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망 한국어판 10월 9일] 라오쯔하오(老字號)는 중국에서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전문 판매점에 주는 등록 상표다. 전통 있는 중국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다. 주로 요식업 관련 식당이 많지만 예술품을 파는 상점, 약방, 찻집 등 다양한 분야에 라오쯔하오 브랜드가 존재한다.
1950년대 초 1만 6000개에 달했던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지고 중국 전통 브랜드 ‘라오쯔하오’는 현재 1128개 밖에 남지 않았다. 90%가 넘는 중국 전통 브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1128개의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160년 정도다.
[사진 출처: CCTV.COM]
현재 운영을 하고 있는 1128개의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상황도 좋은 편은 아니다. 20% 정도가 장기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70%가 비미한 발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라오쯔하오의 경우에는 브랜드 이름은 남아 있지만 상품을 생산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라오쯔하오 브랜드들이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 생산, 판로 개척 등 각종 변화를 시도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사진 출처: CCTV.COM]
변화를 시도하는 라오쯔하오, 소비력 강한 젊은 소비자 겨냥한다
베이징 다오샹춘(北京稻香村) 산하의 ‘다오톈르지(稻田日記)’
최근 깔끔한 인테리어와 화려하고 정교한 제품으로 많은 중국 젊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디저트 가게 ‘다오톈르지’는 124년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대표 라오쯔하오 브랜드 베이징 다오샹춘 산하의 고급 디저트 가게다.
[사진 출처: CCTV.COM]
베이징 다오샹춘은 2018년 8월 기존의 라오쯔하오 점포와는 모양세가 180도 다른 다오톈르지라는 디저트 가게를 오픈했다. 다오톄르지는 귀엽고 깜찍한 모양의 디저트, 중국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도자기로 만든 식기, 깔끔한 인테리어 등으로 시각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는 평이다.
[사진 출처: CCTV.COM]
베이징 다오샹춘 본사 소속 판로 관리자는 “다오톈르지는 오픈 시점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주동적으로 베이징 다오샹춘 산하의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린 적이 없다. 만약 사업에 실패했을 경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베이징 다오샹춘이라는 이름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매장내 매출표를 봐도 위 말이 이해가 된다. 과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디저트인 자오니화가오(棗泥花糕, 대추 소가 들어간 꽃모양으로 만드는 찐빵류 밀가루 식품)를 알아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매장 직원은 “베이징 다오샹춘은 중노년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매장이고 다오톈르지는 젊은 소비자들이 모이는 장소이다”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요식업 시장의 소비자는 1980, 1990, 2000년대 출생자들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전통 브랜드들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갔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베이징 다오샹춘의 다오톈르지는 중국 전통 브랜드들의 젊은 기업을 추구하는 과거 기업의 과감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한다, 온•오프라인 융합
무인화 점포로 변화에 나선 라오쯔하오
350년 전통의 중국 최대 중의약방 퉁런탕(同仁堂, 동인당)은 중국 최대 의약품 전자상거래 이야오왕(1藥網)에 입점했다. 온라인 판로 개척에 나선 것이다.
[사진 출처: 이야오왕 홈페이지 캡처]
동인당은 이야오왕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24시간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매장 내진 서비스를 융합하는 데 성공했다.
온라인쇼핑몰 티몰에 입점한 기타 117개의 라오쯔하오 브랜드들 역시 2배 가까이 매출을 끌어 올렸고 지역 간 경계를 허물며 영향력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무인화 점포를 개설한 기업도 눈에 띈다. 중국인들이 단오절에 즐겨 찾는 전통 먹거리인 쭝쯔(粽子: 찹쌀을 삼각형 모양으로 대나무 잎에 싸서 찐 음식)로 유명한 우팡자이(五芳齋)는 중국 항저우 시내에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는 스마트 식당을 오픈했다.
우팡자이 무인 식당은 연간 32만 위안 정도의 인건비 절약이 예상된다고 밝혔고 개업 후 40%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고객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메뉴를 추천하는 기능도 매출을 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출처: 환구망(環球網)]
우팡자이 무인 식당을 방문한 고객들은 앱을 통해 주문을 할 수 있다.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주문표가 도출된다. 매장에 설치되어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할 수도 있다. 결제는 물론 모바일 결제 수단을 이용한다.
편리한 점은 모바일을 통해 음식 수취 시간을 원하는 시간대로 정할 수 있고 대기 시간 알림, 음식 완료 문자 기능으로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였다는 것이다.
요식업의 경우 1990년대까지 매장 내에서 국한적인 마케팅 및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인터넷 보급,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예약, 관리, 주문, 결제 등 다방면에서의 온라인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메이퇀(美團), 어러머(餓了麽) 등 배달앱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요식업계의 성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중국 라오쯔하오 브랜드도 전통만을 고집하지 않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중국 특유의 시장에 발맞춘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라오쯔하오의 변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
베이징 모 시민은 “라오쯔하오 브랜드는 라오쯔하오 브랜드만의 장점이 있어요. 맛있고, 안전하고, 품질이 좋죠. 라오쯔하오 브랜드가 오랫동안 유지되려면 끊임없이 변화를 해야 하고 다양한 소비자층의 수요를 만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변화 후 새로운 제품이 나온다면 저는 꼭 맛보고 싶을 것 같아요”라며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사진 출처: CCTV.COM]
한편 또 다른 베이징 시민은 “라오쯔하오 브랜드가 변화를 시도한 후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은 저 같은 나이 또래의 소비자들에게는 경쟁력은 없어 보이네요. 저 같은 경우에는 품질, 맛, 가격 등의 이유로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옛 제품들만 선호하는 편이에요”라며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변화를 반대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CCTV.COM]
라오쯔하오라는 칭호 자체가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오래된 기업을 뜻하기 때문에 변화 및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장은 점점 경쟁력이 치열해지고 있고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더욱 발전된 제조 기법, 새로운 패턴 모색 등을 실현하되 믿음 가는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정신을 이어간다면 ‘건강한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변화’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인민망 은진호 기자 zno@people.cn]
출처: 인민망 한국어판 | (Web editor: 吴三叶, 王秋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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