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화계 추억의 인물 탐구] ‘천재 감독’ ——쉬커

[인민망 한국어판 5월 28일] 쉬커(徐克, 서극)는 중화권 영화계의 거장임과 동시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실력파 감독이다. 그는 중국 영화계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인물이다. 쉬커는 영화계 입문 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갔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다수의 대표작을 완성시키면서 중국 영화계 특수효과 전문가, 영화 제작 과정을 아우르는 천재 감독으로 성장했다.

▌새내기 감독, 세상을 놀라게 하다

쉬커는 1950년 2월 15일 베트남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전쟁 속에서 보내온 쉬커는 당시 세상이 모두 전쟁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1966년 홍콩으로 이민을 가기 위해 탑승한 2시간의 비행은 그의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두 세계의 강한 대비는 그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줬고 영화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69년 쉬커는 부모님의 권유로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의학 공부를 포기하고 영화로 전공을 바꿨다.

청샤오둥(程小東)과 쉬커(徐克) [사진 출처: 신화망]

8년 동안의 미국 유학을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온 쉬커는 드라마 작업을 하며 귀인 청샤오둥(程小東) 감독을 사귀게 된다. 청샤오둥 감독의 추천으로 쉬커는 자신의 첫 번째 영화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 영화가 바로 1979년 개봉한 ‘접변(蝶變)’이다.

해당 영화는 쉬커 감독의 데뷔작이자 홍콩 영화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불러오게 한 영화다. 영화 ‘접변’은 이후 쉬커 감독이 제작한 ‘지옥무문(地獄無門, 1980)’, ‘제일유형위험(第一類型危險, 1980)’과 함께 ‘쉬커의 3대 컬트 영화’로 불렸다.

지금은 그렇게 유명하지 않지만 컬트 영화적 성향이 강한 ‘접변’은 당시 홍콩 영화계를 뒤흔든 폭탄과도 같았다. 당시 데뷔작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관객들의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또한 관객들은 쉬커 감독이 기존 관습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다. 하지만 어둡고 잔혹한 장르, 사회적 비판 등으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우위썬(吳宇森)과 쉬커는 오랜 친구 사이다. ‘3대 컬트 영화’ 흥행 참패 이후 우위썬은 쉬커에게 우선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영화 속에 마음에 내포된 감정을 표현하라고 권고했다.

1981년 쉬커는 흥행 기록을 세운 코미디 영화 ‘귀마지다성(鬼馬智多星)’을 제작했고 금마상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제작 기법을 접목한 해당 영화는 당시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쉬커는 이 영화를 통해 ‘귀재(鬼才)’라는 별명을 얻었다.

▌낭만+무협, 특수효과 전문가

쉬커는 상업 코미디 작품을 통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돌연 무협영화의 꿈을 실현하기로 마음먹는다.

1983년 개봉한 영화 ‘촉산(蜀山)’은 쉬커 감독이 처음으로 제작한 무협영화다. 그는 영화 제작을 위해 영화 ‘스타워즈’ 특수효과팀을 찾아가 영상 속 특수효과 기술을 배웠고 자신의 상상력을 부드럽게 표현해냈다.

당시 홍콩 영화사에서는 필름도색기술을 통해 특수효과를 표현하고 있었는데 당시 쉬커는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레이저를 활용해 캐릭터를 포장했다.

지금 보면 특수효과가 그렇게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쉬커의 구상이 뛰어나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화 ‘촉산’은 흥행에 성공했고 전대미문의 기상천외한 무협세계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또한 특수효과팀을 배양하며 중국 무협영화의 질적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쉬커는 청샤오둥과 1987년부터 함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영화 ‘천녀유혼(倩女幽魂)’ 3부작을 완성시켰다. 당시 언론에서는 두 사람을 ‘옛 것을 현실에 맞게 각색한 판타지 로맨스, 서양 문화를 중국 발전에 이용하는 동업자’라고 평가했다.

‘천녀유혼’ 3부작의 특수효과도 당시 중국 영화계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쉬커는 서양의 특수효과 제작 과정을 도입한 전문 팀을 꾸렸고 일본에서 특수효과를 뜻하는 ‘Tokusatsu’ 영화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은 영화 속 동방의 신비함을 더욱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빛과 그림자의 표현법은 매우 독특했다. 새로운 기법과 고전 기법의 만남, 기이함과 판타지의 균형은 홍콩 영화사(史)에 길이 남을 걸작을 만들어냈다.

영화 속 많은 특수효과 장면은 실제 모형을 만든 후 다양한 촬영 기법과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2010년 후 쉬커는 ‘적인걸(狄仁傑) 시리즈’를 만들었다. 디지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쉬커의 상상력은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CG 모델링 기술은 신비한 생물 및 현상을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적인걸 시리즈’는 총 3편 제작됐다. 2018년 개봉한 ‘적인걸3: 사대천왕(狄仁傑之四大天王)’ 속 특수효과는 100% 중국팀(10여 명)이 완성했다. 쉬커는 중국 영화계 수준을 끌어올렸고 “기술이 중국 영화의 약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길 바란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쉬커는 중국 영화 특수효과 분야에서 다수의 ‘최초’를 실현했다. ‘천녀유혼(倩女幽魂•A Chinese Ghost Story•1997)’은 중국 최초로 2D와 3D가 동시에 사용된 애니메이션 영화다. ‘MASTER Q 2001(老夫子2001)’은 실제 배우와 3D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동시에 출연하는 최초의 영화다. ‘미싱: 심해미인(深海尋人•2008)’은 최초로 수중촬영을 전문적으로 시도한 영화다. ‘용문비갑(龍門飛甲•2011)’은 중국 최초의 진정한 3D 영화라고 평가 받는다. ‘적인걸2: 신도해왕의 비밀(狄仁傑之神都龍王•2013)’은 최초로 수중 3D 촬영을 시도한 영화다.

▌영화 전문가, 만능 인재

쉬커는 즐기는 취미가 많고 재능도 뛰어나다. 촬영, 감독, 편집, 작곡, 미술, 특수효과, 연기 등 다양한 곳에 이름을 올린다. 그는 시인으로도 활동하는데 영화 ‘동방불패(東方不敗)’ 속 시구는 대부분 쉬커의 손에서 나왔다. 그림 솜씨도 화가 수준으로 그가 그린 작품을 보면 감탄이 나온다고 한다.

쉬커 감독이 직접 그린 영화 스토리 보드

쉬커는 무협, 로맨스, 호러, 미스터리, 코미디, 첩보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쉬커는 어떠한 장르던 기발한 시각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했다.

수십 년 동안 쉬커는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 장르를 뛰어넘는 시도를 거듭해왔다. 쉬커는 70세 생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지가 넘치고 동심을 잃지 않고 있다.

원문 출처: CCTV.COM, 1905전영망 내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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