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일대에서 현장 관리요원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 촬영: 류미현]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관광객 방문 시간제한을 도입하면서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종로구는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와 올바른 관광문화의 정착을 위해 11월 1일부터 28일까지 관광객 방문 시간제한 정책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북촌은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존, 옐로우존, 오렌지존으로 구분했다. 특히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북촌로11길은 ‘레드존’으로 지정되어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출입이 제한된다. 제한 시간에 레드존에 출입한 관광객은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정책은 북촌이 한국 관광진흥법에 따라 주민 정주권 보호가 필요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데 따른 조치다. 정책은 내년 2월까지 계도 기간을 거친 뒤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비슷하게 서울의 또 다른 인기 관광지인 경복궁 야간 개장도 방문객 수와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경복궁 야간 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지만 한정된 예약 시스템과 빠른 매진으로 인해 실제 관람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예약 과정이 복잡하고 제한된 관람 시간으로 인해 충분히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북촌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은 인민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거주자를 위한 정책을 존중하지만 북촌에 도착해서야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이동할 때마다 제한 표시 안내판이 있어 관람하는데 압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헝가리 관광객도 “통금 제도에 대해 사전에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정책 시행 방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103만 명으로 그중 80.3%는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약 1750만 명에 비해 63%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이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9월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평균 체류 기간 7일, 재방문율 70% 달성을 목표로 한 '3·3·7·7 관광시대' 비전을 제시하였다. 또한 서울시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를 ‘서울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방문 제한과 예약제 등의 조치는 관광객들에게 이중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오세훈 시장의 3000만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야간관광을 촉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 가운데 북촌의 레드존 지정과 방문 시간 제한은 단기적으로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경험을 제한함으로써 장기적인 관광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 주민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서울시가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할지, 그리고 '3·3·7·7 관광시대'의 성공적인 실현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류미현, 강형빈]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泽, 吴三叶)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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