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 29일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6시 53분 구리휴게소에서 정차 중이던 기아자동차의 2023년형 EV9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약 4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운전자는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옆에 주차된 차량으로 불길이 번져 약 8900만 원의 재산 피해를 냈으며 30분간 휴게소 진입로가 통제됐다. 다만 이번 화재는 지난 전기차 화재 사고들과는 다르게 충전 중이 아니라 주행 중에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EV9 차량 운전자는 소방당국에 “고속도로 주행 중 타는 냄새가 나서 휴게소 주차장에 주차했다”며 “차량 앞 보조석 바퀴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소방 당국은 전기차 우측 앞바퀴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배터리의 결함 여부를 포함하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V9은 기아자동차에서 출시한 플래그십 SUV 모델로 미국 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정작 한국 내에서는 출시 이후 1년 넘게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월평균 판매량 100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인해 12월에는 자사, 계열사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 임직원까지 최대 2000만 원을 할인해 주는 방식으로 재고를 처리하는 등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EV9 차량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한국 국토교통부의 전기차 제작사별 배터리 제작업체와 등록 대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총 59만 8650대이며 그 중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전체의 50%인 30만 3107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EV9 이외에도 현대자동차 13개 모델과 기아자동차 9개 모델에도 SK온 배터리가 공급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139건 가운데 126건(90.6%)이 한국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에서 발생했는데 LG에너지솔루션 64건, SK온 53건, 삼성 SDI 9건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산으로는 일본의 파나소닉 6건, 중국 업체는 7건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 8월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 사건과 관련하여 다수의 한국 매체들은 해당 차량이 중국 기업이 제작한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산 배터리’의 문제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감식 결과 “차량 밑면에 대한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 팩 내부의 셀이 손상돼 절연 파괴되면서 발화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화재 원인을 외부 충격에 의한 배터리 손상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배터리에 가해지는 외부 충격으로 인한 발화는 전 세계 어떤 제조사도 불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하여 벤츠 측은 경찰 조사에서 “배터리는 중국 제조사로부터 셀을 공급받아 자체 기술로 팩을 제작해 차량에 장착했다”며 “배터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화재 문제는 특정 배터리 제조사나 특정 국가에서 생산된 배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전성 강화와 원인 규명 노력은 한국산 배터리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제조사들에게 남겨진 과제다.
늘어나는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하고 충전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 위험성과 충전 인프라 문제 같은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전기차 판매량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연비가 좋고 사용이 편리한 하이브리드 차량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류미현, 강형빈]
원문 출처: 인민망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李泽, 吴三叶)독자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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