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1일,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우리 가족은 이날 정오에 보신각종을 타종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는 날, 서울 중심에서 내 손으로 세상을 울리는 종소리는 국가적으로는 물론 나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타종을 마치고 참석한 중국분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열 살 남짓 어린 나였지만 우연한 만남이 아님을 분명 느낄 수 있었다. 긴 시간을 기다려 지켜온 약속과 믿음에 나는 이유도 모르고 눈물이 났다. 내가 언어를 전공하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한자문화권, 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언어 중심으로 공부해 오고 있다. 언어에는 역사와 문화가 담겨있다. 문명의 진화는 사람을 매체로 한다. 수명이 짧은 인간은 문자를 사용하여 기록을 남겨 후세에 전달했다. 우리가 수천 년 역사를 학습할 수 있는 이유는 인간만이 가진 언어라는 독특한 매체가 있기 때문이다. 한자는 현존하는 가장 많은 인류에게 역사와 문화를 전달해 오고 있다.
영어가 선점한 언어 질서는 인터넷이 상용화되며 더 큰 힘을 얻었다. 이제는 모든 분야에 영어 사용이 불가역적 선택 사항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영어권 국가들은 맥락이나 문해력에서 영어 사용의 한계를 절감한다. 반면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언어문화 공동체가 끈끈해지는 현상도 보인다. 한자문화권은 규모나 친밀도가 어떤 언어보다 두드러진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K-culture’가 열풍을 일으키는 지금의 현상은 앞서 중국 중심 ‘한류’에서 비롯되었다. 동질감이 많은 한자 문화에서 시작한 K-culture는 세계화에 성공했다. 나는 여기에 한자권 문화를 융합하고 싶다. 문화와 감정이 닮은 한자권 문화를 체계화하고 싶다. 그래서 언어를 바탕으로 한 문화컨텐츠 개발을 구상중이다. 오늘날 한중일 아시아 3국의 영향력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한다. 제국주의 방식의 영어문화 확산과는 달리 동양문화는 바닥에서부터 사람과 사람이 형성하는 네트워크가 특징이다.
한자문화권의 장점이자 가장 큰 특징은 한자를 중심으로 소통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과 일본어는 어순이 비슷해 뉘앙스를 공유한다. 회화는 어렵지만 한중일은 문자로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다. 물론 동음동의어도 곳곳에 나타난다. 이는 영어의 기본이 되는 라틴어와 유사하다. 다른 점은 라틴어와는 달리 현재 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언어, 한자문화권의 발전은 과거 동양문화가 이끌던 세계 질서를 되찾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14년이 지난 일이지만 중국분들의 말씀 중 ‘감동’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귀에 생생하다. 백여 년 전 외세와 맞서 싸운 후손들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경험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언어공동체 문화공동체 역사공동체로서 아시아는 한자 문화라는 역사유산으로 더 큰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의 역할이 핵심이고 전부이다.
[저자 조이빈은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예정자이자, 싱크탱크 '태재미래전략연구원'에서 근무 중인 인턴생이다. ]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泽, 吴三叶)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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