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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10월24일 

[인민일보 평론] 천년 측백나무, 대대로 이어진 문화의 가치

인민망 한국어판 kr@people.cn
15:18, October 24, 2025
[인민일보 평론] 천년 측백나무, 대대로 이어진 문화의 가치
창힐묘에 있는 창힐이 직접 심은 측백나무 [사진 촬영: 펑이펑(彭一鵬)]

[인민망 한국어판 10월 24일] 산시(陕西)성 웨이난(渭南)시 바이수이(白水)현에 있는 창힐(倉頡)묘에 들어서면, 웅장한 측백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무 기둥은 다섯, 여섯 사람이 안아야 할 정도로 굵고, 나무껍질은 얼룩덜룩하며 폭포처럼 늘어져 있어, 깊이와 얕음이 서로 다른 나뭇결이 천년 세월의 흔적처럼 새겨져 있다.

이 나무가 바로 창힐이 직접 심었다고 전해지는 측백나무로, 높이 16m, 흉고 직경 2.48m, 둘레 9.9m에 달하며, 이 황투(黃土)고원에서 약 5000년간 서 있어 왔다.

창힐묘를 거닐다 보면 측백나무들이 흩어져 자리 잡고 있는데, 각각이 깊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수령 1000년 이상의 측백나무가 40여 그루이며, 평균 수령은 약 3000년입니다. 이 5000년 된 창힐 측백나무 외에도 4000년 이상 된 나무가 3그루, 3000년 이상 된 나무가 14그루 있습니다.” 해설사 량니(梁妮)는 숲 속 측백나무들을 가리키며 하나하나 설명했다.

제2차 전국 고목 명목 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시성에는 현재 72만 7000여 그루의 고목 명목이 남아 있으며, 이 중 단독으로 자라는 나무는 1만 1000여 그루, 고목 군락은 271곳에 71만 6000여 그루로 집계됐다.

가을바람이 불면 측백나무 가지와 잎이 사각거리며, 마치 오래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상고시대 창힐은 황제(黃帝)의 사관으로 부족의 중요한 사건을 기록했는데, 당시 결승기사(結繩記事: 새끼에 매듭을 지어 사건을 기록)로는 날로 복잡해지는 업무를 감당하기 어려워, 깊이 고민한 끝에 최초의 한자를 창조했다고 한다. 이 측백나무 역시 창힐이 직접 심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 관광객들은 나무 아래 서서 거친 줄기를 만지고, 독특한 나뭇결을 바라보며 천년의 세월을 품은 위엄에 감탄한다.

측백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현지에서는 촘촘한 보호망을 구축했다. 2019년 ‘웨이난시 창힐 묘소 및 창힐묘 보호 조례’가 시행되면서, 창힐묘 안 측백나무가 공식적으로 법적 보호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어 ‘고목 명목 보호 조례’가 제정되어 보호 체계가 더욱 강화되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측백나무 보호를 더욱 스마트하게 진행하고 있다. 관계자는 창힐 측백나무의 본체 정보, 관리 조치, 생육 환경 등을 담은 ‘1나무 1파일(一樹一檔: 나무별 맞춤 기록)’을 작성하고, 국가·성·시·현 4단계에서 공유되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연동했다. 또한 전국 고목 명목 및 문화재 보호 분야 권위자를 초빙해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측백나무를 점검하며 ‘전문가 기술 지도 + 현급 관리 부서 + 관리 책임 단위’라는 체계적인 보호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리민(李敏) 창힐묘 문화재 관리소 부소장은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측백나무의 생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잎이 노랗게 변하거나 나무껍질에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가 팀이 즉시 현장에 나와 진단하고 신속히 복원 조치를 시행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호와 함께, 천년 고목이 지닌 문화적 가치도 대대로 이어진다. 매년 곡우(谷雨) 무렵에는 창힐묘에서 성대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데, 이날은 유엔이 정한 ‘유엔 중국어의 날’이자 지역 주민들이 창힐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측백나무 그늘에서 목판 인쇄를 체험하며, 손끝으로 한자의 획이 서서히 그려지는 과정을 보며 전통문화의 매력을 느낀다. 또한 문화 전시실에서는 그림과 실물을 통해 관광객들이 측백나무를 관람하며 한자의 기원과 발전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이 5000년 된 측백나무는 역사의 안개를 지나 오늘에 이르러, 미래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2012년 봄, 관계자들은 창힐 측백나무 아래에서 어린 묘목 한 그루를 발견했다. 창힐묘 문화재 관리소의 런즈강(任志剛) 책임자는 “이 묘목은 창힐 측백나무가 자연 상태에서 번식한 증거로, 지금 13년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라며 “고목의 생명력이 워낙 강해 자연 상태에서도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창힐 측백나무의 우수한 유전자를 이어가기 위해 항공우주 종자 배양을 시도해 볼 수 있을지 검토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2020년 초, 현지 당국은 산시성 항공우주 종자배양공정 기술연구센터와 협력해 항공우주 종자 배양 작업을 논의했다. 런즈강은 “항공우주 종자 배양은 창힐 측백나무의 유전자 자원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 새로운 과학적 수단을 제공하며, 더 활력이 넘치고 저항성이 강한 후손을 얻을 수 있어 품종 보호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해 5월, 관계자들이 채집한 창힐 측백나무의 씨앗이 창정(長征) 로켓에 실려 우주를 여행했다. 현재 바이수이현 창힐 측백나무 번식 기지에서는 우주에서 돌아온 씨앗이 자라 연둣빛 가지와 잎을 활짝 펼치며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묘목은 이미 창힐묘에 옮겨져, 천년 고목의 ‘유전자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번역: 하정미)

원문 출처: 인민망/자료 출처: 인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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