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6월 5일] 올해 ‘샹그릴라 대화’(아시아안보회의)의 키워드는 ‘규칙’이다.
제2차 전체회의에서 일본∙호주∙프랑스의 세 여성 국방장관은 ‘규칙에 기반한 지역 질서 수호’를 주제로 같은 연단에서 연설을 했다. 의제를 그렇게 안배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앞서 발언한 호주 총리와 미 국방장관도 ‘규칙’을 소리 높여 외쳤다. 이런 우연의 일치는 의제 외에 다른 암묵적 규칙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추측을 불러 일으킨다. 작년 샹그릴라 회의에서 애슈턴 카터 전 미국 국방장관도 ‘규칙에 기반한 지역 안보 네트워크’를 극력 주장했고, 올해 몇몇 장관들의 발언 내용도 작년의 복사판이거나 업그레이드판에 불과했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 비즈니스나 시합, 교통 등 모든 것이 규칙을 따라야 한다. 국제사무에서는 더욱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규칙을 따르는 것은 절대적으로 크고 좋은 일이므로 모두가 제창하고 지지해야 한다. 하지만 샹그릴라 대화에서 각 국에 규칙 준수를 촉구한 각국 장관들에게 우리는 먼저 당신은 국제 규칙을 제대로 알고 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국제 규칙은 모두가 함께 협상하고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산물이어야 한다. 가령 2차 세계대전 후에 확립된 ‘유엔헌장’ 및 그 취지는 190여개의 회원국이 모두 보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규칙을 공동으로 약속한 것이다. 만약 전쟁 후 국제 질서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면 그건 규칙을 준수하는 '착한 어린아이'가 아니다.
둘째, 국제 규칙은 각국의 일률적인 평등을 강조한다. 자신의 실력을 믿고 큰 형이랍시고 명령을 내리면 동생들은 모두 말을 들어야 하고 이웃들도 복종해야 한다. 복종하지 않으면 매를 맞는다. 이는 국제 규칙이 아니다. 기껏해야 암흑가의 규칙일 뿐이다.
셋째, 규칙을 적용할 때는 동일한 판단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혹자는 한편으론 다른 국가들이 ‘무력 위협’과 ‘군사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전략자산을 배치할 것이라고 과시했다. 이는 순전히 관리는 방화도 할 수 있지만 백성에게는 등불을 켜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식의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넷째, 규칙은 어떤 그룹 내 인사들의 게임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기구에 가입하면 그 기구의 규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한 비회원이 자신은 기구의 규칙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규칙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규칙을 모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규칙을 남용하는 것이다.
다섯째, 규칙은 말에 신용이 있을 것을 요구한다. 협정을 체결하면 인정해야 하고, 조직에 가입을 했으면 복종해야 하고,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조직에서 탈퇴해서는 안 된다. 개개인이 모두 모방한다면 기본 규칙은 물론이고 ‘친구그룹’조차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규칙 위반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 어떤 국가는 날조한 죄명으로 전쟁을 일으켜 다른 국가의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살 곳을 잃게 하면서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규칙을 파괴하고 법을 어기고도 아무런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상술한 것들을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있는지 없는지, 듣길 원하는지 아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도리를 이야기 해야 하고 할 일을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든 우리는 국제규칙을 일관되게 모범적으로 준수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준수해 나갈 것이다. 물론 만약 누군가가 우리의 '마지노선'을 침범하려 한다면 우리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이것도 사실상 규칙이다.
‘샹그릴라 대화’는 16년간 열렸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느 한 국가는 대회 주최측도 아니고 의장국도 아니지만 이 국가의 국방장관은 늘 제1차 전체회의에서 첫 번째로 발언한다는 점이다. 이는 어떤 규칙에 기초한 것인가? 만약 누군가가 외치는 모든 국가가 지켜야 하는 규칙이 이런 규칙이라면 필자는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번역: 이인숙)
원문 출처: <인민일보 해외판> 6월 5일 01면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劉玉晶, 樊海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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