재미와 의미에 새롭게 접근하고 있었다. 중국의 미디어 뿐 아니라 세계 미디어 시장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미디어 과밀화 세상이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드물다. 일전에 대중을 놀라게 했던 것들을 재가공해서 다시금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미 다수의 미디어가 그 길을 가고 있다. 인민일보 역시 상록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논어(論語)』 「위정(爲政)」편에서 공자는 스승의 자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 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으면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 지나간 아이디어를 가공해 상록수로 만드는 인민일보의 미래가 주목된다.
글: 중일한 Z세대 미디어 스터디투어 참가자 권민규(한국)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泽, 吴三叶)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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